아카데미수상작 5

[바운티호의 반란] 역사, 문학, 그리고 영화 (프랭크 로이드 감독 Mutiny on the Bounty 1935)

한동안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작품상 최종 후보는 5편으로 고정되었다. 그러다가 2010년 열린 82회 시상식에서부터 10편의 후보가 올랐다. 초창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후보작에 고정된 것은 아니었다. 5편으로 고정된 것은 1945년 빙 크로스비 주연의 가 작품상을 타던 해부터 적용된 것이다.  1936년에 열린 제 8회 시상식에서는 모두 12편이나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12편 가운데 작품상을 받았으니 영광스러울 만도 한 것이다.  바운티호의 반란>(Mutiny on the Bounty)은 1916년에 호주(!)에서 흑백 무성영화로 만들어진 것을 시작으로 할리우드에서도 두 차례 더 만들어졌다. 1962년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 작품에서는 말론 브란도와 트레버 하워드, 리처드 해리스가 불꽃 튀는 연기를 보..

미국영화리뷰 2019.11.20

[미저리]사이코 열성팬, 우상을 만나다 (로브 라이너 감독 Misery 1990)

(2002.6.17.) 타고난 이야기꾼 스티븐 킹의 라이프 스토리를 보니 꽤나 드라마틱한 면이 있다. 생모 밑에서 어렵게 자란 그는 학생시절부터 등사기로 마을신문 같은 인쇄물을 찍었고, 자신이 직접 '이야기거리'를 써서 친구와 이웃들에게 팔았다고 한다. 어렵게 단편소설을 잡지사나 신문사에 보내며 푼돈을 만지다가 어느 날 캐리>가 대형출판사에 팔리면서 오늘날의 스티븐 킹이 된 것이다. 그런 어려운 글쓰기의 시절이 있었기에 그는 수백만 달러의 원고료를 받아 챙기는 와중에 자신의 작품을 기꺼이 1달러에 영화 판권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미저리>는 그가 비행기를 타고 가다 꾼 꿈을 모티브로 지어낸 서스펜스이다. 이 이야기의 매력은 이미 스타가 된 사람이 자신의 성공에 스스로 실망을 느껴 변신을 시도하지만 그의 ..

미국영화리뷰 2019.08.06

[특전 U보트] 폐쇄공간, 심연의 공포 (볼프강 페터젠 감독 Das Boot/ The Boat, 1981)

(박재환 1999) 다스 보트! 민병천 감독의 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이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워낙 오래 전 어릴 때 본 영화였지만, 그 감동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나 같은 잠수함 나오는 영화나, 혹은 북한에서 잠수정 넘어왔다가 격침되었다는 뉴스 볼 때마다 불현듯 이 영화가 생각나는 것이었다. 어릴 때는 잠수함만큼 굉장하고 무서운 전쟁무기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물속으로 몰래 다가와서는 어뢰를 발사하고는 유유히 사라져버리는 공포의 전쟁무기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가? (물론 요즘 미국이 갖고 있는 핵잠수함 이야기가 아니다. 2차 대전 당시 바닷 속에서 항상 말썽을 일으키던 그 덩치 큰 굼벵이를 이야기한다) 수중 음파탐지기로 바다 밑에서 “또오~ 또오” 하면 ..

유럽영화리뷰 2019.08.05

[나의 사촌 비니] 조, 마치오, 토메이, 그리고 갬비니 (조나단 린 감독 My Cousin Vinny 1992)

오랜만에 깔끔하게 재미있는 코미디 하나 보았다. 로저 애버트 영화평을 보면 이런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것은 아까워도 비디오로 보는 것은 남다른 재미가 있다고 그런다. 전적으로 동감이다. 원래 법정드라마는 꼬이고 또 꼬이는 증거와 증인, 변호사와 검사의 불꽃 튀는 공방전, 그리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근엄한 판사, 그리고 멍청해 보이지만 언제나 정의의 편에 서게 되는 배심원들. 그런 것이 함께 모여,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꾸며나가는 것이다. 보통 마지막에 클린 펀치 하나로 누명 선 피의자는 무죄를 선고받게 되고 변호사와 껴안고 관객들과 더불어 "좋았어!" 그러는 것이다. 이 영화도 그런 판에 박힌 스토리 구조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이 영화의 주인공 조 페시와, 마리사 토메이, 그리고 랄프 마치오...

미국영화리뷰 2019.08.04

[로마] 넷플릭스의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ROMA)

넷플릭스가 영화 생태계를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다. 영화팬 입장에선 일정액을 보면 일정기간 영화를 맘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런 비즈니스모델은 이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달랐던 점은, 글로벌하고, 사이즈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 해마다 콘텐츠에 쏟아 붓는 돈이 천문학적이다. 단지 로 호객행위를 하는 미디어업체가 아니란 것이다. 봉준호 감독을 끌어들여 *로 깐느영화제를 혼돈에 빠뜨리더니, 지난여름 베니스영화제에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 영화계, 정확히는 극장업계에 폭탄을 던졌다. 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것이다. 넷플릭스는 극장이든, TV채널이든, 국제영화제든 자신들의 콘텐츠를 뿌리고 다닌다. “이것은 재밌고, 저것은 상 탔다. 여기 오면 더 많다.”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고 있다. 넷..

미국영화리뷰 2019.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