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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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 (김현석 감독, 나문희 이제훈 주연, 2017)
[리뷰] 아이 캔 스피크, ‘옥분 할머니에게 그러면 안 돼!“ 영화의 시작은 느와르이다. 으스스한 분위기의 비오는 밤, 재개발 직전의 상가건물에 나타난 수상쩍은 사람과 그 모습을 카메라에 몰래 담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정체불명의 영화는 그렇게 시작된다. 사진을 찍던 사람은 나옥분(나문희) 할머니. 이 일대의 민원왕이자 오지랖대왕이시다. 소상공인의 사소한 불법행위를 일일이 채증하고, 서류를 꾸며 구청에 신고하는 그야말로 ‘깬’ 시민정신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할머니의 이런 철두철미 고발정신은 다른 사람에게는 엄청난 불편함일 뿐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시장통 사람들에겐. 그리고 구청 민원관련 공무원들은 매번 일거리를 만들어오는 이 할머니가 부담스럽다. 이때 이곳에 새로 9급 공무원(이..
2017.10.08 -
[커튼콜] “그래 네가 햄릿해라” (류훈 감독,2016)
KBS독립영화관 (2017.6.13 방송) 오늘(2017년 6월 13일) 밤 자정을 지난 시간에 방송되는 KBS 1TV 시간에는 류훈 감독의 2016년 작품 ‘커튼콜’이 영화 팬을 찾는다. ‘커튼콜’은 대학로 연극판의 춥고, 배고프고, 서글픈 현실을 담고 있는 블랙코미디이다. 대학로 한 소극장에서 한창 공연이 진행 중이다. 객석에는 드문드문 관객이 있을 뿐이다. 무대에서는 라는 에로 연극이 한창 열을 내는 중이다. 농염한 과외 여선생이 남학생을 유혹하는 끈적끈적한 장면이 시작된다. 곧이어 객석에서 소동이 일더니 무대 객석 가리지 않고 한데 뒤엉켜 난장판이 된다. 18년 동안 에로 작품을 무대에 올려 겨우겨우 유지되던 이 극단도 자금난에 곧 문을 닫게 생겼다. 연출자 장현성은 마지막으로 을 무대에 올리기도..
2017.08.19 -
[리뷰] ‘소수의견’이 ‘다수의견’이 되는 어느 사회 (김성제 감독,2015)
김성제 감독의 영화 ‘소수의견’은 촬영을 끝내고도 1년 반이나 창고에서 필름을 썩혀야했다. 당초 이 영화의 배급을 맡기로 했던 CJ 측이 뚜렷한 이유 없이 개봉을 미루다가 결국 다른 배급사에 의해 가까스로 개봉이 되었다. 짐작은 간다. 얼핏 보아도 용산철거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에, 사법정의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굉장히 불편한 영화일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김성제 감독 말마따나 법정스릴러로 이 영화를 본다면 영화는 어떨까.‘서대문구 북아현 13구역 6블럭’ 뉴타운 재개발을 위한 강제철거가 진행된다. 곧 철거될 운명에 놓인 건물 하나를 본거지로 결사항쟁하는 철거민들이 있고, 진압장비를 갖춘 경찰과 용역이 진입한다. 멀리서 사회부 기자들이 흥분하여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화염병이 터지고 진압봉이 허공..
2015.06.29 -
[프레스콜]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프레스콜 (2013.12.4. 대학로문화공간 필링1관)
인생 뭐 있나. 목요일에만 싸웁시다! ‘그와 그녀의 목요일’ 드라마 ‘피아노’에서의 조재현의 감성연기를 기억하시는가. 김기덕 감독의 페르소나로 ‘엽기적 영화’에서 묵묵히 캐릭터에 몰입하던 조재현을 아시는가?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손잡고 해마다 ‘DMZ다큐멘터리영화제’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영화인 조재현을 아는가. 조재현은 연기자일 뿐 아니라 뛰어난 문화행정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 조재현의 핏줄에는 뜨거운 무대연기자의 피가 흐르는 모양이다. 그 바쁜 와중에 대학로를 지키고 있으니 말이다. 조재현은 연극제작사 ‘수현재’의 대표이기도 하다. 조재현은 최근 서울 동숭동에 극장을 하나 지었다. 연극만을 공연할 그런 극장이다. 그리고 현재 그 극장에서는 조재현이 출연하는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2013.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