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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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온 남자들] 대책없는 남자들 (이하 감독,2010)
(박재환) (2016년 11월) 5일(토) 밤 12시 4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이하 감독의 2010년 작품 이 방송된다. 이하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으로 단편 (2003)으로 주목 받은 뒤 충무로에 진출, 문소리, 지진희 주연의 영화 (06)을 만들었다. 그 실패(!)를 거울삼아 만든 작품이 바로 이다. 지진희와 함께 양익준, 이문식이 필사의 추적극을 펼친다.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음악평론가 지진희는 노래를 소개하다말고 폭탄 멘트를 던진다. 나름 멋있어 보이려고. “아내와 이혼하겠습니다.”고. 뜬금없고 맥락 없는 발언. 그리고는 친한 동생 양익준과 함께 무작정 강릉으로 여행을 떠난다. 뒤늦게 아내가 걱정이 되어 전화도 해보지만 연락이 안된다. 집에 와서 보..
2017.08.19 -
[사랑해 진영아] 김규리 박원상 독립영화 (이성은 감독 My Dear Girl, Jin-young, 2013)
예전엔 주말 밤에 지상파TV에서 방영되는 오래된 할리우드 영화 보는 것이 영화팬의 낙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엔 극장개봉 영화도 시원찮았고, 지상파TV에서 보여주는 영화들이란 것도 한참 철지난 작품들이었다. 그런데 당시 영화평론가 정영일 선생님이 “이 영화, 절대 놓치지 마세요”라는 멘트에 밤늦게 ‘브라운관’앞에 기다린 영화팬은 많았을 것이다. 요즘은 멀티플렉스 관에서 할리우드와 동시간대에 신작들이 개봉되고 있고,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북유럽에서 동남아시아영화까지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관객층이 세분화되고 입맛이 까다로워지다보니 지상파TV에서는 ‘주말의 명화’시간이 사라지고 남은 것은 ‘영화정보 프로그램’들 뿐이다. 그나나 KBS에서는 ‘명화극장’과 ‘독립영화관’이 생존해 있다. 물론 둘 다 ..
2017.08.18 -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컬트의 탄생 (김태용 민규동 감독 Memento Mori, 1999)
작년(1998년) 여름 개봉되어 평단과 흥행 면에서 고른 호평을 받았던 은 공포영화의 외투를 하고 있지만 실속은 교육제도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었다. 학교성적이 모든 것을 재단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재잘거리는 10대의 풋풋함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성공작 의 속편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교육제도에 대한 우려감보다는 충무로의 영화제작 풍토에 더욱 근심어린 시선을 보내야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속편에 대한 매력을 많이 상실한 상태에서 이 영화는 완전히 다른 또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을 만하다. 그것은 단순한 가 아니라 혹은 라는 다분히 작위적인 공포감의 이미지와는 달리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초반 30분은 우리가 한동안 잊었던 청순한 10대의 한 때를 그린다...
2013.01.03 -
[리베라 메] 부산은 아직도 불타고 있는가 (양윤호 감독, 2000년)
부산영화제가 열리면 언제나 인파로 가득 차는 부산 자갈치시장과 남포동 '영화의 거리' 인근에 부산시청이 위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몇 해 전 그 자리에는 '롯데월드'가 터를 닦기 시작했고, 대신 화려하고 큰 시청건물이 연산동에 들어섰다. 지난 봄, 부산시 신(新)청사에서 의 영화제작발표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는 부산영상위원회의 박광수 감독과 많은 영화인들이 자리했다. 물론 안상영 부산시장도 참석하였고, 정치가 출신답게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다. 안 시장의 연설요지는 간단했다. "부산을 영화제의 도시에서 영상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가 아파트(비록 철거직전의 건물) 한 채와 종합병원(빈 건물) 하나를 불바다로 만들 동안, 차량통제는 물론이고 소방차 지원까지 아끼지 않았다. 그 덕분인지 ..
2013.01.03 -
[풍산개] 김기덕 사단이 만든 남북한 치킨게임 (전재홍 감독 Poongsan 2011)
우리나라 영화판에도 사단이란 게 형성되어 있다. 정치적 결사체는 아니고 어떤 인연으로 맺어진 영화계 선후배관계이다. 탄탄한 충무로 역정을 기반으로 이제는 대기업까지 연결된 강우석 사단이 있고, 태생은 가난한 ‘연극무대’였던 장진 사단도 있다. 언젠가부터 김기덕 사단이란 것도 언론에 오르내린다. 김기덕 감독 본인이야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국제영화제에서 위명을 떨친 명감독이지만 한국에서는 오히려 비주류감독으로 치부된다. 평단에서의 평가도 애매하고, 영화팬들은 여전히 그의 영화를 엽기라며 불편하게 여긴다. 게다가 어찌된 일인지 김 감독은 영화계 자본세력과의 트러블로 한동안 언론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김 감독은 자신의 영화미학과 영화제작방식을 끝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전수해왔다...
2011.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