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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한민국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죽일 수도 있어” (황병국 감독 2025)
16일 개봉하는 영화 은 어찌 보면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영화이다.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는 마약이 흘러넘치고, 집법기관의 아슬아슬한 함정수사가 펼쳐지고, 범죄자와 검경 사이에서 위태롭게 줄타기하는 정보원이 있다. 한국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악독한 경찰, 검사, 정치인들이 여지없이 등장한다. 그들은 서로 손을 잡고, 서로를 이용하며, 결국 내버린다. 그리곤 저 밑바닥까지 갔던 인물이 복수에 나선다. 때는 바야흐로 대선(대통령선거) 기간. 이제 초고속 인터넷이 깔린 대한민국에서 유튜브와 망원카메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새로운 게 있나? 황병국 감독의 이다. 대리운전을 하던 강수(강하늘)는 고객이 건네주는 음료수를 마시고는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는 어느새 마약쟁이가 되어 교도소에 가게 된다. 그는 ..
2025.05.02 -
[승부] 스승과 제자, 흑백의 운명을 두다 (김형주 감독, 이병헌 주연,2025)
세기의 라이벌이라 불릴 만한 승부가 있다. 정치판엔 YS와 DJ, 마운드에는 최동원과 선동열, 링 위에선 김일과 이노키, 음악사에선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있었다. 이들은 시대와 조건이 무르익은 곳에서 서로를 향해 치열한 결투를 벌였고, 그 장면은 역사가 되어 대중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각인된다. 그들이 견뎌냈을 시간들과 고독, 그리고 잠 못 이루던 밤들은 그 자체로 위대함의 증거다. 그 대결의 무대가 바둑이라면, 인간의 사고가 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지략 대결과 전략의 예술이 펼쳐질 것이다. 영화 는 조훈현과 이창호, 이 위대한 승부사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조훈현은 싱가포르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응창기배 바둑대회 결승대국에서 중국의 섭이평을 꺾고 커다란 우승배를 들어올린다. 이미 조훈현을 한국에서 적..
2025.05.02 -
[로비] 비즈니스의 완성은 골프장에서 이뤄진다 (하정우 감독)
요즘 유행하는 챗GPT에 유망 IT기술을 가진 스마트업 대표로서 인허가권을 가진 공무원(골프광)에 대한 로비 비법을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챗GPT는 “고위 공무원에게 로비를 진행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입니다. 윤리적인 문제와 법적인 제약이 있을 수 있으므로, 로비 활동이 법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이 경우, 골프가 담당자의 취미라면, 그 취미를 기반으로 한 합법적이고 윤리적인 접근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몇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라며 아주 길게,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하정우는 챗GPT 아니어도 살면서 많이 보아왔을 것이고, 실제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며, 피부로 실감했을지 모른다. 그 모든 것을 영화 에 쏟아 붓는다. 고위공직자 골프접대의 알..
2025.05.02 -
[백설공주] 내면의 아름다움.. "담대함, 용기, 공정, 진실"
월트 디즈니가 1937년에 만든 디즈니 레전드 애니메이션의 가 실사영화(라이브액션)로 만들어졌다. 디즈니로서는 자신들의 엄청난 IP를 다양한 포맷으로 리메이크하며 왕국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101마리 달마시안’, ‘알라딘’, ‘신데렐라’, ‘정글북’, ‘라이언 킹’ 등 꾸준히, 열심히, 디지털 힘으로 새 생명을 불어넣었지만 언젠가부터 시대변화에 편승하는 듯 아슬아슬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른바 ‘PC’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30년 전 (애니메이션) 때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왜 아랍 사람은 음흉하게 그리느냐며.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인데 왜 ‘디즈니 공주’는 항상 저렇게 생겨야 해?이다. 색깔이든, 외모든. (아무도, 지블리의 여주인공의 모습의 일관성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어..
2025.05.02 -
[힘내라 대한민국] 보수파, 우국충정의 반공영화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정치적 색채가 뚜렷한 영화가 개봉되었다. 금기백, 애진아 감독의 은 제목부터 정치적 신념을 명확히 드러낸다. 해방 전후의 좌우 대립만큼이나 첨예한 진영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지금, 정치적 논쟁은 여의도를 넘어 아스팔트 위에서, 그리고 이제는 극장가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과거에도 선거철이나 대형 이슈가 우리 사회를 뒤흔들 때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이 종종 등장했다. 주로 진보진영에서 만든 작품들이 내걸리던 것과는 달리, 최근 들어 보수 진영에서도 적극적으로 극장용 영화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이승만 전 대통령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의외의 흥행 성공을 거둔 이후 영화란 매체가 더 이상 단순한 오락거리나 역사기록이 아니라 진영 싸움에서 심리적 ‘깃발’의 역할을 하게..
2025.05.02 -
[숨] 우리는 모두 죽는다. 좋은 삶이었든 나쁜 삶이었던… (윤재호 감독)
그 누구보다도 깊은 사연과 삶의 궤적을 가졌을 것 같은 윤재호 감독이 신작 으로 돌아왔다. 윤 감독은 와 그리고 몇 편의 덜 알려진 역작을 통해 꾸준히 소외된 자,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신의 방식으로 영상에 담고 있다. 이번 작품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자이거나 가난한 자이거나, 높은 곳에 있었거나 낮은 곳에 있었거나 누구나 죽는 인간의 마지막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지금 죽는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정리될까. 육신은 어떻게 되고, 위명과 기억들은 어떻게 사라져갈까. 은 우리의 육신이 누구에게 의탁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곁은 떠나는지 보여준다. 분명, 철학적이거나 종교적인 담론이지만, 그에 앞서 현실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윤재호 감독의 다큐멘터리 은 사람의 생로병사를 담는다. 물론 ‘..
2025.05.02 -
[미키17] 니플하임의 불쌍한 지구종(種)들 (봉준호 감독,2025)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이후 6년 만에 할리우드 대작 [미키17]로 돌아왔다. 멀리 보자면 단편 [지리멸렬](1994)부터 영화적 재미와 사회적 풍자를 결코 놓지 않았던 충무로의 봉테일에서 세계적 유명감독으로 위상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사회적 계층질서와 인간의 실존적 문제에 대해 메스를 댄다. 이번엔 할리우드 대자본으로 우주 저 멀리, 니플하임 행성으로 날아가서 인간, 복제물, 외계생물체와의 3종 조우라는 ‘휴먼’드라마를 완성시킨다. 원작은 2022년 출판된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7]이다. 미키 반스(로버트 패틴슨)는 지구별에선 별 볼일 없던 루저 청춘이다. 그가 겨우 구한 일자리는 우주 식민개척지에서의 극한직업이다. 여러 문제로 지구에서 더 이상 인류가 살아갈 수 없게 되자 우주 곳곳으로 식민지..
2025.05.02 -
[백수아파트] 대동단결 아파트 ‘백수’결사대 (경수진 고규필 주연, 이루다 감독)
경수진이 주연을 맡은 저예산영화 [백수아파트]는 마동석의 '빅펀치픽처스'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대중'영화에 대한 촉이 남다른 마동석은 '범죄도시' 말고도 저예산의 영화를 곧잘 만든다. 적당한 액션과 적절한 스토리, 괜찮은 감동코드나 공감 요소가 있으면 적절한 규모의 예산으로 다양한 작품을 내놓으며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적응하고 있다. 거울(경수진)은 조카들과 함께 새벽부터 동네를 휘저으며 '지역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재래시장에 불법 정차된 생수배달 트럭을 붙잡고 일장연설을 한다. 이런 오지랖에 진절머리가 난 동생 두온(이지훈)은 누나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그런다. 거울은 이제 인근 아파트에 한 달간 월세로 들어가 살게 된다. 오지랖 넓은 거울에게는 어디를 가나..
2025.05.02 -
[컴플리트 언노운] 티모시 샬라메의 밥 딜런 (제임스 맨골드 감독)
3일 열리는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개 부문에 오른 영화 (원작: A Complete Unknown)은 미국의 가수 밥 딜런(Bob Dylan)의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이다. 밥 딜런은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는 그가 팝계에 등장한 1961년에서 1965년 사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듄’과 ‘윙카’의 티모시 샬라메가 젊은 밥 딜런을 연기한다. 영화는 엘리자 월드의 책 [Dylan Goes Electric!](2015)을 기반으로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제이 콕스와 함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영화는 ‘노벨상’은 상상도 못했을 시절, 기타 하나로 천재적 음악성을 내뿜으며 성공 가도를 달리던 그의 초기 포크음악 세계를 재현한다. 영화는 1961년에 시작된다. 당시 19살..
2025.05.02 -
[더 캐니언] 밸런타인데이에 만난 변종 크리처의 반격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애플TV+(그리고 티빙)에서 재밌는 영화가 공개되었다. 마일즈 텔러와 안야 테일러조이가 주연을 맡은 (The Gorge, 감독:스콧 데릭슨)이다. 원제는 ‘협곡’이란 뜻이다. ‘에일리언’의 영원한 전사 시거니 위버도 나온다. 출연진만으로도 구미가 당기는 작품이다. 밀리터리 액션인 듯, 좀비물인 듯, 동서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한 음모극인 듯 다양한 장르가 변주된다 물론, 밸런타인데이에 어울리는 로맨스도 있다. 지구상 어디인지 모르는 첩첩산중을 지나 거대한 협곡이 버티고 있다. 이곳에 두 명의 최정예 저격수(스나이퍼)가 헬기로 배치된다. 협곡을 사이에 두고 동과 서의 감시탑에는 각자 자리를 잡는다. 미국의 전사 레비 케인과 러시아 측 리투아니아 용병 드라사이다. 이들은 자..
2025.05.02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영화 (진영, 다현 주연)
아이돌 출신인 진영(BIA4)과 다현(트와이스)이 주연을 맡은 영화 는 대만영화(那些年,我們一起追的女孩,2011)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최근 ‘청설’과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잇달아 개봉되며 ‘대만영화 붐’이라도 인 것 같다. 대만 오리지널은 1994년 대만의 소도시 창화현의 고등학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한국판은 2002년 강원도 춘천의 고등학교 교실에서 시작된다. 어떤 역사적 공통점, 혹은 청춘의 공감이 있을까. 봉의산 기슭의 ‘동춘천고등학교’(실제 그런 학교는 없다) 거리엔 ‘Be the Reds!’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보인다. 월드컵 분위기이다. 그 시절, 그 또래 학생은 비슷하다. 대학진학에 목숨을 걸거나, 도색잡지에 탐닉하거나, 꿈도 없이 책상만 지키는 학생들이 섞여있다. 그렇게 교실 ..
2025.05.02 -
[브루탈리스트] 비극의 시작과 끝 (브래디 코벳 감독, 애드리안 브로디 주연)
해마다 3월이면 미국에서는 아카데미 영화시상식이 열린다. 아무리 고급스러운, 학구적인 영화제가 많아도 오스카 트로피를 향한 업계와 스타, 팬들의 관심은 ‘넘사벽’이다. 올해도 많은 작품들이 이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지난 연말부터 유력주자로 손꼽혔던 작품이 바로 이다. ‘고난 받는 천재’, ‘시대를 잘못 타고난 주인공’, ‘처음엔 인정받지 못하지만 마침내 진가를 발휘하는 예술혼’, 그리고 무엇보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난 인간승리’라니. 참으로 아카데미 회원들이 보기엔 매력적인, 매혹적인 이야기이다. 헝가리의 유태인 라슬로 토트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아 미국까지 오게 된다. 뉴욕항의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보며 감격하지만 그의 아내와 고아가 된 조카는 유럽에 남아있다. 바우하우스에서 교육받은 라슬로는 헝가..
2025.05.02 -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솔져, 대통령, 빌런, 그리고 아다만티움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이른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34번째 영화이자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퍼스트 어벤저’(2011),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2014),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에서는 크리스 에반스가 ’캡틴 아메리카‘를 연기했다. ’시빌 워‘ 끝부분에 스티브 로저스는 비브라리움 방패를 샘 윌슨에게 넘긴다. “방패의 무게를 이겨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멤버들 교체를 진행하는 등 ’페이스‘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범작과 졸작을 잇달아 내놓는 진통을 겪은 마블은 2선에서 활약하던 샘 윌슨에게 그 대업을 맡긴 것이다. 샘 윌슨은 디즈니플러스의 시리즈 (8부작)를 통해 방패의 무게감을 한차례 경험했다. 커다란 스크린에서도 실력을 발휘하고,..
2025.05.02 -
[검은 수녀들] 구마의 길, 연대의 힘 (송혜교 전여빈 주연,2025)
‘파묘’의 장재현 감독이 한예종 시절에 만든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2014)는 명동 인근 한 오래된 아파트에서 행해지는 김 신부와 최 부제의 구마(驅魔) 의식을 담고 있다. 여고생의 몸에 든 악령을 쫓아내기 위해 금지된 종교의식을 행한다. 장 감독은 이 이야기를 로 스케일을 키운다. 톱스타 김윤석, 강동원이 캐스팅된 영화에서는 박소담의 몸에 스며든 악령을 쫓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의 제작사(영화사집)는 다시 한 번 인간의 몸에 사로잡힌 악령을 내쫓기 위한 굿판을 펼친다. 지난달 개봉된 이다. 이번 작품에는 장재현 감독이 관여하지 않았다. 영화는 전작의 어두운 그림자를 뛰어넘기 위한 전복의 방식을 택한다. 서울에 ‘12형상’이 다시 나타났다. 이번 희생자는 여고생이 아니라 어린 소년 희진(문우..
2025.05.02 -
[히트맨2] 웹툰작가가 된 전직 국정원요원 (권상우 주연,2025)
2020년, 한국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개봉한 영화가 있다. 바로 권상우 주연의 이다. 당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240만 관객을 모으며 선전했다. 은 국정원의 비밀 암살요원 ‘준’이 돌연 웹툰 작가의 꿈을 위해 조직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요원 생활에서의 모든 기억이 국가기밀로 봉인된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웹툰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선택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국정원, 심지어 웹툰 편집장까지 위험에 빠뜨린다. 그로부터 5년 후, 가 개봉한다. 그 사이 국정원이 희화화되거나 K콘텐츠의 주요 소재로 활용될 정도로 분위기가 충분히 유연해진 모양이다. 웹툰 전업작가 김수혁(권상우)의 창작활동은 계속된다. ‘암살요원 준’은 러시아, 중국, 일본을 ..
202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