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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열혈남아 소지섭, 넷플릭스 천하평정
넷플릭스에서는 지금도 수많은 K-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넷플릭스가 최인훈의 소설을 드라마로 만드는가 싶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수많은 K-조폭작품 목록에 피 한 바케스를 더하는 것이다. 오세형-김균태 작가의 웹툰 은 인기가 많았단다. 네이버웹툰으로 잠깐 보니 손가락으로 휙휙 페이지를 넘겨봐도 되는 ‘액션 느와르’이다. 조그만 모바일 화면을 뚫고 나온 넷플릭스 은 어떨까. 한국의 암흑가(조폭)은 두 개의 파벌이 완전 장악하여 겉으로는 평화롭다. ‘주운’(허준호)파와 ‘봉산’(안길강)파이다. 이들은 마치 일본 야쿠자처럼 겉으로 보면 기업인지 조폭인지 알 수 없다. 주운과 봉산의 두 오너 밑에는 참모, 칼잡이, 행동대원이 있고, 외곽에는 검찰과 경찰, 언론이 악의 카르텔을 구축하..
2025.09.07 -
[브링 허 백] 죽은 내 딸을 되살리기 위한 엄마의 강령술
요즘 극장가(멀티플렉스)에 개봉되는 영화를 보면 옛날 영화 리바이벌 상영이나 ‘단독 상영’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대니 필리포와 마이클 필리포 형제 감독의 영화 은 CGV에서 단독 개봉하는 신작 호러영화이다. 를 재밌게 본 영화팬이라면 이 영화에도 관심이 있을 듯하다. 독특하고 무섭다. 그리고 비호감 지수가 특히 높을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하다. 불길한 모성애로 가득한 독특한 호러물이다.앤디와 파이퍼는 이복남매이다. 시각장애를 가진 여동생 파이퍼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 것이 오빠 앤디로서는 마음 아프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버지가 샤워실에서 혼자 쓰러져 죽어있다. 이제 앤디와 파이퍼는 고아가 된 것이다. 앤디는 동생을 보살피며 함께 살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아직 18세가 안 된 미성년자이기에. ..
2025.09.07 -
[브레이킹 아이스] 그 겨울, 가장 추웠던 백두산
4일 극장에서 개봉하는 싱가포르 안소니 첸(천쯔이) 감독의 중국어영화 는 아주 흥미로운 작품이다. 영화의 배경은 중국 길림(지린)성 연길(옌지)이다. 우리가 잘 아는 조선족 동네이다. 이곳에 모인 길 잃은 중국의 세 청춘이 함께 백두산 천지에 오르는 여정을 담고 있다. 눈에 쌓인 백두산과 천지가 대광경이 그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나(주동우)는 연길에서 투어가이드를 하고 있다. 오늘도 관광버스에서 관광객을 위해 짧은 한국어를 알려주며 핫스팟을 다닌다. 하오펑(류호연)은 친구결혼식에 참가하기 위해 연길에 온다. 조선족 스타일의 결혼피로연을 끝내고 갑자기 나나의 관광투어 버스에 오른다. 뚜렷한 목적도 없이. 휴대폰을 잃어버린 하오펑은 나나의 도움으로 연길에 더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나나의 남자친구 샤..
2025.09.07 -
[미치광이 피에로] 장 뤽 고다르, 누벨바그 걸작
‘누벨바그 걸작’이라고 했지만 요즘 누가 누벨바그를 추앙할까. 마치 ‘바로크의 걸작’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서지학적 명제이다. 물론, 아직도 영화사적으로 영화를 보고, 이미지적으로 영화를 탐독한다면 극장에서 를 만나볼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칠 수는 없을 것이다. ‘누벨바그’는 익히 알려진 대로 1950~60년대 영화사의 페이지를 장식한 프랑스의 영화사조이다. 그 동안 이어져온 영화들의 제작방식이나 미학에 저항하는 일단의 움직임이었다. 굉장히 현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장폴 사르트르와 알베르 카뮈의 실존주의 철학에 기초하고, 관념적인 영화미학에 반대하는 방식이다. 어떻게? 느슨한 이야기 구조, 즉흥적 연기, 야외에서의 촬영방식 등등이다. 프랑스의 영화잡지 의 열혈 청년평론가들이 그렇게 직접 카메라를 들고 영화..
2025.09.07 -
[하이파이브] "초능력자가 히어로가 되는 법, 친구가 되어라"
‘장기이식’(臟器移植)은 사람 신체의 일부를 떼어내 다른 사람의 몸에 옮겨 거부반응을 최소화 시키고, 궁극적으로 원래 본인의 장기였던 것처럼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수술일 것이다. 사람과 비슷한 동물이나 인공장기도 나오지만, 대부분은 사람의 몸에 의존한다. 오랫동안 ‘신체발부는 수지부모하여, 불감훼상이 효지시야’라는 금언 때문에 머리카락 자르는 것조차 기겁했던 민족이지만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주는 것만큼 대단한 희생이 어디 있을까. 기증자의 숭고함에 경배 드리고, 이식받은 자가 하루속히 쾌차하기를. 여기, 아주 특수한 기증자가 있다. 영화초반 한 사람이 앰블런스로 병원에 실려 온다. 그는 죽으면서 ‘심장, 폐, 각막, 신장, 간’ 등을 남긴다. 그런데 이 사람이 특별한 초능력자였던 모양이다. 이제 그의 장..
2025.09.07 -
[해피엔드] 진앙 위의 일본, 흔들리는 우정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에 이르기까지 스크린을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장식한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의 음악 세계를 만나볼 수 있었던 다큐멘터리 를 감독한 소라 네오 장편극영화 감독데뷔작 가 지난 달 30일 개봉되었는데 영화팬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근(近)미래의 도쿄. 고등학교 음악동아리의 다섯 친구들-유타, 코우, 아타, 밍, 톰-은 '무엇이 그리 불만이지' 밤거리를 쏘다니며 젊음과 치기, 분노와 좌절을 분출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 그들은 테크노음악이 흘러나오는 클럽에 들어가려다 제지당하지만 유타와 코우는 기어코 잠입에 성공한다. 이제 이들 다섯 친구의 행복하지 않은, 일탈과 불만, 불안한 일본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한국계도 있고, 미국계도 있고, 중..
2025.05.26 -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경이로운 스파이, 이던 헌트와 톰 크루즈
‘미션임파서블’ (Mission: Impossible)은 원래 미국 CBS에서 방송된 인기 TV드라마였다. 1966년부터 73년까지 일곱 시즌이 방송되었고, 80년대에 ABC채널에서 두 시즌이 더 방송되었다. 우리나라에선 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빰~빰밤 빠 밤밤”이라는 랄로 쉬프린의 테마곡은 이 TV드라마에서부터 쓰인 곡이다. 정확한 감독기관을 알 수 없는 비밀기관 ‘IMF’요원들은 각자 무기, 잠복, 변장, 컴퓨터, 팜므파탈 등 전문기술을 가졌다. 화려한 테크닉으로 적들의 아지트에 잠입, 야욕을 분쇄하는 이야기이다. 할리우드에서 흥행배우로 커리어를 쌓아올린 톰크루즈 는 파라마운트와 영화제작을 논의했고, 그 첫 번째 프로듀서 작품으로 이 드라마의 영화화를 선택한 것이다. 톰 크루즈는 ‘변장과 ..
2025.05.18 -
[썬더볼츠*] 각성하는 히어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한동안 전 세계 극장가를 호령하던 마블의 슈퍼히어로 무비들이 힘을 잃어갈 때 새로운 기대주가 등장했다. 가 지구에 도착하기 전, 기존의 슈퍼 히어로 옆에서 애매하게 얼쩡대던 반(反)히어로들이 운명적으로 뭉쳐서 그럭저럭 팀을 구성한다. 일단 우리는 그들을 ‘썬더볼츠’라고 부르자! 임시로 붙인 팀 이름이니 별표, 애스터리스크(*)를 붙여두자. 나중에 어찌 되든 말이다. 사랑하는 언니도 죽고, ‘찐’ 아버지는 연락도 없고, 마음속은 온통 공허로 가득한 엘레나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서 넋이 나간 듯 뛰어내리면 오늘도 의미 없는 임무에 나선다. 새로이 CIA국장이 된 발렌티나 알레그라 드 폰테인의 지시에 따라 그녀의 옥스(OXE) 비밀 아지트를 파괴하는 임무이다. 하원의원이 된 버키 반즈는 발렌티나의 ..
2025.05.12 -
[엑스테리토리얼] 아프간 PTSD, 가스라이팅,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넷플릭스,2025)
지난 달 말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어 차트 정상을 차지한 넷플릭스 영화 은 독일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넷플릭스 덕분(!)에 독일 신작도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보는 동시대적 감성을 향유하게 된 것이다. 제목 ‘엑스테리토리얼’은 ‘치외법권’을 일컫는다. 사법권이 미치지 못하는 범죄물이 아니라, 한 국가의 권력이 통용되지 않는 국제법상의 특수한 땅을 말한다. 여기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미국 영사관이다. 그 영사관 내에서 어떤 엄청난 국제적 음모가 꾸며지고 있는 것일까. 영화가 시작되면 사라(잔 구르소)가 어린 아들 조쉬와 함께 공원을 거닐고 있다. 아이들이 장난치다 조쉬를 스치는 순간, 마치 아들의 위협을 감지한 듯 순식간에, 본능적으로 아이를 제압한다. 사라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전직 특수부대원이었다...
2025.05.12 -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괴로운 밤, 마동석이 샌드백 치는 영화
마동석의 핵 펀치가 커다란 스크린에서 다시 한 번 불을 뿜는다. 이번에 마동석의 핵주먹을 맛볼 상대는 악마들이다. 현생의 악당들을 평정한 마동석이 이제 마계의 존재들을 쳐부수는 것이다. 화끈한 불맛이 필요한 극장가에 일대 센세이숀을 일으킬 작품 아닌가. 그런가? 지난 30일 개봉된 영화 는 ‘고스트버스터스’처럼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의뢰를 받고 악마를 무찌르는 ‘데몬 헌터스’이야기를 전해준다. 구마의식을 치르는 신부님 대신 주먹과 라틴어 주문으로 악마를 혼쭐내는 퇴마사가 등장한다. 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원(경수진)이 병동에 있는 동생 은서(정지소)의 이상증세를 관찰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언젠가부터 은서의 몸에 악령이 든 것 같다. 도시는 악마를 숭배하는 세력이 활개를 치고 잔혹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
2025.05.06 -
[스미코구라시 1편] "옹기종기, 도란도란, 힐링힐링~”
어제(24일)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는 런닝타임 65분의 애니메이션이다. ‘스미코구라시’가 뭔지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구석’(ぐらし)+‘살이’(ぐらし)이다. 앞에 나서지 못하고, 구석에 모여 사는 존재들이다. ‘인생의 루저’까지는 아니고, 평범한 삶이다. 수업시간에 뒷자리에 간다거나, 카페에 가면 구석자리부터 찾는 사람들 말이다. 일본의 캐릭터 상품 메이커인 ‘산엑스’는 2012년부터 그런 존재들의 심정을 기막히게 잘 표현해낸 캐릭터, ‘구석탱이 삶’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수많은 캐릭터들을 만들어냈다. 일본의 캐릭터 상품은 문구류부터 만화책, 게임, 인형, 피규어, 기타 등등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다. 는 2019년에 처음 공개된 극장판이다. 3편까지 만들어져서 일본에서는..
2025.05.02 -
[오키쿠와 세계] “라 비타 에 벨라” (사카모토 준지 감독)
일본영화 가 20일(수) 개봉한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몇 편의 영화가 소개된 사카모토 준지(阪本順治) 감독의 최신작이다. 일본 원제는 (세계의 오키쿠)이다. ‘세계’(世界) 속에 존재하는 ‘오키쿠’에 대해 알아보는 작품이다. 여자이다. 오키쿠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고, 주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삶은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오키쿠가 살고 있는 세상은 아름다운지 지켜보게 된다. 영화는 흑백이다. 간간이 컬러풀한 순간이 캐치된다. 영화는 일본 에도(江戸)시대 말기를 배경으로 한다. 17세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지금의 도쿄)에 막부 체제를 확립하고 200년 이상 이어온 ‘권력 시스템’이 무너져 내리던 시절이다. 내부적으로는 권력층이 와해되고, 외부에서 ‘신문물..
2025.05.02 -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미야자키 하야오는 즐거워"
미야자키 하야오(宮﨑駿) 감독의 첫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인 이 한국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1979년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7년 메가박스에서 단독개봉한 적이 있으며 이번엔 CGV에서 단독개봉한다. (84), (86), (88)보다 앞서 만든 이 영화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는 등장할까, 여자 주인공 캐릭터는 여기서도 씩씩할까, 항상 보게 되는 캐릭터들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는 일본의 만화가인 ‘몽키 펀치’(본명은 카토 카즈히코)가 1967년부터 후타바샤(双葉社) 출판사의 [주간망가액션]에 연재한 동명의 만화가 원작이다. 망가대국 일본답게 이 작품은 1971년부터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영화, OVA, 게임 등 파생상품이 수도 ..
2025.05.02 -
[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 히로세 스즈가 깨달은 것!
잔잔한 일본 ‘감성’ 영화 한 편이 오늘 개봉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막내였던 히로세 스즈가 열 살이나 어린 고등학생과 함께 섬세한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다. 는 타지마 렛토의 동명의 인기만화를 영화화 작품이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교외의 한 기차역에 나오타츠가 내리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고등학생’ 나오타츠는 학교 근처로 이사를 온 셈이다. 삼촌 시게미치의 집에 얹혀 지낼 생각이었는데 역으로 마중 나온 사람은 묘령의 여자 사카키 치사였다. 이 여자는 누구? 삼촌과는 무슨 관계? 함께 우산을 쓰고 집까지 걸어가며 의구심을 커져간다. 알고 보니 셰어하우스였다. 사카키와 삼촌을 포함하여 이제 5명이 이 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그런데, 첫날부터 사카키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호의적이지는 않은 ..
2025.05.02 -
[새벽의 모든] 것의 그 후, 동병상련의 마음 (미야케 쇼 감독)
때로는 타인의 아픔에 무감각할 때가 있다. 저 사람이 왜 저러는지, 저 사람이 꼭 저래야하는지 짜증을 내며, 화를 내기도 하고, 저런 사람과는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그런데, 그 사람이 아픈 것이라면? 자기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리고 말이다. 내가 그러하다면?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 에는 아픈 여자와 아픈 남자가 등장한다. ‘후지사’는 PMS(premenstrual syndromepms, 생리 전 증후군)가 심하다. 그 날이 되면 짜증을 억제할 수가 없고, 신경을 거슬리는 모든 것에 대해 마음의 소리를 여과 없이 내뱉고 만다. 직장생활이 수월할 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겨우겨우 살았을 후지사와는 이제 ‘쿠리타과학’(栗田科学)이라는 자그마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직..
202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