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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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레 신의 분노] 조금씩, 완전히 미쳐가는 사람 (베르너 헤르조크 감독 Aguirre, the Wrath of God 1972)
독일 베르너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의 1972년 (Aguirre, the Wrath of God)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는 지금부터 450년 전인 1560년 지구 건너 편 남미 땅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극화한다. 콜롬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이랍시고 입구에 위치한 섬 하나)을 발견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은 때의 이야기이다. 스페인은 새로운 땅을 찾아 이곳에 군인과 선교사를 보낸다. 한때는 찬란했던 문명이, 오랫동안 평화로웠던 이곳에 몹쓸 문명의 칼날과 새로운 병균으로 무너지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에르난 코르테스는 멕시코를 가로질러 아즈텍을 정복한다. 1521년의 일이다. 이곳에 도착한 정복자들은 황금으로 둘러싸였다는 전설의 도시 엘도라도(El Dorado)를 찾겠다면 광분한다. 그들은 페루 쪽에..
2020.04.28 -
[인터뷰] 윤성현 감독 “추격과 서스펜스라는 장르” (사냥의 시간,2020)
지난 2011년 개봉된 독립영화 으로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윤성현 감독이 근 10년 만에 신작 을 내놓았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소개되며 호기롭게 개봉을 준비하던 이 영화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개봉이 연기 되더니, 우여곡절 끝에 지난 주 넷플릭스 채널을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9년의 시간을 벼른 윤성현 감독을 만나 영화 과 넷플릭스 개봉에 대한 소회를 들어보았다. 코로나 이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하나의 포맷으로 자리 잡은 온라인 화상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인터뷰에는 10여개 매체의 기자가 동시에 접속할 만큼 영화에 쏠린 지대한 관심을 증명했다. 영화 은 가까운 미래, 다시 한 번 IMF사태를 맞은 지옥 같은 한국의 상황을 담고 있다. 경제난과 실업난, 생존의 ..
2020.04.28 -
[익스트랙션] 넷플릭스 스타일 마약대전 (샘 하그레이브 감독 Extraction2020)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에는 가정용 영상기기인 비디오(VCR) 붐이 일었었다. 이 시절을 산 사람들은 VHS방식과 베타 방식을 둘러싼 화질논쟁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사실, 그 시절 문제는 ‘소프트웨어의 부족’이었다. 볼만한 영화가 없다는 것이었다. 대기업 자본이 들어와 숨통이 트일 때까지는 정말 B급 영화, 아니면 불법 영상물이 마구 유통되었다. 넷플릭스가 처음 한국시장에 진출할 때를 떠올리면 가끔 그 시절 생각이 든다. 와 너머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이 구색 맞추기 킬링타임용 무비가 즐비하다는 사실.(물론 지금도!) 그런 걸 보다가 문득, 깜짝 놀랄 작품을 만나게 된다. 에서 좌절한 순간 만나게 되는 이런 작품 말이다. (Extraction,2020)이다. 아마, 포스터만 보자면 “아, 시..
2020.04.27 -
[파수꾼] 우상의 눈물 (윤성현 감독,2010)
윤성현 감독의 신작 이 우여곡절 끝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윤성현 감독의 10년 전 작품 은 이미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에 올라와 있다. 다시 봐도 잘 만든 작품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버려진 기차 역사 철길을 따라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건들대며 등장한다. 이어 한 학생이 욕설을 퍼부으며 한 학생을 폭행하기 시작한다. 나머지 학생들은 멀거니 지켜보기만 한다. 그들이 어떤 학생인지, 누가 짱인지 단박에 인식시킨다. 영화의 첫 장면 때문에 이 영화는 나 연상호 감독의 을 떠올리게 된다. 대한민국 그 또래 학생들은 얼마나 나쁘고, 얼마나 험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윤성현 감독의 2010년도 작품 은 고등학교 2학년 교실을 비춘다. 기태(이제훈)는 학교의 ‘짱’이다. 중학교부터 단짝이었던 동윤(서준영)은..
2020.04.23 -
[앵커] “아무도 안 도와 줘요!” (최정민 감독,2018)
[리뷰] 앵커 “아무도 안 도와 줘요!” * 주의. 영화 줄거리 있음 * TV채널을 돌리다보면 광고시간에 각종 사회복지 지원기관 단체의 코끝 찡한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어려운 형편의 어린 아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사람들의 사연을 듣게 되면 나 자신이 어렵더라도 전화 한 통, 계좌 하나 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여기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된다. 24일(금) 늦은 밤,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 방송되는 최정민 감독의 (2018)란 작품이다. 여기서 말하는 ‘앵커’는 배의 닻이나 뉴스 진행자와는 관계없다. 육상 릴레이 경기에서 마지막 주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경남) 산청의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학생 육상경기를 만나게 된다. 릴레이 경기에서 산청여고 유니폼을 입은 마지막 주자 한주(..
2020.04.22 -
[바람의 언덕] 길 위의 모녀 (박석영 감독,2019)
코로나19로 대기업의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휘청거리는 요즘, ‘독립영화’는 그 상황이 어떠할지는 짐작이 간다. 워낙 어렵게 만들어지고, 어렵게 알려지고, 어렵게 유통되던 독립영화로서는 요즘은 그야말로 고통의 나날들. 그 와중에 극장 개봉을 준비하는 영화가 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호평받았던 박석영 감독의 이다. 박석영 감독은 2014년 을 시작으로 (2015), (2016)을 내놓았다. 은 그의 네 번째 장편영화이다. 혹시 한 편이라도 보신 적 있는지. ‘독립영화의 현실’이다. 은 중년의 여인의 힘겨운 삶과 젊은 여자의 녹록치 않은 삶이 펼쳐지는 지독한 인생이야기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산길을 젊은 여자가 그 눈을 뽀드득 밟으며 올라간다. 저 멀리 풍력발전소의 커다란 날..
2020.04.21 -
[타이거 킹:무법지대] 넷플릭스판 ‘인간과 동물의 왕국’
아마도 다큐멘터리 매니아라면 NGC이나 히스토리채널보다는 넷플릭스를 찾는 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넷플릭스에는 영화만큼이나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올라오고 있다. 그중 유독 눈에 많이 띄는 것이 범죄관련 다큐이다. 미국 사회를 뒤흔들어놓은 웬만한 흉악범죄, 미스터리는 다 극화된 것 같다. 그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 바로 (원제:Tiger King: Murder, Mayhem and Madness)이다. 지난 주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 공개된 7부작이다. 은 최근-지난 1월-에 판결이 난 ‘조셉 말도나도 패시지’라는 인물을 둘러싼 동물원 복마전이다. 이 사람은 ‘조 이그조틱’(Joe Exotic)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사람이다. 자신의 표현대로라면 마술사이고, 게이이고, 동물애호가이고, 동물원운영자이며..
2020.04.21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지구인, 외계인, 은하영웅 (제임스 건 감독 Guardians of the Galaxy Vol., 2 2017)
* 2020년 4월 18일, KBS2TV '봄 특선영화' 방송리뷰 입니다 * 18일(토) 밤 10시 30분, KBS 2TV에서는 봄 특선영화로 디즈니-마블의 (2017)가 방송된다. 오래전 흑백시절 TV로 과 로 자란 세대는 크리스토퍼 리브가 나오는 컬러 ‘극장판’ 은 경이로운 SF영화였다. 그러다가 세대가 바뀌면서 이제는 마블 천하가 되었다. ‘아이언맨’을 필두로 만화책 기반의 마블은 할리우드 CG기술에 힘입어 일련의 옛 만화영웅들을 줄기차게 부활시켰다. 그렇게 지구를 지키는 별의별 슈퍼히어로 군단 가운데 일반 영화 팬에게는 비교적 덜 알려진 캐릭터도 있었다. 물론 알고보면 대단한 핏줄과 엄청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었으니 바로 피터 퀄(크리스 프랫)이다. 지구인, 외계인, 은하영웅 2014년 개봉된 1..
2020.04.17 -
[앤서니 위너] 7선 의원자리를 날린 트윗 (Weiner ,2016)
대한민국의 또 다른 미래를 위한 2020총선이 끝났다. 정책과 이슈, 그리고 비전을 걸고 날카롭게 맞부딪친 선거를 통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새로운 의회상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정치인이 나섰지만 좌절한 사람이 더 많다. 정파를 떠나, 한번 추문에 휩싸인 정치인은 재기하기가 어렵다. 여론, 유권자가 무섭다는 것이다. 여기 반면교사로 삼을만한 이야기가 있다. 미국의 정치가 앤소니 위니(Anthony Weiner) 이야기이다. 그는 1991년, 미국에서 역대 최연소인 27살에 뉴욕 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후 뉴욕 주 거물정치인 찰스 슈먼 의원의 보좌관을 거치며 전국구 정치인으로 부상한다. 찰스 슈머 자리를 이어받아 뉴욕에서만 7번이나 하원의원에 당선된다. 의원시절 지지..
2020.04.15 -
[맨 오브 더 이어] 화이트하우스 스캔들 (베리 레빈슨 감독 Man Of The Year, 2006)
내일(2020.4.15)은 대한민국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선량을 뽑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선거를 앞두고 OTT 서비스에 올라온 영화 중 [선거]로 검색했을 때 눈에 띄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제임스 스튜어트가 ‘필리버스팅’ 열변을 토하는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는 없지만 대신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Man of the Year,2006)가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다. 물론 ’맨 오브 더 이어‘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해마다 연말이며 그해 지구촌의 운명을 가장 많이 좌우한 인물을 선정하는 스페셜 에디션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을 말한다. 그럼 로빈 윌리엄스가 어떤 인물로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었을까. 감독은 의 명감독 베리 레빈슨이다. 톰 돕스(로빈 윌리엄스)는 TV코미디 프로그램 진행자이..
2020.04.14 -
[명검] 홍콩 누벨버그 걸작무협, 담가명의 전설 (담가명 감독, 名劍 / 譚家明 The Sword, 1980)
‘누벨바그’(Nouvelle Vague)는 1950년대 후반에 시작된 프랑스의 새로운 영화운동 사조(思潮)를 일컫는다. 프랑수와 트뤼포, 클로드 샤브롤, 장 뤽 고다르, 에릭 로메르 감독들이 판을 뒤집어엎겠다며 새로운 감각의 영화를 열심히 찍었었다. 그런 영화정신은 홍콩에도 전해졌다. 홍콩영화계에서는 1980년대 들어 기존의 영화판을 뒤집는 시도가 이어졌다. 주로 미국과 영국에서 영화를 공부한 일단의 젊은 영상학도들이 TV방송국에 몸담았다가 자신들의 영상미학으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허안화(풍겁/투분노해), 담가명(열화청춘/명검), 서극(접변), 방육평(부자정), 장완정(가을의 동화)이 대표적인 감독이다. 이들이 일으킨 영화운동이 바로 ‘새로운 물결’이라는 의미를 가진 홍콩 신낭조(香港新浪潮/H..
2020.04.06 -
임금님의사건수첩
4일(토) 밤 9시 15분, KBS 2TV에서는 봄 특선영화로 이선균과 안재홍이 합을 맞춘 코믹 사극 이 시청자를 찾는다. 은 허윤미 작가가 2012년부터 순정만화잡지 에 연재된 원작만화를 문현성 감독이 스크린으로 옮겼다. 대체적인 줄거리는 모든 사건은 직접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는 총명한 왕 예종(이선균)과 그를 보좌하는 신입사관 윤이서(안재홍)가 함께 미증유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는 것이다. 마치 ‘셜록과 왓슨’처럼.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다는 비상한 재주를 가진 윤이서가 새로이 예문관 신입사관에 임명된다. 들뜬 마음에 조정에 들어서지만 이내 왕의 눈에 띄어 새로운 직책을 부여받게 된다. 이른바 ‘도광’. 임금과 함께 비밀스런 임무를 수행한다. 저자거리에서 발생한 의문의 분신사건과 함께 왕위를..
202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