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 42

[스피드 4초] 사격왕, 연쇄경찰살인마 장국영 (鎗王,2000)

(박재환 2004.1.12.) 작년(03년) 4월, 홍콩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中環文華東方酒店) 24층에서 차갑고 딱딱한 아스팔트 도로 위로 뛰어내려 삶을 마감한 장국영이 죽기 3년 전에 찍은 (창왕)란 작품은 그를 아끼는 팬들에겐 정말 끔찍한 영화라 아니할 수 없다. 스스로의 고뇌를 견디다 못해 극한적 행동에 나서는 극중 주인공의 연기는 에서의 장국영보다 더 가슴이 아프다. 영화의 원제목은 이며 영어 제목은 ‘더블 탭’, 혹은 ‘CONFUSION OF MIND’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라는 타이틀로 비디오로 출시되긴 하였다. 이 영화의 제작자 이동승과 감독 나지량은 장국영과 함께 이미 를 만든 적이 있다. (그리고 장국영의 유작 도 함께 작업했다.) ‘더블 탭’이란 사격대회에서 일반인은 거의 인지할 수 ..

홍콩영화리뷰 2019.07.25

[나랏말싸미] 영화가 정설과 달라 서로 사맛디 아니할새 (조철현 감독 2019)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인물,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필연적으로 ‘역사왜곡’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오랫동안 ‘한글창제’와 관련된 신화 가운데 하나는 집현전에서 밤새 연구하다 잠이 든 정인지에게 세종이 곤룡포를 덮어주었다는 것이다. 이 장면은 이야기에서 소설로 전승되면서 ‘애민의 상징 세종, 고뇌의 결과물 한글’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데 일조했다. 그런데, 한글이 집현전에서 만들어지지 않았고, 세종의 힘이 아니었다면? 하늘에서 떨어졌나? UFO를 타고 온 외계인이 전해주었나? 조철현 감독은 ‘한글 창제설’에 얽힌 많은 버전 중에 신미대사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불러낸다. 영화에서 거듭 나오는 말이 고려는 불교 때문에 망했고, 조선은 반면교사로 삼아 유교를 숭상하고, 명을 받들어 천세만세 살..

한국영화리뷰 2019.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