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개봉영화 4

[군도: 민란의 시대] 사극전성시대 (윤종빈 감독 KUNDO : Age of the Rampant, 2014)

여름 극장성수기를 맞아 흥행대작들이 줄지어 개봉채비를 하고 있다. 이번 주 하정우, 강동원 주연의 ‘군도: 민란의 시대’(윤종빈 감독)를 필두로 영화팬들은 선택의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지난 주 ‘군도’는 기자시사회를 열고 그 베일을 벗었다. 하정우의 박박머리는 빛났고, 강동원의 조각같은 얼굴은 윤이 났다.  영화 ‘군도’는 조선조 철종 13년을 배경으로 한다. 조선의 기세가 급전직하 망조가 들렸던 시기이다. 삼남 땅 곳곳에서는 배고픔과 세정에 억눌린 민초들이 살아남기 위해 낫과 창을 들고 관아에 쳐들어가서 아전나리를 아작(!)내던 시기이다. 저 먼 한양의 구중심처의 철종임금은 “어허, 걱정되구려..”라고 할 뿐 적절한 리액션을 전혀 취하지 못하던 시대였다. 철종 13년(1862년) 조선은.... 양반..

한국영화리뷰 2019.09.11

[제보자] 믿고 싶은 것과 보고 싶은 것 (임순례 감독 The Whistleblower 2014)

(박재환.2014) 지난 2005년, 노무현 대통령 재임기간에 한국을 발칵 뒤집은 사건이 하나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들 지금도 씁쓸하게 생각할 ‘황우석 스캔들’이다. 1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그 사건이 남긴 생채기는 크다. 적어도 한때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함께 한국인의 위상을 세계에 떨칠 위대한 과학자로 여겼던 인물이니 말이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대한 과학적 성과’와 ‘그 과정에서의 사소한 실수’ 사이에서의 평균적 가치평가를 내릴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런데 우중(愚衆)과 결합한 미디어의 오발탄들 속에서 몇몇 언론(MBC ‘피디수첩’ 같은)에 의해 이 이야기는 급격하게 ‘과학적 진실’과 ‘과학자의 양심’으로 이동했다. 남은 것은 영웅 만들기에 골몰했던 그 당시 많은 언론과 그에 장단을..

한국영화리뷰 2019.08.27

[행복한 사전] 배를 엮다 (이시이 유야 감독 舟を編む 2014)

행복한 사전, 꽃의 이름을 짓다 인터넷이 일상화되면서 좋은 영화를 추천할 경우 ‘강추한다’고 한다. ‘강력추천’의 줄임말일 것이다. “변호인 강추!”처럼 쓰인다. ‘렛 잇 고~’ 노래만 흥얼거리고 안 본 사람에게는 “겨울왕국 초강추”라고도 할 것이다. 그런데 ‘개강추’라는 말도 사용된다. 우리나라 말에서 접두사 ‘개-‘가 붙어 좋은 뜻, 귀한 의미로 쓰인 예는 거의 없다. 그런데, 인터넷 세상에서는 ‘개-’가 ‘아주아주’의 의미로 사용된다. (‘캐’‘도 사용된다!) 반려동물 애호자가 많아서 언어의 의미가 바뀐 것일까. 아님 인터넷 세대의 독특한 언어유희 탓일까. 적어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수록되어있지 않다. 물론 네이버 오픈사전이나 지식인에는 올라있다. 그럼 누가 이런 단어를 찾고(채록), ..

일본영화리뷰 2019.07.29

[또 하나의 약속] 황유미 vs. 삼성

세상에 분명히 존재하는 사실과 그것을 애써 감추려하는 자들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놀랍게도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알 수 없는 병으로 쓰러져 죽어간 사람의 한 맺힌 투쟁기이다. 이런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놀랍지만, 기어코 극장에 내걸려 관객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이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영화가 보여주고 들려주고 알려주고 싶어 한 바로 그 이야기를 소개한다. 믿을 수 없다면 ‘추적 60분’을 찾아보거나 기사를 검색하거나 극장으로 가서 이 영화를 직접 꼭 보시라 권하고 싶다. (상영관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고등학교를 나온 뒤 곧바로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 입사한 뒤 1년 8개월 만에 알 수 없는 병으로 시름시름 앓다 결국 2007년 ..

한국영화리뷰 2014.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