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동(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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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불패] 무협영화의 새 장을 열다 (정소동 감독 笑傲江湖之東方不敗 Swordsman2 1991)
(박재환 1999) 홍콩영화에 있어 신기원을 이룬 작품이 몇 개 된다. 영웅본색>, 지존무상>, 천녀유혼>등등. 그 중 서극 또는 정소동의 동방불패>만큼 아시아권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 작품도 드물 것이다. 동방불패>는 그 동안 축적된 홍콩영화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난다. 동양적인 정서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서극이 미국에서 익힌 SF의 특징도 충분히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중국전통 소설작법에 바탕을 둔다. 물론 김용의 원작 소오강호>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무협-협객소설의 기본 프롯을 충실히 수행한다. 종족 간 혹은 계파 간의 갈등구조가 우선한다. 무협소설을 보면 가장 기본이 되는 줄거리는 '사부' 또는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대결을 펼치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明나라 지배계급인 한족(漢族..
2019.08.27 -
[서유기 월광보합+선리기연] 주성치 영화의 최고봉 1편: (유진위 감독 西遊記月光寶盒/仙履奇緣 A Chinese Odyssey 1995)
[Reviewed by 박재환 2005/5/6] 일반적으로 [서유기]는 주성치 영화의 최고봉이라고 이야기되어진다. 이른바 주성치라는 현대 홍콩 대중문화예술 아이콘이 그려내는 무리두(無厘頭,넌센스) 영화의 최고 결정판인 것이다. 그런데 세월이 가면서 [서유기]는 그 작품성으로 다시 클래식의 반열에 차츰 들어서고 있다. 그와 함께 이 영화의 실제적 산파인 유진위 감독에 대한 천재성이 다시 한번 각광받고 있다. 유진위는 이미 컬트 감독으로 대접받는다. [서유기]는 1995년 연초에 1편, 2편이 차례로 개봉되면서 홍콩에서 꽤 인기를 얻었다. (두편으로 나뉘어 개봉되었지만 제작비 6천 만 元을 회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은 이 전설적인 영화의 작은 시작에 불과했다. [서유기]는 곧바로 중국에서도 개봉되었지만 ..
2009.03.30 -
[연의 황후] 강산도, 왕위도 싫다
[Reviewed by 박재환 2008-4-14] [삼국지 용의 부활]에 이어 홍콩 액션 영화가 한편 더 개봉되었다. [연(戀)의 황후]라는 다소 ‘일본’스러운 제목으로 소개된 이 영화의 원제는 [강산미인]이다. [강산미인]은 중국인(특히 홍콩사람)에게는 우리나라 ‘성춘향’만큼이나 유명한 이야기이다. 1959년 쇼 브러더스의 이한상 감독의 [강산미인]은 명나라 황제가 민간으로 ‘마실나갔다’가 한 아가씨에게 반해 하룻밤 자고는 환궁하면서 펼쳐지는 비극적 로맨스이다. 이 이야기는 여러 차례 영상으로 옮겨졌다. 경요의 도 그렇고 왕가위가 제작을 맡고 유진위가 감독을 맡은 영화 [천하무쌍]도 바로 이 스토리를 따온 것이다. 그런데 [천녀유혼]과 [동방불패]의 정소동 감독이 만든 [강산미인]은 그런 스토리라인에서..
2008.04.14 -
[진용] 2,000년의 사랑
[Reviewed by 박재환 2002-11-7]영화 의 원작은 따로 있다. 홍콩의 신문기자이며, 컬럼니스트이며, 인기 소설가인 이벽화(李碧華)가 쓴 (古今大戰秦俑情)이라는 역사의 외피를 두른 통속대중소설이다. 이벽화는 영화판에선 꽤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으로는 그 유명한 , 를 비롯하여 , , 등이 있다. 왜 이런 유명한 작품의 원작을 '통속'대중소설이냐하면, 소설의 소재나 감각은 중국의 파란만장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거개의 내용은 거의 이루지 못한 사랑, 애틋한 그리움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혁이나 역사 같은 거창한 굴레 속의 인간 관계가 흥미롭게 재현되긴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의 작품을 읽어보고 나서의 이야기..
2008.02.24 -
[생사결] 정소동, 실력 발휘하다
[리뷰 by 박재환 2004/6/3] 홍콩의 재능 있는 영화인 중에 정소동이란 사람이 있다. [천녀유혼], [소오강호], [동방불패], [녹정기] 게다가 [진용] 같은 끝내 주게 재미있는 홍콩영화를 만든 사람이다. 때로는 감독으로, 무술감독으로 맹활약을 하는 사람이다. 그의 1982년 감독 데뷔작인 [생사결]은 두 가지 면에서 검토해볼 수 있다. [생사결]은 쿠엔티 타란티노가 [킬 빌]을 만들면서 참조로 했다는 수많은 홍콩 쇼 브라더스의 걸작 중의 하나이다. [킬 빌]을 보면서 이 영화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될 듯하다. 하나 신기한 것은 타란티노 감독이 그렇게 많은 영화에서 어떻게 그런 장면을 다 생각해내어 오마쥬(?)로 바쳤는지가 궁금해질 뿐이다. 또 하나 당시 한국의 영화제작 ..
2008.02.17 -
[천녀유혼3] 왕조현 귀신과의 슬픈 사랑
[리뷰 by 박재환 2005/5/26] 샌님 장국영과 처녀귀신 왕조현이 출연한 판타스틱 무비 [천녀유혼](87)은 우리나라 영화팬들이 좋아하는 홍콩영화 중의 하나이다. [천녀유혼]의 성공 이후 서극은 속편(90) 뿐만 아니라 3편(91)까지 내리 만들었다. 감독은 모두 액션에 일가견이 있는 정소동이 맡았다. 장국영의 1,2편은 일단 잊고 3편을 감상하자. 영화가 시작되면 전편의 주요 장면이 잠깐 플레이된다. 바로 장국영이 어떻게 왕조현을 만났고 우마가 어떻게 귀신을 처치하는지. 그리고 조그만 옹기 속에 담겨서는 "나의 공력이 떨어지는 100년 뒤에 이 귀신이 다시 세상에 나올 것이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렇게 [천녀유혼]은 100년의 세월을 두고 새로운 남자주인공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3편에서 새..
2008.02.16 -
[천녀유혼] 장국영,귀신과의 사랑 (정소동 감독 倩女幽魂 A Chinese Ghost Story1987)
천녀유혼이라면 ‘홍콩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영화이다. 중국에는 (聊齋志異)라는 책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귀신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도 이런 귀신이야기, 미스테리 터치의 스토리를 자주 보고 듣게 되었는데 그것은 사회현상과 맞물려 돌아가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사회 현상보다는 원래가 그런 귀신이야기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 같은 시리즈말이다. 는 명말청초에 살았던 포송령(蒲松齡)이란 사람이 엮은 책이다. 괴이한 일이나 전설, 갖가지 이물(異物)에 관심이 많았고, 들은 게 많았던 그는 살아생전 여기저기서 얻어들은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그가 죽고 난 뒤에야 출판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단편 496편이 수록되었다. 한여름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남자가..
2008.02.16 -
[연인] ‘당대’ 최고의 무협영화 (장예모 감독/ 十面埋伏 2004)
(박재환 2004/9/13) 장예모 감독은 중국 5세대감독으로 세계 영화제의 최고 인기스타 감독이었다. [붉은 수수밭], [귀주이야기], [홍등], [책상서랍 속의 동화], [집으로 가는 길] 등 그가 내놓은 영화는 모두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최고의 상찬을 받아왔다. 영화감독이 되기 전, 그가 배우로 출연한 [옛 우물]은 동경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들 영화는 모두, 서구세계에 이른바 중국열풍(中國流)를 불러일으킨 장예모 감독의 작품들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배반에 가까운 변신을 했다. 바로 [영웅]이다. 고구려사가 걸려있는 한국관객이 지금 시점에서 그 영화를 보자면 무모하기 이를 데 없는 천하통일관을 다룬 영화이다. 그동안 소박한 작품세계를 견지하던 장예모 감독의 일대 전환점이 된 작..
2008.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