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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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동물원] 그들이 쓴 것- 커플 시나리오 (이정향 감독 Art Museum By The Zoo, 1998)
(박재환 1999.1.1.) 부산에서 태어난 나는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 손잡고 금강원이란 곳에 갔었다. 금강원이란 곳은 부산 금정산의 자락에 있는 유원지이다. 그곳엔 동래동물원이 있었다. 그곳에 들어서면 우선 물개들이 헤엄치고 다니는 커다란 풀장이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가면 하마가 있었다. 하마는 언제나 하품을 하고 있었다. 입이 이~~렇게나 컸었다. 하마가 크게 하품하면 사람들은 입으로 돌멩이며 깡통을 집어 던졌다. 그리고 국민학교 졸업할 즈음 그 하마가 소화불량으로 죽었고, 해부했을 때 위에서 온갖 잡동사니가 쏟아져 나와서 우리나라 인간들의 잔인한 호기심을 욕하는 것을 보았다. 그 동물원 옆에 식물원이 있었다. 요람을 흔드는 손>에 나왔던 커다란 글라스로 지은 온실이 있고, 온갖 식물들이 있었..
2019.08.30 -
[신라의 달밤] 경주로 간 '친구' (김상진 감독 2001)
(박재환 2001/6/15) 곽경택 감독의 는 중장년층에게 노스탤지어를 불려 일으키는 고풍스런 교복과, 암울했던 1970년대의 사회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내용에 편승하여 전국관객 800만이라는 빅 히트를 거두고 있다. 는 분명 부산사투리라는 제한된 언어 영역에서 느낄 수 있는 옛 정과 영화적 미학을 발견할 수 있는 많은 장치가 숨어 있었다. 이번에는 경주로 자리를 바꾼 또 한편의 영화가 노스탤지어를 불려 일으킨다. 물론, 이번에는 하와이에 갈 필요도 없고, 장동건의 비장미 넘치는 마지막 장면같이 눈물샘을 자극하는 라스트 씬도 없다. 단지, '그냥' 웃기려고만 덤벼들던 의 그 철저한 오락정신으로만 무장되어있다. 을 만들었던 '좋은영화'라는 영화사의 김미희 대표는 대단한 여자 분이다. 가 개봉할 때만해도..
2019.08.17 -
[주유소습격사건] 공짜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올해 대한민국 출판계에 최고의 화제를 몰고온 책은 상명대 중문과 김경일교수의 작품 라는 책이다. 물론, 탤런트 서갑숙의 자전적 에세이 책이 더 화제거리일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전체의 문화인식과 사회체제의 변화의지 측면에서 보자면 이 '공자죽이기' 책이 더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런 형편이 되어버린 것은 맨날 공자가 어쩌고하는 주입식 교육과, 위선과 비도덕으로 똘똘 뭉친 어줍짢은 어른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그 사람의 주장을 좀더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그 결과 현락한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공자의 도덕은 '사람'을 위한 도덕이 아닌 '정치'를 위한 도덕이었고, '남성'을 위한 도덕이었고, '어른'을 위한 도덕이었고, '기득권자'를 위한 도덕이었고, 심지어..
2008.03.10 -
[공공의 적] 오락영화의 달인이 만든 사회드라마
[리뷰 by 박재환 2002/3/10] 국민의 지팡이 vs. 펀드매니저 패륜아 영화는 에서 보았던 거칠고 생생한, '국민의 지팡이'라는 거창한 명분하에 악당, 사기꾼, 부정, 비리와 맞서 싸우는 강력계 형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강철중(설경구)은 마약범과 살인범과 하루도 빠짐없이 부딪히며 살아간다. 어느날 그가 맞닥친 나쁜 놈은 존속살해범인 유망 펀드매니저 조규환(이성재)이다. 관객은 영화시작 이후 곧바로 이들 두 사람의 본색을 파악한다. 에서의 섬뜩한 연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설경구에게서는 강력계 형사의 땀냄새가 폴폴 묻어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샤워씬에서부터 곧바로 이어지는 이중적 인간상의 이성재에게서는 '사이코'나 '이중인격자'라는 말이 곧장 떠오를 것이다. 그 동안 연기력에서 왠지 부족한 ..
2008.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