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소설(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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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트 오브 워터] 살인의 해부 ( 캐슬린 비글로우 감독, The Weight Of Water 2000)
(박재환 2003/1/27) 는 제목에서 느끼는 유혹만큼이나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에 대한 기대가 컸다. 실제로 영화를 보고나면 이 영화가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마 에 불만이었던 사람이나, 같은 영화에 묘한 매력을 느낀 사람, 같은 고급 영화(원작소설의 고급!)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한번 보기 바란다. 영화는 1873년 3월 6일 미국 메인 주 쇼울 군도의 스머티노스 섬(Smuttynose Island at the Isles of Shoals in Maine)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당시 벌어졌던 살인사건의 공판기록은 아직도 남아있지만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보다는 더욱 미스테리한 구석을 보여준다. 애당초 편파적이기까지 한 공판과정이 그대로 남아있을뿐더러, 1..
2019.08.15 -
[80일간의 세계일주] 성룡의 디즈니 영화 (프랭크 코라치 감독, Around the World in 80 Days,2004)
(박재환 2004/6/24) 지난 주말 성룡의 새로운 할리우드 신작 [80일간의 세계일주]가 미국과 홍콩 등지에서 개봉되었다. 홍콩과 할리우드를 열심히 오가며 영화를 찍고 있는 성룡으로서는 [러시 아워](89), [상하이 눈](00), [러시 아워2](01), [턱시도](02), [상하이 나이츠](03)에 이은 여섯 번째 작품이다. 해마다 빠지지 않고 한 편씩 출연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이라면 역시 성룡의 코믹함과 아크로바틱한 액션장면을 적절히 배합한 가족용 영화라는 것이다. 성룡은 자신의 새 영화가 나오면 미국의 ‘제이 르노 쇼’ 같은 인기 TV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홍보활동을 펼친다. 그만큼 성룡이 이미 미국에선 대중적인 스타가 되었다는 반증인 셈이다. 성룡의 이름을 단 어린이 만화 [Ja..
2019.08.15 -
[늑대의 제국] 프랑스식 테러분쇄법 (크리스 나흔 감독 |L’Empire Des Loups, Empire of the Wolves 2005)
(박재환 2006.6.16.) ** 이 영화는 KBS 2006 KBS프리미어 영화제 상영작입니다**] 할리우드에 대항하는 프랑스식 영화 만들기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보했다. 예술적 취향의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내거나 자신들만의 블록버스터를 개발해내는 것이다. 때로는 역사물로, 때로는 전쟁 드라마로, 때로는 참신한 스타일의 SF로 할리우드에 대적할만한 흥행작품을 내놓았다. 그 대열에는 ‘프랑스의 존 그리샴’이라고 종종 비교되는 베스트셀러 작가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도 포함되어 있다. 그랑제는 독특한 소재와 스타일의 소설을 잇달아 써내어 프랑스 영화판의 훌륭한 콘텐츠 제공자가 되었다. 그의 베스트셀러 소설 와 이 잇달아 영화화되었고 프랑스에서 큰 흥행성공을 거두었다. 그랑제의 원작소설 는 알프스 산자락에서..
2019.08.14 -
[양과와 소용녀] 장국영 옹정정의 신조협려 (杨过与小龙女 The Little Dragon Maiden 1982)
(박재환 2005/3/31) 오래 전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올린 적이 있는데 최근 원작소설을 다시 읽은 뒤, 영화를 다시 한 번 보고, 리뷰를 다시 쓴다. 홍콩 일간지 (明報)의 주필이자 사장이며, 사주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용(金鏞)은 ‘신필'(神筆)로 불린다. 1924년 중국 절강성 출신인 그는 1955년 나이 31살에 ‘서검구은록’을 필두로 왕성하게 무협소설을 써낸다. 이중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는 이른바 ‘사조3부곡’으로 불리며 김용 소설의 백미로 평가받고 있다. 이 소설은 모두 1950년대 말에서 60년대 초에 쓰여졌지만 그 후 김용은 몇 차례 가필, 수정작업을 진행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신조협려]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작업을 했었고 그 수정본이 ‘김영사’에 의해 새..
2019.08.13 -
[인지구] 장국영, 실패한 자살…. (관금붕 감독 胭脂扣 Rouge,1987)
(박재환 2003/4/24) 홍콩 원제목 ‘胭脂扣’의 한글발음(독음) [연지구]이다. 그런데, 처음 영화가 소개될 때 [인지구]라고 해서 여전히 [인지구]가 되어버렸다. 아마, 기초한자 1800자에 포함되지 않았기에 그런 듯. (한글워드프로세서에는 胭가 ‘목구멍 연{인}’으로 나온다. 장국영이 (2003.4.1.) 갑작스레 생을 마감한 후 홍콩의 많은 연예인들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그의 장례식 날 홍콩의 웬만한 톱스타들은 다 얼굴을 내비쳤다. 살아생전 장국영이 얼마나 동료의 사랑과 신뢰를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장국영의 사망에 모두들 슬픔에 빠져있을 때, 홍콩 언론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동료 연예인은 ‘매염방’이었다. 매염방과 장국영은 20년 절친이었다. 매염방과 장국영 두 사람..
2019.08.13 -
[홍루춘상춘] 장국영의 데뷔작, 장국영의 홍루몽 (金鑫 감독,紅樓春上春 The Dream of the Red Chamber,1978)
(박재환 2005/5/16) 중국 청나라 건륭 연간에 지어진 [홍루몽]이라는 소설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서유기, 수호지, 금병매, 서유기 등 이른바 4대 기서에 비해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소설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따로 작품 ‘홍루몽’을 연구하는 ‘홍학'(紅學)이라는 학문이 있을 정도로 굉장한 인기와 사랑을 차지하고 있는 소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0여 년 전부터 몇몇 출판사에서 [홍루몽]이 잇달아 번역출간되었다. [홍루몽]은 그 작가 조설근의 성장배경과 창작 과정에 얽힌 눈물겨운 사연을 들어보면 두 배는 드라마틱해지는 소설이다. 작가 조설근은 어릴 때까지는 떵떵거리던 대가집 출신이었고 어느 순간 중국 황제(옹건제)에 의해 가문이 박살나고 빈궁의 극치의 달리며 소설 집필에 매달리게 된다. 그 때문인지 ..
2019.08.13 -
[클락웍 오렌지] 시계태엽 오렌지? (스탠리 큐브릭 감독 A Clockwork Orange,1971)
(박재환 1999.3.14.) 지난 (1999년 3월) 7일 스탠리 큐브릭의 사망소식을 전해 듣고 조금은 우울했다…..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에 의외로 많이 비디오로 출시되었었다. 그리고 비디오로 출시되지 않은 몇 작품들을 비디오로 구해보고 나서는 더욱더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가 영화계에 뛰어들고 내놓은 작품은 모두 13편이다.(장편극영화 중심) 이들 작품은 모두 하나같이 어떤 의미에서든 모두 굉장한 반향을 불려 일으키는 작품들이었다. 이후, 그는 미국의 영화제작 시스템(제작자의 입김에 의해, 출연 스타들의 유명세에 의해, 감독의 의지와는 달리 각본이 뜯어고쳐지고, 연출이 제한을 받는 그러한 의미에서의 제작시스템)에 적잖게 실망하고는 영국으로 가버린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영국에 머무르며 영국에서 영화..
2019.08.11 -
[아메리칸 사이코] 과중한 스트레스, 과도한 살인 (매리 헤론 감독, American Psycho 2000)
(박재환 2002/7/15) 오늘 중앙일보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벨리 지역의 베이비시터(보모) 연봉이 4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날만 새면 천만장자가 수십 명 태어나는 실리콘밸리답게 이곳에는 단순히 ‘졸부’만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부와 명성의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요트, 고급 아파트, 스포츠 카, 고급 오디오 등등. 물론, 이런 이야기보다 앞선 시절의 부자이야기가 존재했었다. 레이거노믹스의 최대수혜자이기도한 월 스트리트의 잘 나가는 금융맨들이 그러했었다. 그들이 하루에 결정하는 돈이 수억에서 수십 억 달러에 이르다보니 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그들은 보통 나이 30이 되기 전에 은퇴하고, 그들의 평균수명도 상당히 짧다고. 이들이 매일매일 다루어야하는 ‘판돈’과 ‘격무’를 생각해 본다..
2019.08.11 -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그냥, 좋으니까~” (2018년, 블루스퀘어)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Man of La Mancha 공연: 2018/04/12 ~ 2018/06/03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구 삼성전자홀) 출연: 오만석, 홍광호, 윤공주, 최수진, 이훈진, 김호영, 문종원, 김대종, 이창희 (박재환 2018.4.18) 세상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은 ‘해리 포터’가 아니라 ‘돈키호테’란다. 1605년 처음 발간된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400년 동안 5억 부가 팔렸다고 추산된다. 물론, 오리지널 원작을 얼마나 읽었는지는 궁금하다. 우리나라에 민용태, 박철 교수 등이 역작이라고 할 번역서를 내기도 했다. 워낙 두꺼운 책이고 조금 오래된 스타일이라서 쉬 읽기는 어렵다. 대신, 압축판, 중역본, 영화나 뮤지컬 등 다양한 버전으로 ‘돈키..
2019.08.10 -
[앙: 단팥 인생 이야기] 서울국제음식영화제 개막작 (가와세 나오미 감독 あん, An, 2015)
(박재환 2015.7.12)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수십 개의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만 알고 있었다면 놀랄 일이다. 당장 다음 주엔 부천에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린다. 논리적으로 2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출품/초청된 영화가 한자리에서 상영된다면 국제영화제가 되는 셈이다. 지난 주말 서울국제음식영화제란 게 개막했다. 요즘 TV만 켜면 먹방, 요리, 맛집 관련 프로그램이 홍수를 이루고, 셰프가 스타방송인이 되는 시대이니 음식영화제가 열린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제1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비록 나흘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31편의 영화가 한 자리에서 상영된다. 물론 먹고 맛보고 즐기고 인생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영화들이 모였다. 개막작으로는 일본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신작 ‘앙: 단팥 인..
2019.08.10 -
[집결호] 중국영화, 한국기술을 만나다 (풍소강 감독 集结号 Assembly, 2007)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작품으로 상영된 [집결호]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감독 풍소강(펑샤오깡)은 중국이 인정하는 유일무이한 대중 흥행감독이다. 10년 전 [갑방을방]이라는 영화가 설날 특선영화로 개봉된 뒤 한해도 빠지지 않고 대중적인 중국영화로 중국극장가를 평정해왔다. 이 시기 해외에, 그리고 우리에게 알려진 중국영화라곤 장예모 감독의 영웅>, 연인>이나 진개가 감독의 무극> 같은 중국식 대작영화 아니면, 국제영화제를 통해 제목이나 전해 듣게 되는 6세대 감독들의 작품뿐이었다. 실제 중국 영화팬들은 중국극장에서 어떤 영화를 보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셈이다. 풍소강 영화는 ‘유독’ ‘오직’ 중국에서만 인기를 끈다. 그의 작품 중 대완>만이 한국에 DVD로 소개되었을 뿐이다. (이..
2019.08.07 -
[나이트 플라이어] 스티븐 킹의 공포 마크 파비아 감독 The Night Flier 1997
(박재환 1998.8.8.) 얼마 전, TV 주말의 영화 시간에 스티븐 킹 원작이라며 옥수수밭의 아이들>인가 하는 영화를 방영했었다. 기실 방영된 것은 이었다. 원작의 명성을 등에 업고 만들어진 아류작인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실제로 스티븐 킹은 옥수수밭의 아이들>의 1편(84년), 2편(93년)에 이어 3편까지 각본 참여했었다. 스티븐 킹의 작품이 영화화 된 것은 TV 미니시리즈를 포함하여 50편 이상이 된다.(1998년 현재!) 이처럼 헐리우드가 좋아하는 작가가 또 있을까. 평가하기 나름이지만, 그의 작품 중 영화로 옮겨진 것 중 영화사가 바라는 빅 히트 작품은 의외로 적다. 하지만, 생각한대로 많은 매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그는 작품 저술 전에 이미 판권료만 수백만 달러를 받고 있다. 미국에선 작품 ..
2019.08.07 -
[특전 U보트] 폐쇄공간, 심연의 공포 (볼프강 페터젠 감독 Das Boot/ The Boat, 1981)
(박재환 1999) 다스 보트! 민병천 감독의 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이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워낙 오래 전 어릴 때 본 영화였지만, 그 감동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나 같은 잠수함 나오는 영화나, 혹은 북한에서 잠수정 넘어왔다가 격침되었다는 뉴스 볼 때마다 불현듯 이 영화가 생각나는 것이었다. 어릴 때는 잠수함만큼 굉장하고 무서운 전쟁무기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물속으로 몰래 다가와서는 어뢰를 발사하고는 유유히 사라져버리는 공포의 전쟁무기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가? (물론 요즘 미국이 갖고 있는 핵잠수함 이야기가 아니다. 2차 대전 당시 바닷 속에서 항상 말썽을 일으키던 그 덩치 큰 굼벵이를 이야기한다) 수중 음파탐지기로 바다 밑에서 “또오~ 또오” 하면 다..
2019.08.05 -
[벤허]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종교 대서사극 (윌리엄 와일러 감독 Ben-Hur ,1959)
초중고 학생시절.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 관람을 갈 경우 보는 영화는 거의 정해져 있다. [성웅 이순신]이나 [의사 안중근] 같은 애국영화 아니면 [벤허]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혹은 [아라비아의 로렌스] 같은 아카데미상을 받은 대작 사극영화였다. 이렇게 길고 지루한 영화를 어린 시절 어떻게 봤는지 경이롭다. 나이 들어 [벤허]를 다시 보았다. 어릴 적 기억으로는, 그리고 한동안 [벤허]는 해전 장면과 전차 경주 씬 때문에 전쟁 액션물로 먼저 기억된다. 하지만 영화 [벤허]는 확실히 숭고한 사명을 띤 종교영화임에 틀림없다. 영화 [벤허]는 원작이 소설이다. 미국의 류 월리스(Lew Wallace)가 쓴 [벤허: 그리스도 이야기](Ben Hur: A Tale Of The Christ)라는 작품이 세상에 ..
2019.08.04 -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배창호 감독 The Winter Of The Year Was Warm, 1984)
(박재환 1988) 난 한때 배창호의 지독한 팬이었다. 그게 아마도 까지였을 것이다. 그의 데뷔작 을 어린 나이에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물론 남아있는 기억이야 김보연이랑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랑 키스할 때 우산으로 카메라 앞을 탁 가리는 재기발랄한 장면과 공옥진 여사의 춤추던 장면만이 단편적으로 떠오를 뿐이지만 말이다. 당시 국산영화진흥책의 일환으로 ‘우수영화’란 것을 만드는 제작사에게는 외국영화 수입권이 주어졌다. 그래서 보지도 않을 영화들-반공영화나 문예물 같은-이 ‘우수영화’란 명목으로 만들어졌다. 배창호가 만든 그러한 ‘우수영화’는 현대 정주영의 쥬베일항 신화를 영화화한 이란 게 있다. 배창호는 물론 그러한 자신의 감독 데뷔작 전에 이미 영화판에 얼굴을 내비친 게 있다. 그의..
2019.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