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6)
-
[BIFAN리뷰] ‘층’ 타란티노식 층간소음 해결법 (조바른 감독)
열대야가 극성을 부리는 염하(炎夏)의 날이 이어지고 있다. 간밤에 잘 주무셨는지. 혹시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고통스러운 밤을 보내지는 않는지. 최근 들어 ‘층간소음’으로 야기된 이웃 간의 다툼이 비극적 결말로 이어지는 뉴스를 심심찮게 접한다. ‘층간소음’을 다룬 영화와 연극도 만들어지고 있다.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공개된 이란 단편영화도 ‘층간소음’을 다룬다. 은 2017년 BIFAN에서 이란 단편으로 작품상을 수상하고, 2021년 액션영화 와 공포물 을 감독한 조바른 감독의 단편영화이다. 은 이런 저예산단편공포영화에 어울리는 허름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평화롭게 자고 있는 부부. 아내는 위층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깨서는 남편에게 올라가서 말 좀 해보란다. 어두운 복도, 소..
2025.09.08 -
[BIFAN리뷰] '풍류소녀살인사건' 계엄해제 전야, 불온한 대만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 영화팬이라면, 대만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챙겨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 하나 포함되어 있다. 대만 홍웨이팅(洪瑋婷) 감독의 런닝타임 12분의 이란 작품이다. 영화 속 배경은 1980년대이다. 대만현대사에 대한 정보가 조금이라도 있어야 이 영화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등굣길 여학생, 샤오밍을 비추며 시작한다. 샤오밍은 노점상 앞에 멈춘다. 대만청춘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교복차림이다. 수박을 쪼개 믹서기에 갈아 쥬스를 만든다. 지금처럼 플라스틱 컵이 아니라 비닐봉지에 넣어 끈으로 묶어서 건네준다. 샤오밍 뒤를 남학생 샤오스가 농구공을 튕기며 걸어오고 있다. 샤오밍은 학교가 아니라 극장으로 향한다. (愛的迷殺)이라는 B급 감성 물씬 풍..
2025.09.08 -
[BIFAN리뷰] ‘위빙’ 레이징 걸 (최민지 감독)
이번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도 영화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많은 장단편 영화들이 소개되었다. 최민지 감독의 단편 은 ‘손가락을 찾는 방법’(손윤희 감독), ‘눈 내리는 밤’(대만 정치아오윈 감독), ‘네크로필리아’(나상준 감독)와 함께 [엑스라지2]에 묶여 상영되었다. ‘위빙’의 복싱에서 상대의 훅 공격을 피하고 반격하기 위한 회피 기술이다. ‘뎀프시롤’ 이후 영화에서 다시 만나는 복싱의 기술이다. 과연 최민지 감독은 사각의 링에서, 그리고 그 밖에서 어떻게 상대를 요리할까. 공이 올렸다! 복싱체육관. 수현(석희)는 오늘도 열심히 연습 중이다. 관장이 방어만 하지 말고 좀 더 공세적으로 ‘위빙’ 테크닉을 연습하라고 일러준다. 이때 등장한 민경(박정인)은 수현에게 복싱에 대해 물..
2025.09.08 -
[BIFAN 리뷰] ‘가이노이드’ 여자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셀리아 갈란 감독)
지난 (2025년 7월) 3일 개막한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BIFAN)에서는 200편 넘는 영화들이 소개된다. 장편, 단편, AI영화, XR콘텐츠 등 다양한 작품들이 영화팬의 기대에 부응할 예정이다. 이들 상영작 중에는 현재의 놀라운 과학기술의 발달에 발맞춘, 재기 넘치는 창의적 SF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중 눈길을 끄는 작품 중 하나는 스페인 셀리아 갈란(Celia Galán) 감독의 (원제:Ginoide)이다. 런닝타임 22분의 단편영화이다. ‘안드로이드’가 진화/분화하면서 이제 성별도 생긴 모양이다. ‘가이노이드’는 여성형 안드로이드라 보면 된다. 여기서 잠깐, ‘여성형 안드로이드’는 무슨 용도로 만들어진 것일까. 불온한 생각은 잠깐 접어두고 우리 곁으로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온 미래를 접해..
2025.09.07 -
[BIFAN리뷰] 목소리, ‘선유도에서 생긴 일’ (김영제 감독 단편)
지난 주 막을 내린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는 42개국에서 출품된 257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이 중 장편은 94편, 단편 114편, VR영화가 49편이다. 단편영화는 몇 편씩 묶어서 함께 상영된다. 김영제 감독의 [목소리]는 ‘판타스틱단편걸작선3’으로 묶여 상영되었다. 런닝타임 29분의 [목소리]는 학폭, 따돌림, 성폭력의 문제를 다룬다. 재연(이주영)은 학교 전담경찰관이다. 밤에 운동을 하다가 급박한 전화를 받는다. 여학생의 비명소리만 들리더니 끊기고 만다. 발신지 추적과 전화를 한 학생의 소재를 찾기 시작하지만 찾을 수가 없다. 다음날 실종된 학생 지수(최예빈)에 대한 행방추적이 시작된다. 학교 친구들을 탐문수사하고 학생과의 관계를 캐 묻다가 사라진 소녀 지수의 친구 주희(권..
2021.07.19 -
공범자들 (최승호 감독, 2017)
[리뷰] ‘공범자들’ 언론투쟁의 전사자와 전리품 [KBS TV특종 박재환 2017-07-17] MBC “청와대 불러가 조인트 까이고..” KBS “아이고, 하필이면 박근혜 대통령님이 그 뉴스를 보셨네요” 지난 주 막을 올린 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중에는 방송종사자와 정책당국자(특히나, 높으신 분)이 가슴에 손을 얹고 봐야할 영화가 한 편 포함되어있다. 대한민국 언론사에 있어 하나의 흑역사가 다큐로 만들어져서 공개된 것이다. 이미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을 까발린 을 만들었던 최승호 피디의 또 다른 역작 이다. 최승호 피디는 MBC의 간판 시사고발프로그램인 에서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던 많은 아이템을 만들었고, 결국 MBC에서 쫓겨나 ‘뉴스타파’에 있는 ‘언론인 겸 영화감독’이다. 그가 시청자..
2017.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