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솔져, 대통령, 빌런, 그리고 아다만티움

2025. 5. 2. 10:28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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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이른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34번째 영화이자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퍼스트 어벤저’(2011),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2014),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에서는 크리스 에반스가 ’캡틴 아메리카‘를 연기했다. ’시빌 워‘ 끝부분에 스티브 로저스는 비브라리움 방패를 샘 윌슨에게 넘긴다. “방패의 무게를 이겨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멤버들 교체를 진행하는 등 ’페이스‘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범작과 졸작을 잇달아 내놓는 진통을 겪은 마블은 2선에서 활약하던 샘 윌슨에게 그 대업을 맡긴 것이다. 샘 윌슨은 디즈니플러스의 시리즈 <팔콘 앤 윈터 솔져>(8부작)를 통해 방패의 무게감을 한차례 경험했다. 커다란 스크린에서도 실력을 발휘하고, 마블팬의 전폭적인지지 속에 방패의 새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완전히 바뀐 미국의 정치적 지형도를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새디우스 로스(해리슨 포드)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어벤저스‘ 슈퍼 히어로의 갈등을 야기하고 세상의 분열을 조장했던 그가 이제는 ‘단결’을 제창하는 것이다. ‘캡틴 아메리카’ 샘 윌슨은 호아퀸과 함께 멕시코의 한 성당에서 벌어지는 인질극을 해결하기 위해 날아간다. 빌런 ‘서펜트 소사이어티’의 빌런(사이드윈더)이 ‘어떤 물건’을 몰래 넘기려는 순간이었다. 샘은 이 장면에서부터 방패와 레드윙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피지컬한 액션을 펼치며 든든한 ‘뉴캡아’의 위용을 보여준다. 

 이어 샘과 호아퀸은 이사야를 찾아가고 상황을 (다시 한 번) 적절하게 압축 설명한다. “한국전쟁 참전 베테랑이었지만 정부에 의해 30년 동안 감금되어 온갖 생체실험을 당했었다”고. 스티브 로저스와 같은 슈퍼혈청 실험체였지만 세상은 그를 잊었던 것이다. 샘, 호아퀸, 이사야가 백악관 행사에 초청된다. 로스 대통령은 샘에게 과거는 잊자며 ‘어벤저스’를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백악관에서 로스가 꿈꾸는 새로운 글로벌 지형도가 펼쳐진다. ‘인도양에서 발견된 아다만티움’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조약 체결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 순간 ‘슈퍼 솔저’ 이사야가 갑자기 총을 쏘면 아수라장이 된다. 이제부터 샘과 호아퀸은 정체불명의 상대와 미스터리한 대결을 펼쳐야한다. ‘이사야’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로스가 왜 저렇게 되었는지. 구원(舊怨,오래된 원한)의 복수는 ‘헐크와 베티’의 이야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마블은 토니 스타크의 최첨단 엔지니어링 기술처럼 다양한 과학적 기술을 선보인다. 그중에는 브루스 베너 박사(헐크)의 혈청 소재도 있다. 사무엘 스턴스가 그런 의학적 기반의 빌런으로 이번 작품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작품은 인도양에서 펼쳐지는 미국과 일본의 일촉즉발의 순간이 가장 큰 볼거리이다. 미국과 일본의 항공모함과 전투기가 대치하고 미사일이 오가는 와중에 샘과 호아퀸은 날개를 펼치고 동분서주한다. 더 큰 전쟁을 막고,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오해를 풀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이 영화에서는 ‘비브라리움’처럼 신비로운 ‘아다만티움’이 등장한다. 마동석이 나왔던 <이터널스> 후반부, 인도양 바다 밑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거대한 손가락 섬을 기억하는지. ‘셀레스티얼’ 티아무트의 유해이다. ‘엑스맨’의 해골이 아다만티움이라는 것을 아는 영화팬이라면 이제 어벤저스와 엑스맨의 또 다른 시즌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와칸다의 과학적 손길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물론, 이번 작품에도 이스터 에그가 있다. 수중감옥(Raft)에 갇힌 스턴스가 샘에게 “어떤 크고, 나쁜 것이 확실히 올 거야”라고 경고한다. 물론 더 크고, 더 나쁜 것이 지구로 침입해야 마블의 넥스트 페이스가 유지될 것이다. 일단은 5월에 개봉하는 <썬더볼츠*>부터 지켜볼 일.

전략작전사령부 사령관에서 국무장관인 새디우스 ‘썬더볼트’ 로스는 윌리엄 허트가 연기했다. 2022년 죽은 뒤 해리슨 포드가 그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해리슨 포드는 <에어 포스 원>(1997)에서 한 차례 미국 대통령을 연기했었다. 윌리엄 허트의 ‘콧수염’ 로스를 기억하는 관객에게는 다소 이질감이 들 수도. 그에 맞춰 이번 영화에서는 백만 불짜리 대사 한 줄이 추가된다. “콧수염을 선택하든지 대통령을 선택하든지.”

참, 샘 윌슨의 ‘캡틴 아메리카’는 캐릭터 빌드업 과정이다. 크리스 에반스도 아니고, 슈퍼혈청도 맞지 않았기에 ‘순수인간’으로서 ‘방패와 윙슈트’를 최대한 활용해야만 할 것이다. 물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의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와 ‘개성 넘치는 슈퍼히어로들과 어떻게 힘의 균형을 유지할 것인가’가 더 큰 문제일 것이다. 슈퍼히어로와의 싸움은 근육과 과학이 다 하지만, 외교와 정치는 결국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니.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원제:Captain America: Brave New World) ▶감독: 줄리어스 오나 ▶출연:앤서니 매키(샘 윌슨/캡틴 아메리카), 대니 라미레즈(호아킨 토레스/팔콘), 칼 럼블리(이사야 브래들리), 잔카를로 에스포지토(세스 볼커), 팀 블레이크 넬슨(새뮤얼), 시라 하스(사브라), 리브 타일러(베티 로스), 해리슨 포드(새디어스 선더볼트 로스/레드 헐크), 쇼사 로크모어(레일라 테일러)  ▶음악:로라 카프먼 ▶제작:마블스튜디오 ▶배급: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개봉:2025년 2월 12일/1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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