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옛날 알록달록 코트가 있었어요 (2013년 유니버설 아트센터)

2017. 8. 18. 22:06공연&전시★리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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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요셉 어메이징 공연: 2013년 10월 29일 ~ 2013년 12월 12일 유니버설 아트센터
출연: 정동하 김승대 박영수 양요섭 (요셉 역), 이혜경 김경선 리사 (해설자 역), 김장섭 박준형 김형묵 (파라오 역)
제작: 라이브앤컴퍼니, RUG, KBSN

성경 속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대중적인 작품으로는 찰톤 헤스톤이 홍해의 바다를 둘로 가르는 ‘십계’라는 영화가 있었고, 범 성서적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는 역시 찰톤 헤스톤이 전차 경주를 펼치던 ‘벤허’라는 영화가 있다. 뮤지컬로는 단연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유명하다. 바로 그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약관의 나이에 만든 ‘요셉 어메이징’( Joseph and the Amazing Technicolor Dreamcoat)이란 작품도 성서 속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뮤지컬은 올해 초 한국에서 처음 정식 라이선싱으로 공연한데 이어 최근 다시 무대에 올라 한창 공연 중이다. 정동하와 비스트의 양요섭이 ‘요셉’ 역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이다.

가나안 땅, 이집트, 그리고 테크니컬러 드림코트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저 먼 가나안 땅에 야곱 가족이 살고 있었는데 야곱에겐 열 두 명의 아들이 있었다. 야곱은 그중 늦둥이로 낳은 요셉을 가장 어여삐 여겼고 그를 위해 예쁜 채색 옷을 마련해 주었다. 그러자 나머지 형제들이 요셉을 극도로 질투한다. 어느 날 형제들은 요셉을 사막으로 끌고 가 죽이려다 마침 낙타를 타고 그 곳을 지나가던 상인에게 노예로 팔아버린다. 요셉은 애급(이집트)까지 오게 되지만 워낙 영특한 아이인지라 금세 주인 눈에 띠어 신분상승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엔 주인의 처가 요셉을 유혹하고, 그 유혹을 거절하다 누명을 쓰고 옥에 갇히게 된다. 하지만 요셉의 재능은 감옥에서도 빛이 난다. 옥에 갇힌 왕의 시종을 위해 해몽을 해준다. 그 덕분에 이집트의 왕, 파라오의 신임을 얻게 된다. 애급과 가나안 땅에 7년 기근이 들게 되자 요셉의 형제들이 애급까지 와서 양식을 구한다. ‘파라오’가 된 요셉은 형제들에게 ‘마지막 양심의 시험’을 펼치게 되는데....

 

구약성서에서 건진 형제애

 

‘요셉 어메이징’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정확히는 창세기 37장부터 몇 개 장에 걸쳐 나오는 요셉의 고난의 이야기이다. 비(非) 기독교인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요셉의 때때옷’은 서구세계에선 ‘흥부의 박씨’나 ‘선녀와 나무꾼’처럼 유명한 이야기이다.

 

‘요셉의 때때옷’은 뮤지컬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특히 작품의 전반부, 아버지 야곱에게 건네받은 이 옷을 처음 입고 노래를 부를 때는 환상적이다. 마치 농악대의 상고머리라도 되듯이 외투가 넓게 펼쳐지는 장면은 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다. 물론 지금 당시의 패션을 고증해볼 때 그런 선명한 염색이 가능하였는지, 그런 박음질이 가능했는지는 의문이다. 대체적으로 기원 전 20세기, 즉 지금부터 4천 년 전 이야기이다. (곰이 마늘과 쑥을 먹던 그 시절이다!)

 

성서 속 이야기를 비(非)기독교인, 비(非)패션전문가가 받아들이려면 작품의 기본 주제에 충실해야할 것이다. 이 이야기는 요셉이라면 청년이 세상의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정상에 우뚝 선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대장금’ 류의 드라마와 비교하자면 요셉이 얼마나 고난을 받았는지는 의문이긴 하다. 4천 년이나 된 오래된 이야기이다 보니 디테일한 드라마가 약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앤드루 로이드 웨버뿐만 아니라 화가, 소설가 등 서구의 많은 작가들이 요셉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남겼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스물 살에 학교 학예회에 포함될 15분짜리 작품으로 ‘요셉 어메이징’을 처음 작곡했었고 몇 년 후에 마침내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을 완성시킨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내레이터의 존재나 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조금은 뜬금없는 캐릭터의 등장은 조금은 유치한 학예회 콘셉트다. 당연히 뮤지컬의 제왕의 솜씨는 두 시간 남짓의 즐겁고, 흥겨운, 성스럽고, 고상한 재미와 감동을 만끽하게 만든다.

 

이번 공연에서는 정동하, 김승대, 박영수, 양요섭이 요셉 역할로 포 캐스팅(쿼트러블 캐스팅)되었고 내레이터(해설자) 역에도 이혜경, 김경선, 리사 등 세 명이 번갈아 가며 무대에 오른다. 대부분의 뮤지컬 작품처럼 많은 각각의 스타들이 출연하는 작품을 보기 위해 팬들이 ‘요셉 어메이징’을 찾고 있다. 파라오 역할도 세 명이 하는데 개그맨 출신 박준형도 그 한 사람이다. 박준형의 성량은 TV개그 프로를 통해 인정받은 바 있지만 ‘개그맨 출신’이라는 낙인은 작품 속 인물 연기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상반기 공연에서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처음 이 작품을 구상했을 때의 의도를 살리려고 아이들을 무대에 올렸었는데 하반기 공연에서는 그런 어수선한 구성을 제외시키는 등 시간적으로 타이트한 느낌을 갖게 한다.  (박재환 201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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