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광장의 태양] 다큐멘타리 중국현대사

2008. 2. 15. 23:18다큐멘터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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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by 박재환 2001/4/30]
   '천안문'은 지난 1989년 6월의 대학살로 서구인의 뇌리에 깊숙히 각인된 중국의 상징이다. 이 곳은 1949년 10월 1일, 마오저뚱이 마침내 장개석을 대만으로 몰아내고 신중국의 탄생을 소리높여 외친 역사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기간동안에 소개되는 <천안문광장의 태양>은 몇가지 점에서 관심이 가는 작품이다. 

우선, 중국현대사를 파노라마식으로 소개해준다는 내용이 흥미롭다. 둘째는 이 영화의 감독이 작년 1회 전주영화제때 소개된 <프레데릭 백의 위대한 강>의 그 감독이라는 사실이다. 중국 상하이 만화의 상징이라할 수 있는 수묵화 터치의 만화와도 곧잘 대비되는 프레데릭 백은 <나무를 심은 사람들>이라는 작품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이 있는 작가이다. 그의 제자 왕수이보(王水泊)는 중국적 전통에 프레데릭 백의 창의력을 물려받아 이 작품을 만들어낸 모양이다. 

<천안문 광장의 태양>(원제: Sunrise Over Tiananmen Square)은 왕수이보의 가족의 연대기인 동시에 중국현대사의 간결한 기록이다. 

1917년 러시아혁명에 동인을 얻어 중국에서 펼쳐진 공산혁명 운동은 1949년 마오 저뚱의 승리로 일단락된다. 이 과정은 1939년 서구출신이며 중국공산혁명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휴머니스트 의사 노만 베튠과 남경대학살의 언급으로 간략히 소개된다. 작가는 자신이 태어난 1960년부터 중국현대사의 굴곡을 여과없이 소개한다. 

<<마오주석어록집>>을 한 손에 든 홍위병들의 모습에서 문혁의 시절을 보여주며 69년에 발생한 중소분쟁도 잊지않는다. 그리고, 1976년 마오 저뚱의 사망과 등소평의 부활,그리고 천안문 광장의 대학살까지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왕수이보는 처음 혁명중국의 성공을 위해 프로파간다 사업에 뛰어들었다. 군대에 들어가서는 혁명의 기치를 내세우는 각종 선전물을 그려낸다. 그는 일말의 의심도 없이 모택동을 우상화했으면 중국의 혁명을 우러러보았다. 

하지만, 89년 천안문 사태가 피바다로 막을 내리면서 자신이 꿈꾸었던 혁명 중국에 회의를 품고 결혼과 더불어 캐나다로 가버린다. 이제 그가 그리는 작품은 마르크스와 코카콜라의 결합이 보여주는 이데올로기의 혼란, 섹스의 이미지와 굶주린 아이들의 모습이 교차하는 이종문화의 혼돈이다. 그는 언젠가는 돌아갈 조국을 생각하며 이 프레데릭 백 터치의 중국현대사를 만든 것이다.

이 영화는 부드러운 질감이 살아있는 그림과 각종 기록사진, 그리고, 애니메이션이 어울어진 새로운 형태의 다큐멘타리이다. 이번 영화제에선 다큐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을 의미하는 다큐메이션 섹션에서 소개되었다.

1998년 캐나다국립영화위원회에서 제작된 29분짜리 <천안문 광장의 태양>은 새로운 형태의 실험극이며, 새로운 얼굴의 프로파간다인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99년 아카데미 단편 다큐 부문 후보작에 올랐고, 버몬트 영화제에서는 ‘전쟁과 평화’상 부문을 수상했다. 

Sunrise Over Tiananmen Square (1998)
감독: 왕수이보(王水泊)
29분/다큐멘타리/애니메이션
한국공개: 2001년 2회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관련사이트 http://icarusfilms.com/new99/sunris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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