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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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 ‘구조조정 앞에 선 노동자의 불안과 고뇌.. 인사담당자의 경우’ (BIFF2023 리뷰)
2021년, 정재영, 문소리가 나온 드라마 는 직장인의 치열한 생존기를 다루었다. 이 땅의 회사원, 직장인들은 그 드라마에서처럼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를 위해 보낸다. 직장으로 가기 위해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고, 죽도록 일하고, 다음날 다시 출근하기 위해 잠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일하고, 그렇게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한다. 아이들을 키우고, 집을 장만하고, 애들 대학, 결혼까지 생각하면서 말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직장이란 그런 곳이다. 개인의 영달이나 인간관계의 확장 같은 이야기는 한가로울 때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여기 그런 직장인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인사팀이다. 인사팀이 평소, 그러니까 한가할 때 무슨 일을 하는지는 익히 안다...
2023.11.24 -
뷰티풀 데이즈 “그녀의 삶은 계속된다” (윤재호감독,2018)
(박재환 2018.11.26) 지난달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은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이나영 주연의 저예산영화 ‘뷰티풀 데이즈’였다. 이나영은 10대의 나이에 북에서 중국 땅으로 넘어온 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의 20대를 보내고 지금은 한국에 정착한 여인을 연기한다. 어느 날 그에게 뜻밖의 사람이 찾아온다. 14년 전, 훌쩍 떠났던 그곳에 남겨둔 피붙이 아들이다. 아들은 “아버지가 죽기 전에 엄마를 무척 보고 싶어 해요.”라고 말한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어던 것일까.감독, 여자의 일생을 이야기하다윤재호 감독은 프랑스에서 미술을 공부하다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단다. 프랑스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한 ‘조선족’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들었단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중국에 두고 온 아들이야..
2019.02.11 -
유리정원 (BIFF2017개막작, 신수원 감독 문근영 김태훈, 2017)
[리뷰] BIFF 개막작 ‘유리정원’ 녹색의 피가 흐르는 사람들 [박재환 2017.10.12] ‘명왕성’, ‘마돈나’ 등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어온 신수원 감독의 신작 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세계적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영화제의 막을 여는 작품으로 선정되었으니 기대를 가질만하다. 은 문근영과 김태훈이 주연을 맡았다. 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문근영은 대학부설 생체에너지연구소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생명공학 연구원이다. 어릴 때 한쪽 다리가 성장을 멈추면서 몸의 잡지 못한 채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다. 지도교수 서태화 밑에서 연구하고 있는 것은 녹혈구. 어릴 적 식물에서 ‘녹혈구’를 추출하여 생명을 연장시키겠다는 꿈의 프로젝트에 매달려있다. 하지만, 산학협..
2017.10.12 -
춘몽 (장률 감독,2016)
[영화리뷰] 장률 춘몽, “수색과 상암사이, 서울과 평양사이” [박재환 2016-10-19] 중국 조선족 출신(중국교포) 장률 감독은 중국대학에서 중문학 교수로 있다 우연한 기회에 영화를 찍게 되었고, 한국에 건너와서 ‘학교에 적을 두고’ 여전히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찍는다. 학교에서 집을 하나 얻어줬는데 은평구 수색이란다. 수색의 집에서 걸어서 굴다리를 지나면 MBC의 화려한 유리사옥을 만날 수 있는 상암동이다. 장률 감독은 신작 ‘춘몽’에서 수색과 상암을 오가며 꿈과 현실을 걷는다. 이번 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은 장률 감독에게는 너무나 현실적인 서울의 이야기이다. 상암과 대비되는 수색은 마치 흑백영화 속의 한 장면같다.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도 시대에 많이 뒤떨어진, 그래서 오히..
2017.08.20 -
[산이 울다] 그 산, 그 남자, 그 여자 (喊·山 래리 양 감독, 2015)
(박재환 2016.6.3) 작년(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었던 중국영화 (喊 山)이 개봉되었다. 는 오랜만에 찾아오는 중국 정통문예물이다 중국영화가 지금처럼 현대화, 대작화가 되기 전에 장예모(장이머우)와 진개가(천카이거)가 이른바 ‘5세대 감독’으로 해외영화제에 위명을 떨치던 시절에 곧잘 만들던 토속적 스타일의 영화이다. 정치적 이데올로기, 현대 인민의 고민은 잠시 접어두고, 첩첩산골 아니면 규방에서 펼쳐지던 인간본성의 문제를 천착한 작품이다. 영화 는 중국 산서(山西,산시)성 출신의 여성작가 꺼수이핑(葛水平,1965년생)이 2004년에 발표한 중편소설이 원작이다. 소설은 1980년대 전후하여 산서성의 오지 중의 오지마을에서 발생한 중대사건을 다룬다. 소설은 실제사건을 모티브..
2017.08.20 -
18회 부산국제영화제 (BIFF2013) 개최관련기자회견 (2013.9.3.프레스센터)
BIFF, 올해도 오이소 보이소 즐기소! 올해 가을도 부산 해운대를 중심으로 한바탕 ‘영화의 대축제’가 펼쳐진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지난 화요일(3일) 오전에는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산경남언론매체를 대상으로, 그리고 오후에는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중앙 매체들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1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화려한 라인업을 발표하고 막바지 준비상황을 소개했다. 부산영화제 이용관 조직위원장은 “우리의 정체성은 이렇다. 지난 1년동안 프로그래머들이 열심히 준비한 작품들을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올 부산영화제는 10월 3일 목요일 영화의 전당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열흘간의 일정에 돌입한다. 상영관은 개막식이 열리는 영화의 전당 야외상영관을 비롯하여 해운대 일..
2013.09.09 -
[주리] ‘대단한’ 영화제의 ‘소소한’ 심사 메커니즘
김기덕 감독이 있다. 아무리 한국 충무로영화계를 모른다해도 김기덕 감독이 해외영화제에 나가 많은 상을 받았다는 것은 다 안다. 홍상수 감독이 있다. 해마다 깐느 국제영화제가 열리면 우리 언론(주로 영화/연예쪽 저널)은 이번에는 무슨 큰 상이라도 받을 듯이 떠든다. 과연 영화제 심사위원은 누구이고 어떤 심사과정을 거쳐 어떤 상이 주어질까. 노벨평화상처럼 무슨 정치적 음모라도 있는 것일까? 작년 대종상 시상식에서 의 경우처럼 한 영화가 상들을 싹쓸이해가는 경우에도 심사위원들이 중간에서 조정도 안/못하는 경우가 있는가? 넘쳐나는 영화제에서 영예의 상이, 어떤 과정을 거쳐 주어지는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영화제 심사위원’을 직접 인터뷰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그런 공식적인 접근이라면 심사위원들은 ..
2013.03.12 -
[거짓말] 살로, 거짓의 제국 (장선우 감독, 1999)
(박재환 1999/10/21) 영화 이 '감독의 오리지널 버전'으로 일반에게 공개된 것은 지난달 국내 언론기자를 상대로 한 최초 공개와 베니스영화제에서의 상영, 그리고 이번 제 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서였다. 영화제 시작 전부터 이미 폭발적인 화젯거리로 부상한 이 영화는 예매 시작 20분 만에 매진된 올 부산영화제 최고의 인기 작품이 되었다. 실제로 부산영화제 동안 예매티켓 교환, 구매정보센터에는 티켓을 5만원에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기도 할 정도였다. 적어도 어떤 영화가 이 정도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면, 영화 자체의 완성도나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대중적 흥행은 보장받았으리라 생각된다.영화 상영이 끝나고 GV시간을 잠깐 가진 후, 장선우 감독과 주연배우인 이상현, 김태연씨는 부산의 한 선상 카페로 이..
2013.01.03 -
[흑수선] 멜로로 치장한 6·25비극 (배창호 감독,2001년)
이번(2001년) 제 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어떤 작품이 선정될 것인가는 사실 영화팬에게는 관심거리였을 수도 있다. 부산영상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장선우 감독의 이 후반작업 지연으로 탈락하면서 배창호 감독의 이 개막작으로 최종 선정되었다.1980년대 충무로에서의 배창호 감독의 활약상과 그의 최근작 으로 보건대 부산영화제의 선택이 잘못된 선택일 리는 없을 것이다. 물론, 개막작품 자체가 작품성이나 완성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국제영화제들이 개막작품과 폐막작품을 그 영화제의 위상과 혹은 국제적 마케팅의 일환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팬이라며 과 가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이었음을 기억하며 관계자들은 그러한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그런데,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되..
2013.01.03 -
‘콜드 워’ 홍콩은 어떻게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가 되었는가
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품으로 홍콩 신예감독 류젠칭(陸劍青,륙검청)과 량러민(梁樂民,양악민)의 가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이달 18일 홍콩에서 개봉될 예정인 정말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부산영화제에서 홍콩영화를 개막작품으로 선정한 것은 왕가위의 이후 8년만이다. 왕가위만큼이나 유명세도 없고, 한물 간 홍콩 범죄물을 개막작으로 선뜻 선정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류젠칭 감독은 오랫동안 조감독 생활을 했다. 놀랍게도 1999년 주성치의 의 조감독으로 이름이 올라있다니! 량러민은 두기봉 감독의 등에서 미술감독으로 일했단다. 아, 이를 어쩔 것인가.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뭘 믿고 이런 백그라운드의 중고신인감독의 개봉도 안한 홍콩작품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했을까. 곽부성과 양가휘라는 네임벨류를 믿고?..
2012.10.05 -
[오직 그대만] 미안하다 사죄한다
부산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영화제는 개막작 선정에 고심한다. 대부분의 언론매체들은 개막식 날의 근사한 세레모니에 초점을 맞추고 개막작품에 대해 과도한 지면을 할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제 관계자들은 아직 개봉도 안한 작품 중에서 최고의 찬사를 이끌어낼 작품 선정에 목을 걸기도 한다. 부산영화제의 경우 올해는 영화의 전당이라는 근사한 전용상영관까지 만들어 세계에 첫 선을 보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개막작 선정에 정성을 기울였다. 그 결과 송일곤 감독의 이 선정되었다. 송일곤 감독은 오래 전 단편영화로 깐느 그랑프리를 걸머쥔 아트무비 계열의 감독이다. (부산영화제 개막작은 흥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속설이 생길 정도이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상황이 다를 듯하다. 은 완벽한 멜로드라마로 흥행의 ..
2011.10.07 -
[다다의 춤] 장원(장위앤) 감독의 복귀작
1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무려 315편의 영화가 상영되는데 팬들을 몰고 다니는 '울트라'스타가 출연하는 영화도 있고,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영화도 포함되어 있다. 영화제 측은 이들 영화 준비하느라 지난 1년을 고생했겠지만 몇몇 영화에 대해서는 도무지 그 열정과 사랑을 감추지 못하고 따로 특별한 세레모니를 마련했다. 바로 ‘갈라 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이란 것이다. 중국 장원(張元,장위앤) 감독의 신작 [다다의 춤](達達)이 그 첫 번째 선택작품이다. 지난 3일 진행된 [다다의 춤] 갈라프레젠테이션 행사에는 이용관 부산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까지 나서서 장원 감독에 대한 애정을 내보였다. 물론 아시아영화에 대해서는 달인의 수준에 오른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까지 거들었다. 영화 리뷰 들어가기 전에 이..
2008.10.09 -
[삼장법사의 모험 = 정전대성] 유진위, 10년 만의 '서유기' 속편
[리뷰 by 박재환 2006/2/13] 유진위(劉鎭偉(Jeff Lau)) 감독은 정말 흔치 않은 홍콩의 컬트영화 감독이다. 감히 작가주의 감독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독특한 작풍을 선보이고 있는 감독이다. 도대체 어떤 영화를 만들었기에? 주성치의 (월광보합/선리기연), 홍콩의 내로라하는 스타가 총출동하는 (동사서독이 아님), 등이다. 그리고 홍콩영화에 애정이 많다면 나 도 함께 거론할 수 있다. 여하튼 유진위 감독은 별난 감독이다. 그의 이력은 더욱 별나다. 미국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고 홍콩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자기 취향이 아니라며 업종을 바꿨다. 뭘로? 회계업무였다. 주로 영화사 관련 업무를 보다가 자기 취향을 제대로 찾는다. 시나리오를 쓴다. '왕가위 감독'이 잠깐 얼굴을 보이는 희한한 작품 이라는 작품..
2008.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