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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도그] 브로큰하트 마운틴 (제인 캠피온 감독, 넷플릭스)

(스포일러 경고. 자세한 영화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993년 [피아노]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오스트레일리아의 제인 캠피온 감독이 오랜만에 신작을 내놓았다. 넷플릭스를 통해 12월 1일 공개되는 ‘파워 오브 도그’(원제: The Power of the Dog)이다. 이 영화는 지난 17일부터 일부 극장에서 선 공개 되고 있다. 호주 출신의 여성감독이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남자다움’에 대한 섬세한 접근을 한다. ‘파워 오브 도그’는 초극세사의 소프트함과 카우보이의 와일드함이 우아하게 직조되어 있다. 1925년의 미국은 독립전쟁과 인디언 학살(대량이주)을 끝내고 도시화와 산업화가 시작되던 시기였다. 몬태나는 여전히 서부시대의 향수와 카우보이의 정서가 남아있다. 이곳에서 필(베네딕트 컴버배치)..

미국영화리뷰 2022.01.22

[영혼 사냥] 장진 금마장 주연상 수상작 (緝魂, 대만 2021)

지난 27일(토) 대만에서는 제58회 금마장 영화시상식이 열렸다. 중국이 요즘처럼 영화산업의 규모를 할리우드만큼 키우기 전까지는 ‘홍콩’ 금상장과 ‘대만’ 금마장이 중국어권의 양대 영화제로 명성을 떨쳤었다. 중멍훙(鍾孟宏) 감독의 [폭포]가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이날 시상식에 남우주연상은 장진(張震/장쩐)에게 돌아갔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 [듄]에서 닥터 유에 역으로 나왔던 장진은 오래 전 데뷔작 [고령가소년살인사건](1991)을 시작으로 몇 차례 금마장 후보에 올랐지만 번번이 수상은 불발에 그쳤었다. 이번에 다섯 번째 만에 수상의 영광을 누린 것이다. 장진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펄쩍펄쩍 뛰었다. 장진에게 무한한 기쁨을 안겨준 영화는 [집혼](緝魂/The Soul)이다. 넷플릭스에 [영혼 사냥]이라는 ..

대만영화리뷰 2022.01.22

[연애 빠진 로맨스] “지금, 뭘 기대하시나요” (정가영 감독)

정가영 감독 작품을 혹시 보셨는지. ‘밤치기’(2017), ‘조인성을 좋아하세요’(2017), ‘하트’(2019) 등 독립영화를 찍었다. 물론 저 영화에 조인성은 나오지 않는다. 감독, 각본에 연기까지 너끈히 해치우는 정가영 감독의 의도는 너무나 분명하여 보기 민망하기도 하다. 정가영 감독의 신작은 ‘연애 빠진 로맨스’이다. 전종서와 손석구가 주연을 맡은 이른바 ‘상업영화’이다. 정 감독은 여기서도 자신의 장기를 펼친다.  영화가 시작되면, 서른 즈음의 남자 ‘박우리’(손석구)가 처한 상황을 보여준다. 잡지사 편집실, 지금 편집장(김재화)이 펑크 난 ‘섹스 컬럼’ 집필을 그에게 떠넘긴다. 문창과 나온 실력을 발휘하라면서. 난감하다. 그 시각 서른으로 달려가고 있는 여자 ‘함자영’(전종서)의 모습이 보인다..

한국영화리뷰 2022.01.22

[지옥: 두 개의 삶] 연상호 '지옥'의 시발점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이 최근 글로벌 차트에서 탑을 차지했다. [오징어게임]에 이어 다시 한 번 K콘텐츠 파워를 과시한 작품이다. 연상호 감독은 영화 [부산행]으로 K좀비를 널리 알린 인물이다. 그런데, 연상호 감독은 그 전에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으로 꽤 호평을 받은 애니메이터이다. [지옥]이 넷플릭스에 공개되기 전에 두 권의 단행본으로 먼저 세상에 나왔다. 연상호와 최규석이 그리고 쓴 만화책 [지옥]은 넷플릭스 [지옥]의 원형이다. 그런데, 이 [지옥]은 연상호 창작세계에서 꽤 오래된 프로젝트이다. 그가 대학(상명대 서양학과) 졸업작품으로 만들었다는 단편 애니메이션에서 그 근원을 찾아볼 수 있다.  연상호 감독의 단편 [지옥: 두 개의 삶]은 두 편의 단편이 묶인 연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