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개봉영화(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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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궁전] - 뜨거운 연인들 (로우예 감독 頤和園 Summer Palace, 2006)
중국을 곤궁에 빠뜨린 영화 작년(2006년) 5월에 열린 59회 깐느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은 홍콩의 왕가위 감독이 맡았었다. 이해 공식 경쟁부문에는 중국의 로우예(婁燁)감독의 [여름궁전](頤和園)이 포함되었다. 로우예는 [수쥬]로 평론가의 절찬을 받았던 중국의 떠오르는 6세대 감독. 베일에 가렸던 그의 신작 [여름궁전]이 깐느에서 공개된다는 것은 중국영화 애호가에겐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의 깐느 상영이 수월하지는 않았다. 중국 당국의 반출허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2년에 제정된 중국영화법(전영관리조례)에 따르면 중국내 상영영화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하고, 해외영화제에 출품될 중국영화도 중국당국의 상영허가를 받아야한다고 규정되어있다. 이런 규정이 들어간 이유는 뻔하다. 중국의 어두..
2008.04.17 -
[마녀배달부 키키] 소녀, 하늘을 날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魔女の宅急便,1989)
(박재환 1999.8.1.) 의 영어 제목은 이다. 아마, 이 영화는 미야자키의 의 경우처럼 제작 스폰스가 따로 있었던 모양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이삿짐업체가 ‘Yamato Unyu’ (Yamato Transport, Co., Ltd.)이다. 이 회사의 트레이드 마크는 까만 어미고양이가 새끼고양이를 입에 물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 덕분에 이 택배회사가 확실히 떴다고 한다. 이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 중에서 특별히 유난스런 작품이다. 그렇게 만화답지(?)않기 때문이다. 비록 ‘마녀’가 등장하고, 빗자루 타고 하늘을 날고, 고양이가 말을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만화스럽지가 않다. 그의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답기 때문일까? 주인공 키키는 이제 13세가 된다. 그의 집안은 마녀집안이다. 백설공주..
2008.03.04 -
[밀양] 사람의 아들
[밀양]은 소설가 출신의 이창동 감독이 소설가 이청준의 단편 [벌레이야기]를 영화로 옮긴 것이다. 소설가 이청준은 문학가로서도 톱클래스 작가일뿐더러 한국 영화판에서도 꽤 대접받는 작가이다. 오래 전 [이어도]가 있었고 최근엔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이 바로 그가 쓴 소설이 바탕이다. 원작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보았기 때문인지 영화를 보면서 제일 먼저 든 느낌은 이 영화는 ‘문학적인 영화’임에 분명한데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마치 빌려 온 남의 옷에 그럴싸한 장식을 단 것 같은 부조화, 비록 화려한 옷의 어떤 비밀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뿌린 흙탕물 자국을 바라다보는 것 같은 불편함들. 도서관에서 이청준 원작 소설을 찾기 시작했다. 원작은 지난 1985년 계간지 >에 처..
2008.03.01 -
[디 워] 심형래의 도전 (심형래 감독 D-War, 2007)
(박재환 2007/7/24) 심형래는 지금도 여전히 코미디언으로 각인되어 있다. 처음에는 뜬끔 없이 길 지나가는 사람 붙잡아서는 혀 짧은 소리로 “주민등록증 좀 봅시다.”라는 허무형 개그로 유명해졌다. 그러다가 곧 “영구 없~다”라는 희대의 유행어를 창조해내면서 시청자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초등학생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학부모들이 걱정해 마지않던 저질 개그맨의 대명사로 지목될 때도 있었다) 그렇게 TV 코미디 프로를 평정한 심형래는 지난 20여 년간 심형래표 영화로 한국의 어린이들을 꾸역꾸역 극장으로 불러 모으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다. 실제 심형래는 1984년 남기남 감독의 [각설이 품바타령]이란 영화로 영화계 데뷔를 했다. 이후 설 명절, 추석명절, 여름방학, 겨울방학 등 틈만 나면 ‘후다닥’ ..
2008.02.18 -
[야상해=상하이의 밤] 사랑에는 통역따윈 필요없어 (夜,上海 2007)
이번에 열리는 2회 CJ중국영화제(2007)에는 문예물 위주의 중국현대 영화에서 조금 벗어난 트랜디한 경향의 러브 스토리가 몇 편 선보인다. 그 중 주목할 만한 작품은 장일백(張一白) 감독의 [상하이의 밤](夜,上海)란 작품이다. 중국의 많은 도시 중에서 ‘상하이’는 중국 문학작품이나 영화에서 독특한 경향성을 나타낸다. 지난 세기 초 상하이가 낳은 최고의 작가 장애령이 쓴 많은 작품의 배경이 바로 근대와 현대가 교차하고, 부패와 전위가 공존하는 1930년대의 상하이였다. 그리고 후효현 감독이 그려낸 근대중국의 초상화였던 [해상화]도 이 시절 상하이에 대한 묘한 매력을 불러낸다. 이후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나 관금붕 감독의 [장한가]에서도 꾸준히 ‘올드 상하이’의 독특한 매력을 그려낸다. 최근 와서 ..
2008.02.14 -
[황후화] 산업적 중국영화 ‘만성진대황금갑’ (장예모 감독, 滿城盡帶黃金甲 2006)
(박재환 2007.2.2.) 장예모 감독이 과 이라는 기묘한 무협물에 이어 내놓은 의 제작비는 3억 위엔(우리 돈 360억 원)에 이른다. 물론 중국 영화사상 역대 최고의 제작비가 든 영화이다. 이 영화는 최근 몇 년간 ‘산업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영화계의 허와 실을 여실 없이 보여준다. 영화는 지난 12월 14일 중국에서 개봉되어 최근까지 거의 3억 위엔 가까운 흥행수익을 올렸다. 지금까지 중국내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영화는 으로 3억 6천만 위엔 이다. 의 원제는 (滿城盡帶黃金甲)이다. 당(唐)나라 말기 있었던 민중봉기 ‘황소(黃巢)의 난’의 반란괴수 황소가 지은 시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당나라가 절정의 시기를 지나 멸망으로 내리꽂을 때 ‘황소’는 반란군을 이끌고 대당 황제가 있는..
2008.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