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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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용의 출현] 1592년의 조선 바다의 파고는 높았다 (김한민 감독,2022)
김한민 감독이 [명량]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이순신 장군의 두 번 째 이야기 [한산:용의 출현]의 흥행추세가 예사롭지 않다. 장군 ‘이순신’의 명성과 감독 ‘김한민’의 능력이 극장가를 제대로 호령하고 있다. 전편 ‘명량’은 “신에겐 아직 열 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라는 온 국민의 심금을 울린 명대사가 있는 1597년의 명량해전을 다뤘다. 이번에 나온 ‘한산:용의 출현’은 그보다 5년 앞선 1592년, 임진왜란 발발 초기의 전황을 다룬다. 당시 조선의 왕은 14대 선조였다. 일본의 야심은 날로 끓어오르고 있었지만 당시 조선은 ‘십만양병설’은 꿈같은 이야기였고, 일본을 다녀온 통신사 일행의 전언보고는 정치적 논란거리로 변질되면서 “괜찮아. 그깟 왜구들이...”라던 시절이었다. 그래도 하늘이 조선을 버리지 않..
2022.08.01 -
[자산어보] “정약전은 왜 물고기만 쳐다보고 있었을까”
‘왕의 남자’, ‘사도’, ’동주‘의 이준익 감독이 조선시대 성리학자 정약전의 이야기를 흑백의 필름에 풍요롭게 담아냈다. 정약전은 한국 사상계의 명사인 정약용의 형님이자, 정조로부터 ‘준걸한 풍채가 정약용의 아름다운 자태보다 낫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다. 유명세로 따지자면 ‘목민심서’의 정약용에게 밀리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그를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덕후 기질이 있었다니. 영화 는 정약전, 정약용, 그리고 또 한 명의 형제인 정약종의 몰락으로 시작된다. 출중한 형제였던 이들은 ‘양반’이자 성리학자이며, 실학자이자 천주교 신자였다. 이들은 ‘사학’(邪學, 주자학에 반대되는 간사한 학문), 서학쟁이로 몰려 유배 당한다. 정약용은 강진으로, 정약전은 ..
2021.04.01 -
[소셜포비아] 죽음을 희롱하는 넷월드 (홍석재 감독 Socialphobia, 2014)
(박재환 2015.3.16.) 인터넷의 폐해는 히키코모리의 양산만이 아니었다. 누구나 알몸으로 열린 세상에 내던져질 가능성이 활짝 열린 것이다. 지난 2010년, 미국의 한 대학생(테일러 클레멘티)이 친구의 장난으로 SNS에 동성애 현장이 중계된 것 때문에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학생은 자신의 SNS로 강물에 뛰어들어 죽겠다고 유언을 남기기도. 이제는 전화를 이용한 고전적인 보이스피싱에 더불어 스마트폰을 이용한 이른바 ‘몸또’ 피해자가 생기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홍석재 감독은 불과 몇 년 사이 ‘정보의 바다’에서 어느 순간 ‘범죄의 잡탕’이 되어버린 기이한 인터넷 세상의 희한한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았다. ‘소셜포비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야기한 불행과 비극, 부정적 현상을 전해준다. ‘..
2019.09.11 -
[들개] 변요한-박정민 누가 ‘들개’인가 (KBS독립영화관 6/2)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날, 밤 12시 35분에 KBS 1TV에서 방송되는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아니 대한민국 극장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영화들이 주로 편성, 방영되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고 있으면 재기발랄한 인디영화계의 새 얼굴을 만나볼 수 있는 기쁨이 주어진다. 오늘 밤(2015.6.2) 방송되는 작품 ‘들개’도 그러한 발견의 기쁨이 있는 ‘독립영화’이다. ‘들개’는 작년 봄에 극장에서 개봉된 김정훈 감독의 작품이다. 독립영화답게 혼자서 각본과 편집까지 해치운다. ‘들개’는 두 주연배우의 케미가 폭발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정구(변요한)는 고등학생 시절 ‘과학적’ 사고를 친 전력이 있다. 꼴도 보기 싫은, 폭력적인 선생 하나를 응징하기 위해 사제폭탄을 터뜨려 ..
201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