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했을까?] 그때 우리가 뭘 했어야 맞았을까 (후지노 토모아키 감독, What should we have done, 2025)

 29일 개봉하는 일본 다큐멘터리 <어떻게 해야 했을까?>(원제:どうすればよかったか)는 관객과 시민에게 무거운 숙제를 안기는 작품이다. 제목(What should we have done?)은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한 후회, 책임 추궁, 혹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 무력감을 담은 표현이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고, 무슨 일을 하지 않았기에 이런 한탄을 하는 것일까. 영화는 가족 중 한 사람이 조현병을 앓을 경우, 그 가족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 무겁게 보여준다. 

 영화는 “누나가 정신분열증(統合失調症)을 발병한 이유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정신분열증이란 어떤 질병인지 설명하는 것도 목적이 아니다.”는 자막과 함께 시작한다. ’어떻게 해야했을까?“는 후지노 토모아키(藤野知明) 감독이 조현병을 앓는 누나와 가족의 20여 년 세월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후지노 감독은 행복한 가족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의사 면허를 가진 의학연구자(생리학/약리학)였고, 젊은 시절 독일 유학까지 간 엘리트였다. 똑똑한 딸도 당연히 의대를 진학했지만 어느 순간 이 집안에 어두운 그림자가 덮친다. 4수 끝에 의대를 진학한 누나에게서 ‘정신적’ 문제가 노정된 것이다. 전문가인 아버지는 결국 병원에 입원시켰다가 도로 집으로 돌아온다.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정도가 아니다. 집에서 케어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하지만 누나의 상태는 악화되고, 동생은 그 집안에 같이 있을 수가 없다. 진학과 취업을 이유로 집을 떠나지만 아빠, 엄마와 집에 남은 누나가 걱정된다. 그래서 가끔 집으로 와서 누나의 상태, 부모님의 근황을 캠코더에 담기 시작한다. 그게 1년, 2년, 10년, 20년이 휙휙 지나간다. 누나는 여전히 병원에 가지 않고, 그 집에 갇혀 ‘사는’ 것이다.

 누나의 병명이 ‘통합실조증’(Schizophrenia)이다. 일본에서는 정신분열증 대신 통합실조증(統合失調症)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한국에서는 조현병으로 부른다."

  동생은 누나의 상태가 좋지 않고, 집에서의 케어가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전문가’인 아버지, 어머니의 선택에 반기를 들 수가 없다. 카메라에 담은 누나의 모습, 집안의 상태는 시간이 지나며, 세월이 흐름에 따라 확연하게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는 한 가족의 ‘일반적이지 않은 삶’을 오랫동안, 끝까지 담는다. 엄마의 죽음, 누나의 죽음까지. 마지막에 아들은 휠체어에 앉은 아버지(96세)에게 묻는다. ”왜, 누나를 집으로 데려왔는가, 왜 누나를 제 때 병원으로 보내지 않았는가.“라고. 

  물론, 가족의 대사를 통해 저간의 분위기를 이해할 수는 있다. 당시 일본에서는 정신병동에서 제대로 케어받지 못하고 학대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고, 의학을 배운 그들이 충분히 ‘가정 내 케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그리고 아마도, 그것이 가족의 ‘치부’로 여기고 사회적 ‘민폐’를 야기하지 않기 위해 집에 감금하는 것이 최선의 방도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사회가 감당할 숙제들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간 새> 이래로 정신질환자를 다룬 영화는 관객에게 무거운 생각거리를 던진다. 1986년 홍콩에서는 이동승 감독의 <전로정전>(癲佬正傳)이 개봉되며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던졌다. 주윤발, 양조위, 진패, 엽덕한이 출연했던 이 영화는 당시 홍콩 사회가 정신질환자를 어떻게 격리하고 방치했는지, 그리고 그들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까지 더해져 극단적 비극으로 달려가고 만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홍콩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비추는 거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정신질환자를 무조건 격리하거나 방치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차원의 전문적인 사회복지 인력 확충'과 '체계적인 통원 치료 관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한국?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공개되기 전, KBS 드라마스페셜에서는 [F20]이라는 TV시네마를 준비했었다. 조현병 아들(김강민)을 둔 엄마(장영남)의 피눈물 나는 드라마인데, 조현병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조장한다는 사회적 논란과 거센 항의에 부딪혀 결국 지상파 본방송이 불발되는 진통을 겪었다. 정신질환을 사회적 수면 위로 올리는 것 자체가 여전히 얼마나 조심스럽고 날이 서 있는 문제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를 보고나면 착잡한 마음이 들 것이다. ”누나의 청춘은 어디에?”와 함께 “그들 가족의 행복은 어디에?”  (박재환.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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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했을까? (どうすればよかったか?/ What Should We Have Done?) ▶감독: 후지노 토모아키 ▶개봉: 2026년 7월 29일 ▶상영등급:12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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