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에디 (덱스터 플레처 감독, Eddie the Eagle, 2016)

2017. 8. 20. 22:11유럽영화리뷰

반응형

[새 영화] 영국판 쿨 러닝 ‘독수리 에디’

 

 

 

 

[박재환 2016-03-02작년 620만 관객이 열광한 스파이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모자를 삐딱하게 쓴 영국 배우 하나가 한국의 영화 팬에게 깊이 각인되었다. 태런 에저튼이다. 영화가 흥행에 돌풍을 일으키자 태런 에저튼은 영화촬영장에서 한국으로 흥행감사 동영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었다. 그 때 그가 찍고 있던 영화는 ‘독수리 에디’(Eddie the Eagle )였다. 1988년 캐나다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영국 국가대표 스키점프 선수의 실화를 담은 영화로 알려졌다.

 

바로, 그 영화 ‘독수리 에디’가 4월 7일 한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그리고 개봉을 앞두고 주연배우가 다음 주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영화사는 배우 내한에 앞서 지난 29일(월), 언론시사회를 서둘러 마련했다. 과연 ‘매너가 만든 영국스파이’ 태런 에저튼이 어떻게 변신했을지 궁금했다.

 

먼저, 실화부터. ‘에디’는 어릴 때부터 다리가 불편하여 보조장치를 다리에 대고 살았다. 게다가 눈도 나빴다. 어느 모로 보나 운동과는 거리가 먼, 한참이나 먼 아이였다. 게다가 아버지는 미장이로 일했고 언제나 돈이 부족한 ‘흙수저 집안’이었다. 하지만, 어린 소년 에디는 <동계올림픽의 영웅>이라는 화보집을 애지중지했다. 맘껏 뛸 수 없고, 달릴 수 없는 소년에게 화보집 속 메달리스트, 스포츠영웅은 그의 인생영웅이었다. 보통은 거기까지이다. 벽에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 사진을 붙이고, 경기가 열리면 경기장 달려가서 응원하면 된다. 그런데, 에디는 자신도 스포츠영웅이 되고 싶어한다. 아니, 영웅은 아니어도 그들과 함께 뛰고 싶어한다. 스키를 타보지만 실력은 젬병. 꼴지이다. 영국올림픽위원회에 갔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영국에는 스키점프 국가대표가 없다!” 오래 전 선수 하나가 있었을 뿐. 에디는 스키점프 종목에서 국가대표로 동계올림픽에 나가고 싶어 한다. 실력은 형편없고, 올림픽위원회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에디가 아니다.

 

영화 <독수리 에디>는 바로 그 에디가 열정 하나로 국가대표 자리를 차지하고, 캐나다 캘거리에서 스포츠영웅으로 떠오른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물론, 금메달이어서가 아니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굳이 찾아보면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가 84년 사라예보에 이어 캘거리에서 피겨스케이팅종목 금메달을 땄다는 것만이 기억할 만한 선수이름이다. (김연아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억하는 <쿨러닝>(93)에 등장하는 봅슬레이 종목 꼴지팀 자메이카가 활약했던 올림픽이 바로 이 대회이다. 캘거리동계올림픽은 어떤 의미에선 가장 위대한 ‘올림픽 영웅’을 두 사람(팀)이나 배출한 셈이다.

 

형편없는 실력, 하지만 열정, 도전의식뿐인 에디(태런 에저튼)에게 스키 기술을 아주 조금 알려주는 ‘코치’로 휴 잭맨이 출연한다. 휴 잭맨은 한때 미국 국가대표 스키점프 선수였지만 현재는 알코올에 의존하며 스키장 트랙청소를 하는 또 다른 ‘루저’이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스키 점프 장면과 연습과정은 우리나라 <국가대표>(2009)와 비슷하다. 덱스터 플래처 감독이 아마도 <국가대표>도 열심히 본 모양이다. 스포츠란 게, 눈 덮인 산에서 펼쳐지는 스키 게임이란 게 엇비슷한 모양이다.

 

이룰 수 없는 꿈을 향해 날아가는 독수리의 이야기를 다룬 <독수리 에디>는 4월 7일 개봉한다. 도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사람, 도전이란 게 두려운 사람, 그리고, 나도 한때는 그랬었지 하는 모든 사람에게 권하는 열정의 드라마이다. (박재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