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디네] 물속의 연인 (크리스티안 펫졸드 감독) KBS독립영화관 리뷰

2021. 10. 31. 15:38유럽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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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디네'

게르만 민족이 뭐 특별난 인종이라고 우리네 사랑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독일감독 크리스티안 펫졸드는 꾸준히 독일 사람의 로맨스를 작품에 담고 있다. 지난여름 극장을 찾았던 <피닉스>에서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돌아온 여자의 슬픈 로맨스였다.  오늘(2021.10.22) 밤 KBS <독립영화관>에서는 펫졸드 감독의 <운디네>(원제:Undine)가 시청자를 찾는다.

운디네(폴라 비어)는 베를린 슈프레강이 내다보이는 박물관(Berliner Stadt-Modelle)에서 일하고 있다. 도시개발 전문 역사학자인 그녀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 탐방객에게 베를린 도시의 역사와 건물의 내력을 설명해 주는 가이드이다. 이날 아침, 운디네는 남친 요하네스로부터 이별을 통보받는다. 절망한 그녀 앞에 크리스토프(프란츠 로고스키)가 나타난다. 크리스토프는 베를린 교외 저수지 댐에서 수중용접 일을 하는 산업잠수사이다. 특별한 직업을 가진 둘은 그렇게 만나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 그런데 요하네스가 그녀 앞에 다시 등장하고, 크리스토프가 오해하게 되고 운디네는 ‘운디네의 운명’을 선택하게 된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려면 베를린 도시의 역사를 아는 것보다는 전래동화라고 할 수 있는 ‘운디네 전설’에 대해 알아야할 것 같다. 서양에서는 자고로 ‘불’, ‘물’, ‘흙’, ‘바람’을 세상을 이루는 4대 원소로 보았다. 중세 유럽 ‘연금술’ 시대를 거치며 ‘물'의 정령을 '운디네’라 불렀다. 독일권에서는 ‘운디네’가 로렐라이만큼 유명하다. 운디네와 사랑에 빠진 남자는 결국 죽음에 이르는 비극이다. 

'운디네'

영화 [운디네]에서 운디네가 크리스토프를 처음 만나는 곳은 카페이다. 카페의 커다란 수조(어항)가 깨지면서 물이 쏟아진다. 앞으로 펼쳐질 두 사람의 운명을 예상하는 것일까. 둘의 사랑은 한국 멜로드라마처럼 달콤하고, (한편으로는) 진부하더니 독일전설 대로 비극으로 치닫는다. 크리스토프는 누구보다 사려 깊은 남자였는데 말이다. 베를린이 아니더라도, 한강의 연인들은 물결처럼 흔들릴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과 팔짱을 끼고 걸어가고 있을 때 저쪽에서 헤어진 옛 연인이 옆을 스쳐 지나갈 때, 당신의 심장은 요동칠까? 시선은 어디로 향할까. 그리고, 그 미세한 반응을 지금 내 옆의 남자는 눈치 챌까. 크리스티안 펫졸드 감독의 영화는 진부한 치정극의 행태를 띠면서도 미묘한 남녀의 감정을 놓치지 않는다. 참, 이 영화에는 바흐의 피아노 콘테츠토와 함께 비지스(Bee Gees)의 ‘스테잉 얼라이브’(Stayin' Alive)가 영화음악으로 쓰인다. 물의 정령 운디네와 ‘스테잉 얼라이브’라니! <운디네>는 금요일 밤 12시 10분 KBS 독립영화관 시간에 방송된다. 

 

[독립영화관] 운디네 ‘물속의 연인’ (크리스티안 펫졸드 감독)

[KBS독립영화관 \'운디네\']KBS독립영화관 \'운디네\'게르만 민족이 뭐 특별난 인종이라고 우리네 사랑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독일감독 크리스티안 펫졸드는 꾸준히 독일 사람의 로맨스를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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