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당신은 급속도로 노화한다!”

2021. 10. 31. 14:40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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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 ⓒ유니버셜픽처스영화 올드 ⓒ유니버셜픽처스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계의 보배이자 전 세계 영화팬의 ‘변함없는’ 기대주이다. 그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영화팬들은 그의 어떤 영화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정확히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여하튼 엄청난 신비로움과 [식스센스]급 대반전을 기대하게 된다. 18일 개봉된 [올드](원제:OLD) 역시 마찬가지이다. 예고편 공개와 함께, 도대체 저 섬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왜 벌어졌는지, 어떻게 마무리될지 기대를 하게 된다. 물론, “예고편이 전부였다”라는 악평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말이다. 

'카파' 가족은 열대 리조트에 휴가를 온다. 리조트 매니저가 이들 가족에게 특별한 휴가지를 소개해준다. 아무도 찾지 않는 은둔의 백사장이 있다고. 밴(운전수로 샤말란 감독이 카미오 출연한다!)을 타고 그들이 도착한 곳은 기괴한 돌바위들로 둘러싸인, 그래서 어딘가 세상과는 고립된 듯한 파라다이스 해변 그 자체였다. 그런데 이곳에 그들 가족 말고도 몇몇 커플이 더 합류한다. 리조트 매니저의 특별 소개였단다. 그림 같은 해변에서 인생 최고의 휴가를 보내려는 이들에게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긴다. (예고편에 다 나온다!) 백사장엔 의심스러운 물건들이 있고, 시체가 떠오르고, 얼마 전까지 5살이었던 아이가 갑자기 소년이 되고, 갓난아기가 쑥쑥 자란다. 도대체 이곳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이들은 무슨 힘에 끌렸는지 해변을 절대 벗어날 수가 없다. 샤말란의 미스테리는 고립된 해변에서 초고속으로 돌아가는 시간과의 생존게임이 되어버린다.

영화 [올드]는 그래픽노블 [샌드캐슬](Sandcastle)을 기반으로 샤말란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아이들이 만든 모래성이 밀려오는 파도에 허물어지는 모습이 잠깐 등장한다. 샤말란 감독 팬이라면 어떤 결론이 날지 예상하며 인물배치와 사건의 흐름을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어떻게 리조트에 왔고, 어떤 사람들이 백사장으로 초대되는지. 그 공통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영화 초반부에 리조트의 한 꼬마애가 건네주는 ‘유치하지만 충분히 미스터리한’ 그림글자가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예상하게 될 것이다. 

영화 올드 ⓒ유니버셜픽처스

샤말란 감독 작품은 답을 알면, 결과를 말해 버리면 영화의 진짜 재미가 급속하게 줄어드는 마법의 힘을 가졌다. 이 영화도 그러하다. 단지 ‘그 곳에서는 시간이 빨리 흐른다’라는 명제를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그렇다고 해가 빨리 뜨고 빨리 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시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빨리 노화한다는 것이다. ‘30분이, 1년’의 속도로 젊어지거나, 늙어간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아주 짧은 시간동안 관객은 상상을 하게 된다. 뭔가 있을 것이다. 외계인의 지구 시간조작? 인간의 뇌세포 변화? 달(月)과 파도의 역학? 어쨌든, 미스터리의 기반에는 과학적 음모, 의학적 발견이 내재할 수밖에 없는 진행이다. 

그런데, 여태 전 세계 박스오피스 30억 달러를 기록한 흥행대감독 나이트 샤말란은 왜 이번 영화에서는 그렇게 설명체로 영화를 만들었을까. 미드 [로스트]의 떡밥은 무궁무진하지만 왜 그 섬에서만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모든 시즌이 끝나서야 알 수 있다. [올드]는 그냥 남겨놓아도 될 이야기를 구구절절 이해시키려 하고, 세상의 정의를 집행하려고 한다. 

그런데, 왜 기괴한 암석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선 그 해변에서만 시간의 흐름이 특이하게 흐를까. 그 바위에서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주파수가 그 해변으로만 쏟아지는 것일까? 지구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자연현상에 대해서는 온갖 신박한 설명이 있다. 그러니, 새로운 백신 개발을 위한 시간단축의 과학적 묘수보다는, 아름다운 해변의 모래를 파 보거나 바위산의 암석을 채취하는 것이 인류 발전에 더 도움이 될 듯하다. 물론 ‘하필 그날’ 그 해변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다. 부부간의 관계가, 아니면 육체의 어딘가가 망가져 간다. 아니면 정신적 질환을 앓거나.

참, 영화에서 의사 찰스는 급박한 상황에서 끊임없이 “말론 브란도와 잭 니콜슨이 함께 출연한 영화가 뭐였지?”라고 묻는다. 그 영화는 ‘The Missouri Breaks’(1976)라는 작품이다. 영화 내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단다. ‘치매 증세’를 보이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아버지가 그랬다고 한다.  감독은 그 영화를 본 적이 없는데 아버지는 계속해서 잭 니콜슨과 말론 블란도가 출연한 영화가 뭐지?라고 물었다고 한다. 의미 없는, 혹은 꺼져가는 기억을 되찾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이다. 영화는 유한한 인간의 육신이, 연약한 정신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깨어지고, 망가질 때의 허망함, 그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의 두려움이 형상화된 작품이다. 역시, M.나이트 샤말란이다!!! #박재환 #영화리뷰 ▶2021년 8월 18일 개봉 12세관람가

 

[리뷰] 올드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당신은 급속도로 노화한다!”

[영화 올드 ⓒ유니버셜픽처스]영화 올드 ⓒ유니버셜픽처스M.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계의 보배이자 전 세계 영화팬의 ‘변함없는’ 기대주이다. 그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영화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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