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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영화리뷰

[70 빈라덴] 은행강도와 인질의 몸값

by 내이름은★박재환 2021.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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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알 파치노가 주연을 맡은 시드니 루멧 감독의 영화 <개같은 날의 오후>(원제: Dog Day Afternoon/뜨거운 오후, 1975)에서는 은행강도와 그들의 인질이 된 사람들이 기묘한 정서적 교감을 펼친다. 은행 강도의 기대와는 달리 금고 안은 텅 비어 있고, 어느새 바깥은 경찰에 포위되어 버렸다. 갈수록 초조해지는 갱들, 사태는 뜻밖의 방향으로 내몰린다. 엄청나게 무더운 날, 은행에 갇힌 강도와 인질들은 ‘살아남아야한다’는 생각을 공유하게 된다. OTT서비스 왓차에서 만나볼 수 있는 스페인 영화 <70 빈라덴>(원제: 70 Binladens 감독: 콜도 세라)은 그런 벼랑 끝에 매달린 은행강도와 인질의 사정을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제목으로 쓰인 ‘70 빈 라덴’의 기대(?)와는 달리 아랍 테러리스트가 등장하지 않는다. ‘빈 라덴’은 500유로 지폐를 일컫는 말이란다. 즉, 35000유로(5천만 원)를 뜻한다. 겨우 그 돈을 털려고 총을 휘두르고 예닐곱 명의 인질을 사로잡은 것일까. 사연은 이러하다.

라켈(엠마 수아레즈)은 지금 절박하게 은행을 찾는다. 24시간 내에 3만5천 유로를 마련하지 못하면 딸의 양육권을 잃을 형편이다. 몇 군데 은행의 대출심사에서 퇴짜를 맞은 그는 영업 마감을 코앞에 둔 은행을 찾아 읍소 끝에 가까스로 심사를 통과한다. 그런데 정식서류를 넣으려는 순간, 그 은행에 무장 강도가 들이닥친다. 롤라(나탈리에 포자)와 요난(휴고 실바) 2인조 강도이다. 둘은 인질을 한곳에 몰아넣고 돈을 쓸어 담으려는데 일은 꼬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사복경찰이 들어오고, 요난이 발작을 일으키고, 은행 밖에서는 순식간에 경찰특공대와 인질협상가가 진을 친다. 

영화 [70빈 라덴]의 묘미는 이 순간부터이다. 보통 밖에서는 속전속결 진압을 주장하는 와일드한 경찰과 ‘심리학의 고수’쯤 되어 보이는 협상가가 겨우 몇 가지 단서로 은행내부 상황을 유추하며 상황을 해결하려 한다.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은행 강도의 신경은 날카로워지고,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인질이 하나쯤 나섰다가 상황이 악화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판국에는 꼭 특종을 노리는 미디어가 끼어들면서 인질극은 전국적 이벤트가 되는 것이다. [70 빈 라덴]에서는 그런 기존 인질극의 물꼬를 살짝 바꾼다. 

어떻게? 만약 인질이 강도편이 된다면? 이른바 ‘스톡홀름 증후군’의 수준을 넘어서는 두뇌게임이 시작된다. 왜냐하면 지금 ‘라켈’의 상황이 너무 절박하기 때문. 오늘 영업마감 전에 서류를 끝내놓아야 ‘양육권’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아이큐 167’이라는 라켈이 어떻게 경찰과 커뮤니케이션하고, 강도들을 설득시키고, 나머지 인질들을 속이는지 철저한 ‘서바이벌 두뇌게임’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스페인에서 만드는 스릴러의 독특함에 놀라게 된다. 최근 김희애가 나왔던 <사라진 밤>(바디)이나 넷플릭스릍 통해 공개된 <콜>(인비저블 게스트)도 스페인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70 빈 라덴]은 우리나라에서든 할리우드에서든 리메이크하기 딱 좋은 작품이다. 스릴러의 기본은 갖춰졌고, 배우들의 열연을 기대할 수 있는 내용이니 말이다. 

콜도 세라 감독은 주로 TV작품을 연출했었다. 넷플릭스에서 유명한 <종이의 집>의 몇 편의 에피소드도 연출했단다. 어쨌든 시종일관 그 끝을 보고 싶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스릴러이다. 물론, 마지막엔 왜 저리 끝을 낼까하는 아쉬움도 조금 있다. 그 점은 어디 다른 나라에서 리메이크할 때 좀더 잘 다듬었으면 한다.

그런데 왜 500유로짜리 지폐를 ‘빈라덴’이라고 부를까. ‘위조지폐’가 많이 만들어져서가 아니란다.  유로지폐 중 액면가가 제일 높은 지폐이다. 그래서 세상에 나온 뒤부터 이 지폐는 범죄에 많이 사용되었단다. 100만 유로(13억 원)를 500€ 지폐로 준비하면 2Kg그램이란다. 미국 100달러 지폐로 옮기려면 22Kg란다. 그래서 범죄집단이 거래할 때 500€를 선호했고, 그 이유 때문에 유럽중앙은행에서는 2015년 이후 발행을 중단했단다. 물론 찍어놓은 지폐는 유통되고 있고 말이다. ▶왓차 15세/1시간 45분 (나, KBS미디어 박재환 2021.2.16)

 

[왓차리뷰] 70 빈라덴, ‘은행강도와 인질의 몸값’

할리우드 알 파치노가 주연을 맡은 시드니 루멧 감독의 영화 <개같은 날의 오후>(원제: Dog Day Afternoon/뜨거운 오후, 1975)에서는 은행강도와 그들의 인질이 된 사람들이 기묘한 정서적 교감을 펼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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