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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리뷰

[영화 강화도령] ‘철인왕후’의 남편, 철종 (신상옥감독,1963)

by 내이름은★박재환 2021.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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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가 화제이다. 1회 방송과 함께 [역사왜곡]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상승했다. 이 드라마는 원래 중국작품을 들여와 한국식으로 바꾼 것이다. 중국의 TV드라마가 아니고 웹드라마(太子妃升職記)가 원작이었다. ‘중국의 웹드라마’라니? 중국은 거대방송사의 스펙터클한 시대극과는 달리 중국웹드라마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포맷으로 번창하고 있다. 중국원작 웹드라마의 내용은 이렇다. 현대 도시남, 플레이보이가 파티장에서 예전 걸프렌즈들에게 쫓기다 수영장에 빠지게 되고 정신을 차려보니, 먼치킨 왕궁의 비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몸은 왕비, 정신은 플레이보이. 그 포맷을 tvN이 가져온 것이다. 

 청와대 1급세프가 어떤 알력다툼에 끼어 도망가다 수영장에 빠진다. 정신을 차려보니 조선 철종시대. 그의 정비 철인왕후의 몸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어허~ 어찌하리오. 조선 25대 임금 [철종]이 누구인가.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의 세력다툼 속에서 왕실의 씨가 마르다보니, 어렵사리 강화도에서 어렵게 살던 왕실의 핏줄 이원범을 데려다가 왕의 자리에 앉혀놓았던 것이다. 왕이라지만 지존의 인물이 아닌, 불운한 남자의 표본인 것이다. ‘역사왜곡’ 논란이 일고 있는 철종을 다룬 영화를 살펴본다. 무려, 58년 전인 1963년에 개봉되었던 한국영화 [강화도령]이다. 감독은 신상옥이 맡았고,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신영균과 최은희가 투 톱 주연을 맡았다. 물론 흑백영화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지금은 촬영한 곳이 어디인지 감을 잡을 수조차 없는 예스러운 선착장을 보여준다. 출렁이는 강물 위 나룻배에서 더벅머리 총각 원범(신영균)이 투망질을 하고 있다. 멀리서 “도련님~”하며 처자가 달려온다. 원범총각을 짝사랑하는 복녀(최은희)다. 시골총각처녀가 희희낙락거릴 때 형님은 관아에 끌려가서 치도곤을 치른다. “네 이 놈 또 역적질이냐. 서당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은 금지다!” 원범 총각은 형과 우애가 남달랐지만 형수의 눈칫밥을 먹으며 살아야했다. 그런데 인생역전. 어느 날 한양에서 고관이 와서 ‘더벅머리 총각, 강화도령’을 찾는 것이다. 임금(헌종)이 승하하여 새로운 왕을 모셔야하는 것이다. 찾다보니 이 먼 강화도에서 유배살이 중인 원범이 픽업된 것이다. 


갑자기 궁궐에서 왕관을 선 원범. 그날부터 조선의 임금이 된 것이다. 하지만 ‘불학무식’의 강화도령은 왕실의 법도를 지킬 수가 없다. 고향생각을 떨칠 수 없어 강화도에서 같이온 박별감(김희갑)과 함께 주막에서 막걸리를 퍼마신다. 원범은 임금 자리를 박차고 복녀에게 달려가고만 싶다. 대비마마는 대노하지만 “누가 임금 자리를 원했단 말이에요. 강화에 흙 파먹고 잘 사는 사람 잡아다가 용상에 앉혀놓고 임금 노릇 잘한다 못한다 말하다니. 누가 원했어요? 난 그냥 흙만 파먹다 죽고 싶어요.”라고 절규한다. 그래도 대비마마의 말씀을 새겨들은 복녀는 자신의 처지를 십분 이해하고 비장의 무기를 꺼낸다. 어느 날 밤 인두로 자신의 얼굴을 지진다. 그렇게라도 해서 왕과의 인연을 떼어 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철종, “아이고 복녀야. 그런다고 내가 너를 버리겠느냐.” 대비마마는 분노하고, 울고불고 선착장에서 헤어진다. 이후, 철종은 술에 빠져 살고 복녀를 부르다 숨을 거둔다. 철종의 상여가 지나가는 자리. 저 멀리에서 복녀가 아이를 안고 바라본다. “애비가 저기 가고 있다. 넌 왕이 될 수 있지만 절대 안 보낼 거야. 사람답게 살게 할거야.”라고 말한다.

서기 1849년, 이원범이 왕실에 픽업될 때 그의 나이 19살 이었다. 철종2년에 김조순(金祖淳)의 7촌 조카인 김문근(金汶根)의 딸을 왕비(철인왕후)로 맞아들였다. 드라마 <철인왕후>에서는 김정현이 철종을, 신혜선이 철인왕후 김소용을, 김태우가 김좌근을, 전배수가 김문근을 연기한다. 

철종은 드라마에서 생생히 묘사된 것처럼 안동김씨의 세도정치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조선팔도는 삼정의 문란으로 백성들은 죽지 못해 사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철종의 캐릭터도 비참했다. 갑자기 왕관을 쓴 그에겐 능력도, 야심도 없었고, 주위엔 제 편도 없었다. 그러니,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리오. 첫 번째 부인(정비)이 철인황후 김씨였고, 후궁이 여섯이었단다.(귀인 둘, 숙의 둘, 궁인 둘) 왕자는 낳자마자 다 죽었고, 숙의 범씨와의 사이에 난 영혜옹주가 그나마 가장 오래 살았다. 영혜옹주는 13살에 급진개화파/친일반민족행위자인 박영효와 혼례를 치른다. 3개월 뒤 영혜옹주로 죽었으니, 참 명이 짧은 집안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1963년 이 영화 찍을 때 신영균은 35살, 최은희는 37살이다. 더벅머리 총각과 섬 아가씨를 연기하기에는 좀 그렇다. 철종이 강화도에서 ‘일반인’으로 나무할 때 사귀었던(?) 처자의 이름은 양순이로 많이 알려져 있다. 사실여부는 알 수 없다. 여하튼 한 많은 조선 왕실이야기가 [강화도령]이다.

신상옥 감독과 신영균, 최은희가 빚은 조선왕조 역사의 뒤안길 <강화도령>은 한국영상자료원 유튜브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나, KBS미디어 박재환 2021.1.25)

 

[영화 강화도령] ‘철인왕후’의 남편, 철종 (신상옥감독,1963)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가 화제이다. 1회 방송과 함께 [역사왜곡]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상승했다. 이 드라마는 원래 중국작품을 들여와 한국식으로 바꾼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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