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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동희 “나의 지수, 나의 연기수업” (넷플릭스 인간수업)

인터뷰

by 내이름은★박재환 2020. 5. 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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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은 절대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작품이다. 10부작에 꽉 채운 이야기는 온통 비윤리적이고 반도덕적인 범죄들이다. 게다가 그 주인공은 파릇파릇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다. <인간수업>에서 ‘기댈 데 없는 10대 고교생’의 극치를 보여준, 그야말로 작품을 하드캐리한 김동희를 만나 작품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코로나19가 정착시킨 온라인 화상인터뷰를 통해서이다. 김동희 배우는 2018년 웹드라마 <에이틴>에서 하민 역을 맡으며 주목받았고, 인기드라마 < SKY캐슬>과 <이태원 클라쓰>에 잇달아 출연하며 루키로 떠오른 배우이다. 

- <인간수업>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주변평가가 어떤가. 

“좋은 반응이 신기할 따름이다. 사실 이런 게 낯설다. 어떤 분이 <빌어먹을 세상 따위>(영국드라마) 이야기를 하시더라. 제가 좋아하는 작품과 함께 이야기해주셔 너무 기뻤다. 아직 실감이 안 난다."

-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오지수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

“지수라는 캐릭터에 끌렸다. ”나의 꿈의 가격은 9천만 원..“이라는 대사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오디션을 정말 많이 준비했다. 그렇게 지수를 만났다. 충격도 많이 받았다. 대본 자체가 센세이셔널 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어려운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 머릿속으로는 그려지는데 이걸 다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이 많았다. 작가님과 감독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수는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이 격해진다. 체력적으로, 감정적으로 힘들어진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작품을 다시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나 자신을 지수에게 온전히 내던진 느낌이다.”

● 지수의 마음 속으로

- 작품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것은.

“지수는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다. 절벽 끝에 놓인 지수의 감정을 시청자에게 느끼게 해야 하는 것이 과제였다. 나 자신도 100퍼센트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캐릭터의 상황에 가장 근접할 수 있도록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여러 가지 다른 느낌으로 몸을 내던져보았고, 완전히 틀을 깨보고, 다시 시도하고 그랬다. 우는 장면에서는 에너지를 다 쏟아 부으며 몇 번씩이나 울었다. 그런 신이 끝나면 완전 다운된다. 그래서 이런 작품을 다시 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 오디션 과정은 어땠나.

“처음 넷플릭스 오디션을 볼 때는 작품의 제목도, 배역도 없었다. 딱 두 줄의 대사뿐이었다. ‘내 꿈, 대학가기, 취직하기,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하게 죽는 것, 내 꿈은 9천만원..‘ 이런 대사. 뻔하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 대사에서 느낀 것, 남들이 안한 것 같이. 그런 식으로 연기를 했었다.“

- 넷플릭스 작품이다. 작업은 어땠나?

“두려움이 50%이상을 차지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저에 대해 많이 배려해준 것 같다. 아니 충분히 배려해 주셨다. 시간에 쫓기지 않았다. 내가 가진 에너지를 다 쓸 수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게 엄청난 것 같다.”

- 오지수라는 캐릭터는 독특하다. 어떻게 접근했나. 

“작품을 할 때, 캐릭터를 처음 만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내가 맡은 인물의 일대기를 가상으로 써보는 것이다. 작가님은 지수와 부모의 관계를 빨리 떨어뜨리고 시작했다. 그 인물의 서사를 안 주는 것이다. 서사를 구구하게 주면 더 불쌍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연기자 입장에서 나름대로 지수의 서사를 많이 만들어냈다. 엄마 아빠가 언제 이혼하고, 엄마가 언제 집을 나갔고, 아빠는 왜 도박에 빠지고, 왜 이렇게 폭력적이었는지. 내가 쓴 지수의 이야기는 아직 집에 있을 것이다. 다섯 장 정도. 그렇게 그려보았다.”

 


● 인간수업, 두 번 째 챕터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기억에 맴도는 얼굴은 민희(정다빈)이다. 민희를 밀치고 화장실 피를 닦는 장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내 연기가 만족스러워서가 아니다. 그때 그 연기를 할 때 완전히 빠져있었던 것 같다. 지수가 밤을 꼬박 샌 상황이다. 그래서 나도 잠을 안자고 그런 연기를 했다. 그런 거라도 해야 그 상황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 워낙 화제성이 높고, 인기가 많으니 ‘시즌2’ 이야기도 나온다.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지수가 어찌될 것 같나.

“하하.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일단 지수에게 고통스러운 일이 좀 더 많았으면 한다. 드라마에서 처벌을 받는다거나 하는 것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다. 나도 그것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해 보았는데, 작가님이 어떻게든 이어나갈 것이다. 난, 지수가 좀 더 고통을 받고, 후회할 수 있게 만들었으면 한다.”

- 고등학생 지수는 하는 범죄행각에 비해서는 소심하고, 우유부단하고, ‘쫄보’이다. 시즌2에서는 좀 고쳐지지 않을까?

“그 점에 대해서는 엄청 많이 상상해 보았다. 진짜 친구들이랑, 친한 형들이랑 이야기했었다. 만약 시즌2가 된다면 왕철(최민식)같은 싸움의 기술을 익히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하더라. 스토리에 대해서는 지수를 연기한 입장에서는 어떤 바람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작가님이 만들어주시고 창조하는 영역이다. 너무 열려 있는 이야기라서 어찌될지 모르겠다.”

- <인간수업>에서는 손에 쥔 핸드폰, 가방에 든 핸드폰의 벨소리, 진동음만으로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장면이 많았다. 찍으면서 무섭다고 생각한 장면이 있는지.

“진짜 많았다. 마지막에 기태가 들어올 때, 벨소리가 울릴 때. 그런 장면 찍으면서 감정이 묘했다. 그리고 누군가를계단에서 밀치고 휴대폰을 쥐는 장면. 그런 연기할 때 감정의 동요가 있었다. 아~ 이건 너무, 아우~. 이질적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정말 손이 떨리는 연기를 했었다. 물론 톱 장면도 그랬고. 그런 장면이 많았다.” 

- 한 작품 끝내고 배우로서 준비하고 있는 것은.

“운동을 한다. 해보고 싶은 것이 진짜 많다. 영어공부도 하고 싶고, 악기도 다시 다루고 싶고, 수영도 배우고 싶다. 배우는 다재다능해야한다고 생각하니까.”

“저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지금까지는 내면적인 캐릭터 연기를 많이 한 것 같다. 겉으로 과감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느낌대로 까부는 친구도 만나보고 싶다. 로코 같은 것도. 진짜 코미디도 하고 싶다. 지금 제가 입을 수 있는 옷이라면 뭐든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 배우 김동희의 다음 챕터

- 영화의 수위가 세고, 욕설도 많다. 연기를 함께한 배우들과 사이는 어땠나.

“저의 역할 때문에 항상 긴장감을 갖고 있어야했다. 작품의 주인공으로 해야 하는 역할. 그래서인지 배우들과 소통을 많이 나누지 못한 것 같다. 아직 내공이 부족하고, 여유가 없는 것 같다. 나름 생각하기에 지수는 사회성도 없고, 학교 반 아이들이랑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래선 안 될 것 같았다. 혼자 집중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일부러 더 절제한 것 같다. 물론, 작품 끝나고 많이 친해졌다.”

“아직은 밖에 나가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는 김동희 배우는 “나는 운이 좋은 배우 같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어본다면, 대중들에게,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배역이랑 잘 어울리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간수업>에서 갖은 고생을 다한 배우 김동희를 인터뷰하면 느낀 형용사는 ‘순둥순둥’이었다. 그래서 더욱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김동희, 정다빈, 박주현, 남윤수와 함께 최민수, 김여진, 박혁권이 출연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은 전체 10부작으로 지난 달 29일 공개되었다. (박재환 2020.5.8)



 

[인터뷰] 김동희 “나의 지수, 나의 연기수업” (넷플릭스 인간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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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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