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레 신의 분노] 조금씩, 완전히 미쳐가는 사람 (베르너 헤르조크 감독 Aguirre, the Wrath of God 1972)

2020. 4. 28. 11:39유럽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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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르너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의 1972년 <아귀레, 신의 분노>(Aguirre, the Wrath of God)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는 지금부터 450년 전인 1560년 지구 건너 편 남미 땅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극화한다. 콜롬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이랍시고 입구에 위치한 섬 하나)을 발견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은 때의 이야기이다. 스페인은 새로운 땅을 찾아 이곳에 군인과 선교사를 보낸다. 한때는 찬란했던 문명이, 오랫동안 평화로웠던 이곳에 몹쓸 문명의 칼날과 새로운 병균으로 무너지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에르난 코르테스는 멕시코를 가로질러 아즈텍을 정복한다. 1521년의 일이다. 이곳에 도착한 정복자들은 황금으로 둘러싸였다는 전설의 도시 엘도라도(El Dorado)를 찾겠다면 광분한다. 그들은 페루 쪽에서 아마존 정글을 가로지르며 황금을 쫓기 시작한다. 영화 <아귀레, 신의 분노>는 그런 저간의 사정을 짧게 자막으로 소개하고는 가파를 산을 오르는 그들을 비춘다. 

1560년, 수십 명의 스페인 정복자들(콩키스타도레스 conquistadors)이 수백 명의 원주민을 노예삼아 산을 넘고 있다. 이들은 안데스 산맥의 잉카 제국을 정복한 뒤 황금으로 둘러싸였다는 전설의 도시 엘도라도를 찾기 위해 산을 넘어 동쪽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가파른 산, 좁은 길을 따라 험난한 여정이 계속된다. 사령관 피자로는 중대결단을 내린다. 우르수아(루이 구에라)와 아귀레(클라우스 킨스키)를 지휘자로 뽑아 뗏목을 이용해 격류를 타고 내려가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 선발대에는 왕족 구즈만, 선교사 가스파르 드 카르바잘(델 니그로), 그리고 우르수아의 아내 이네스와 아귀레의 어린 딸 플로레스 등이 포함되었다. 이들은 네 개의 뗏목을 나눠 타고 격류 속으로 뛰어든다. 소용돌이 격류에서 뗏목이 고립되고, 이어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이어진다. 결국 우르수아는 전진을 포기하고 귀환하기로 결정하지만 아귀레가 반기를 든다. 그는 에르난 코르테즈가 명령을 어기고 앞으로 나아갔기에 멕시코를 점령할 수 있었다며 ‘엘도라도’의 금을 약속하며 계속 전진하기를 주장한다. 아귀레는 우르수아를 사로잡고, 구즈만을 꼭두각시 임금으로 내세워 스페인 왕에게 반기를 내건다. ‘오직 엘도라도의 금’에 의지하여 아마존 밀림의 뗏목 위에서 새로운 왕국을 선포한 것이다. 뗏목에 의지하여 전진하지만 이따금 나타나는 원주민들의 화살공격, 내부분열 등으로 갈수록 희생자가 생긴다. 하지만 조금씩 미쳐가는 아귀레는 헛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딸이 화살에 맞아 죽어가고, 마지막 남은 아귀레는 뗏목에 올라탄 원숭이 떼를 보며 광분한다. “나, 신의 분노는 내 딸과 결혼하고,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왕국을 찾을 것이다. 함께, 여기 이 대륙을 다스릴 것이다. 내가 신의 분노이다. 또 누가 나와 함께할 것인가....”

영화는 ‘아귀레’의 광기에 초점을 맞춘다. <지옥의 묵시록>의 커츠, 그리고 그 이야기의 원본이 된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 속 인물도 이처럼 문명(?) 세계에서 유리되어 조금씩 미쳐가며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해 간다. 자신이 ‘신의 분노’라고 말한 아귀레가 분노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휘관의 형편없는 통솔력? 저 멀리 있는 왕국의 믿을 수 없는 권력? ‘엘도라도의 황금’이라는 허황된 약속에 그는 격류 속으로 빠져든 것이다. 

영화 <아귀레, 신의 분노>는 베르너 헤르조크 감독과 배우 클라우스 킨스키가 처음으로 함께 작업한 영화이다. 이들은 이후 네 편을 더 찍는다. 이 영화를 찍을 때의 이야기는 무용담처럼, 전설처럼 전해진다. 감독이 배우에게 총을 겨누며 연기를 강압한 일을 비롯하여 도저히 용납 못할 착취에 가까운 촬영현장이었다. 물론, 오랫동안 그것이 광기어린 예술혼으로 추앙받기도 했다. ‘아귀레’를 연기한 클라우스 킨스키는 <테스>로 유명한 나스타샤 킨스키의 아버지이다. 영화에서 미친 연기를 한 그는 현실세계에서도 광인이었다. 그가 죽은 뒤에야 그의 딸(들)이 부친에게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500년 전, 평화로운 대륙을 짓밟은 유럽인들과 예술혼에 불타는 광기의 감독과 미친 배우가 펼친 ‘걸작’ <아귀레, 신의 분노>는 보면서 온갖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나무에 걸린 배의 환영에 대한 해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끌려간 원주민들의 무고한 희생과 그 조상들의 비애이다. 어쨌든 베르너 헤어조그의 걸작 <아귀레, 신의 분노>는 ’왓챠플레이‘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재환 2020.4.28)

 

 

Aguirre, the Wrath of God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Jump to navigation Jump to search 1972 film by Werner Herzog Aguirre, the Wrath of God (German: Aguirre, der Zorn Gottes), known in the UK as Aguirre, Wrath of God, is a 1972 epic historical drama film written and dire

en.wikipedia.org

 

 

에르난 코르테스

코르테스가 신세계에 온 것은 (...)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신대륙에 왔던 것이다. 그 운명은 바로 상속을 통해서가 아닌 개인의 의지와 다소간의 행운의 도움을 얻어서 획득한 권력과 부, 그리고 영광으로 가득 찬 운명이었다. 의지의 힘과 운을 마키아벨리적으로 완벽하게 결합시킨 코르테스가 아즈테카 제국(아즈텍 제국)의 정복이라고 하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모험 중의 하나를 실현시킬 목적으로 배에 몸을 실었을 때, 그는 르네상스 유럽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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