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환 2003.4.25.) 1984년에 만들어진 이 홍콩영화는 꽤나 중요한 작품이다. 그 유명한 장만옥의 실질적 영화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실질적? 장만옥의 프로필을 보면 첫 작품은 왕정 감독의 <청와왕자>(개구리왕자)로 1984년 4월 18일에 홍콩에서 개봉되었다. <연분>은 10월에 개봉되었었고 말이다. 물론, 장만옥은 이듬해 개봉된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 1편의 성공 이후 영화배우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미스 홍콩‘ 출신 연예인이었을 뿐이다. 그럼, 장만옥이 당시 한창 인기몰이를 하던 장국영과 출연한 <연분>은 어떤 영화인가.
아마도 극중에서 폴(장국영)은 제약회사 신입사원으로 등장하는 모양이다. 청운의 희망을 품고 지하철 티켓을 끊어 출근길에 나선다. 그런데 지하철에서 그는 첫눈에 쏙 반해버리는 여인 모니카(장만옥)를 보게 된다. 그런데 그런 얼빠진 장국영의 모습을 지켜보는 또 한 사람의 여인이 있었으니 정체불명의 아가씨 아니타(매염방)이다. 장국영은 장만옥을 좋아하지만 장만옥 주위에는 남자들이 많이 모여든다. 이전 직장 사장과 새 직장 사장의 동생까지. 하나같이 장만옥의 외모에 사로잡힌다. (장국영도 마찬가지!) 그럼, 매염방의 역할은? 이 정체불명의 아가씨는 장국영의 주위에서 장국영을 끊임없이 도와준다. (아직 철부지 소년이라는 느낌이 드는 ‘장국영을 갖고 논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 듯!) 장만옥 또한 나름대로 제짝 찾기에 고생이 많다.
어쨌든 한바탕 소동을 벌인 뒤 홍콩지하철을 배경으로 인연 찾기 게임이 시작된다. 어떤 게임이냐 하면. 일단, 홍콩의 지하철역에서 티켓을 끊는다. 여자(장만옥)가 계단을 타고 내려간다. 그리고 10분 뒤, 남자(장국영)가 그 여자를 뒤쫓는다. 여자는 어느 방향의 어떤 기차를 탈지 남자로선 전혀 알 수 없다. 인연이 되면 같은 방향 같은 지하철을 탈 것이고, 인연이 아니면 서로 딴 방향으로 엇갈릴 것이다. 매염방의 도움으로 결국 장국영과 장만옥은 맺어진다!!!!
이 영화가 지하철과 큰 인연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영어 제목의 의미를 알 수 있을 듯. 실제로 이 영화는 당시 개통된 홍콩 지하철역을 충분히 활용했다고 한다.
[홍콩 지하철 이야기가 나와서, 좀 오래된 이야기를 하나 덧붙인다]
좀 멍청한 이야기이다. 부산의 지하철 1호선은 1985년 경에 부분구간이 개통되었다. 개통 초기 지하철 이용자는 거의 없었다. 우선은 운행구간이 너무나 짧았기 때문. 그러니 지하철 객석이 텅텅 빈 채 몇 달, 아니 몇 년을 운행되었다. 개구쟁이들이 이런 천혜의 놀이터를 놓칠 수가 없다. 당시 ‘람보 게임’ 혹은 ‘코맨도 게임’이란 게 있었다. 중고등학교 아이들이 하던 짓거리였는데. 지하철이 역에 도착하여 문이 열리고 닫힐 때. (한 1~20초 되나?) 한 놈이 뛰어들어온다. 그러고는 좌석의 시민을 향해 총질하며 소리를 지른다. “나는 람보다. 두두두두룩~~~~” 그러고는 문이 닫히기 전에 후다닥 뛰어내린다. (여유 있는 놈은 “폭탄이다”라며 수류탄 던지는 시늉까지 하고) 만약, 이 놈이 하차하기 전에 객차 문이 닫혀버리면. 이 녀석은 쉽게 말해 엄청 쪽팔림을 당하는 것이다. 이런 황당한 경우를 당하는 객석의 중장년층은 기가 찰 것이다. 그런데 이게 재미있는지 당시 아주 가끔 그런 장난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어림도 없지.. 지하철엔 손님이 꽉꽉 차 있으니 말이다.) 음.. 당시엔 참,, 놀이문화가 수준 이하였던 것 같다. 나 말고 이런 거 본 사람 있어요? 있다면.. 나랑은 굉장한 인연을 가진 사람이 분명하다… ^^ (박재환 200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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