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엘리어트] 댄싱 히어로 (스티븐 달드리 감독 Billy Elliot 2000)

2019.08.05 09:49유럽영화리뷰

 (박재환 2001.2.15.) <빌리 엘리어트>를 극장에서 본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이미 영국에서 넘어온 실업자, 혹은 비탈에 선 중산층의 이야기는 <풀 몬티><브레스드 오프>, 혹은 켄 로치 감독의 작품들을 통해서 보아왔다. 그러나, 이번에 소개되는 영화는 국가적 차원에서 단행되는 구조조정의 서슬 퍼런 현실 앞에서, 혹시 천재일지도 모를아이를 위해 아버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또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이기에 꿈꾸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너무나 설득력 있게 전해준다.

 

1984년의 영국 던햄 지역은 탄광노동자의 생존권을 둘러싸고 지루한 파업을 펼치고 있었다. 탄광노동자는 임금삭감 혹은 노조와해의 위협 속에 강철같은 노동대오를 형성한다. 방패와 헬멧으로 무장한 경찰과 대치하면서 단 한사람의 이탈도 거부한다. ‘빌리 엘리어트의 아버지와 다혈질의 형도 이들의 무리에서 공동의 승리를 기약한다.

 

영화에서 알 수 있는 마을의 분위기는 노조와 공권력의 진부한 대결과 함께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갈등관계만큼이나 정상적인 생활행태에 대한 굳건한 컨센서스가 이루어져있다. 그것은 계집애같은 남자를 혐오하고, 남자는 남자다와야한다는 정통 사고방식의 고수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권투글로브를 벗어던지고 발레 슈즈를 신은 빌리 엘리어트의 선택은 납득할 수 없는 파계였던 것이다.

 

남자는 권투나 축구를 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근엄한 명령에 반발하여 빌리는 집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리고는 땅바닥을 구르며 담을 걷어차며 춤을 춘다. 그것은 <플래시댄스>의 약동하는 젊음의 발산이라기보다는 <풋루즈>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에의 의지이며, 자유의지의 발산인 것이다.

 

아들과 아버지의 갈등 관계는 의외로 쉽게 해소된다. 그것은 자신의 아들이 혹시 갖고 있을지 모를 천재성에 대한 아버지의 기대이며, 그것은 1984년의 던햄에서 소년이 자라면 결국 탄광노동자가 될 뿐이라는 인생의 굴레에 대한 사실을 아버지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아들에 대한 기대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며 현재의 굴레를 벗어나는 열쇠인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의 행복을 위해 강철같은 노동자의 대오를 벗어난다. 동료노동자의 질시와 손가락질을 못 본채하며 막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그 아버지를 관객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아들의 행복을 위해서는 아버지는 그 어떤 명분도 그 어떤 희망도 기꺼이 포기하는 것이다.

 

송일곤 감독의 <피크닉>IMF를 통과하지 못하는 한 가족의 비극을 그렸었다. 하지만 스티븐 달드리는 기꺼이 살아남아 희망을 가꾸는 선택을 보여준다. 그것은 예술에 대한 향수라는 것이 고상함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의 고귀함과 연결되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은 파업의 정당성, 혹은 부당성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살아남을 자에 대한 죽어가는 자의 희생을 돋보이게 했다. 그러한 아버지와 그러한 선택이 있었기에 우리는 마지막에 창공을 뛰는 백조의 비상에서 격한 감동의 박수를 보낼 수가 있는 것이다.

 

아들이 왕립발레단으로 떠날 때, 빌리 엘리어트의 아버지와 형이 막장으로 내려가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다. 그것은 흡혈귀 자본주의자에 무릎 꿇는 노동자의 패배가 아니라, 아들의 행복과 꿈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의지와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아버지의 모습인 것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현실이 그대를 질식케 할지라도 희망과 미래는 살아있는 것이다.

 

<빌리 엘리어트>는 그렇게나 매혹적인 희망의 찬가인 것이다. (박재환 2001.2.15.)

 

 

Billy Elliot - Wikipedia

Billy Elliot is a 2000 British dance drama film about a boy becoming a professional ballet dancer. It is set in County Durham, North East England during the 1984–85 coal miners' strike. It was produced by Greg Brenman and Jon Finn, music composed by Step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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