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라 런] 운동화 신고 볼 영화 (톰 티크베어 감독 Run Lola Run, Lola Rennt, 1998)

2019. 8. 3. 18:33유럽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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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1999) 이제부터 신발끈 꼭 묶고 정신없이 뛰어야한다. 내내 뛰고 뛰고 또 뛰어야한다. 만약 멈춘다면 애인 ‘마니’가 죽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상관없다. 이 탄환무비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너무나 무모하다. 심장이 터지도록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는 것이다. 얼마나 상쾌한가. 아마 마지막 뜀박질해본 게 10년도 더 된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문득 내일 아침엔 가까운 학교 운동장에 가서 트랙을 마구 달려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보고나면 10년은 ‘젊어지고 싶은’ 영화이다.

영화는 정신없이 돌아간다. <트레인스포팅>보다 <도베르만>보다 더 빨리 뛰어간다. 그리고 배경음악은 연신 숨을 할딱이게 한다. (몇 주 동안 기관지염으로 기침을 심하게 하여 현재 숨도 제대로 못 쉴 만큼 심장이 아팠다. 그래서 은근히 걱정했다. 박재환 영화 보다가 결국 심장마비로 죽다.. 이렇게 될까봐) 음악은 음… 좀 오래되었는데 그런 음악이 있었다. 흑인 여자가수인데.. 가수 이름은 기억이 안 난다. “I Feel Love”란 게 있었다. 그 음악을 신디사이저 디지털 테크노 스타일로 깔린다 생각하면 딱 맞다. 그럼 그 리듬에 맞춰 달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왜 달리냐고? 그건 달리면서 생각하면 된다. 달리는 사람 – 빨간 머리 아가씨다. 우리나라 개봉 영화전단지를 보니 협찬에 ‘박준美場’이라고 우리나라에서 꽤 유명한 미장원 아저씨 체인점이 끼어 있었다. 참 어울리는 협찬 같았다. 왜 달리는지 전단지에 나와 있다.

때르릉.. 전화왔다. 빨간머리가 전화를 받는다.

 

롤라..미쳤어? 그러면 안 돼. 네가 있는 곳으로 지금 갈게. 

마니.. 좋아. 그런 다음엔? 

롤라.. 내가 도와줄게. 방법이 있을 거야 

마니..20분 안에 돈을 구하지 못하면, 난 죽은 몸이라구 

롤라..기다려 

마니..왜? 

롤라..기다려, 내가 돈을 구해갈게. 

그래서, 지금 빨간머리 롤라는 런닝셔츠 차림에 정신없이 애인에게 달려간다. 20분 안에 10만 마르크(독일영화임) 구해서 애인에게 건네줘야 한다. 샴푸 사 오라는 엄마 말을 뒤로하고, 무서운 개와 짓궂은 놈이 진을 치고있는 계단을 뛰어넘어, 유모차 모는 아줌마 어깨를 치고, 자전거 탄 놈을 따돌리고, 골목에서 튀어나오는 차를 아슬아슬 피해 달려간다. 정신없이 달려간다. “아버지 10만 마르크만….” 오 맙소사, 하지만 시간 내에 도착을 못했다. 마니는 권총을 빼들고 이미 마지막 수단으로 슈퍼마켓을 털려 들어갔다. 롤라는 처음 만져보는 총으로 강도 짓에 동참한다. 그러나 이미 경찰이 포위하고 마니는 돈다발을 하늘에 던져버린다. 아이구 맙소사, 경찰은 깜짝 놀라 방아쇠를 당기고 롤라가 가슴에 정통으로 맞아버린다.

 

그래서, 지금 빨간머리 롤라는 런닝셔츠 차림에 정신없이 애인에게 달려간다. 20분 안에 10만 마르크(독일영화임) 구해서 애인에게 건네줘야 한다. 샴프 사 오라는 엄마 말을 뒤로하고, 무서운 개와 짓궂은 놈이 진을 치고 있는 계단을 뛰어넘어, 유모차 모는 아줌마 어깨를 치고, 자전거 탄 놈을 따돌리고, 골목에서 튀어나오는 차를 아슬아슬 피해 달려간다. 정신없이 달려간다.

 

 

“마니. 나 사랑해? 얼마나? 내가 죽으면?…” 

그리고 다시 뛰기 시작한다. 빨간머리 로라는 전화를 받는다. 

롤라..미쳤어? 그러면 안 돼. 네가 있는 곳으로 지금 갈게. 

마니.. 좋아. 그런 다음엔? 

롤라.. 내가 도와줄게. 방법이 있을 거야 

마니.. 20분 안에 돈을 구하지 못하면, 난 죽은 몸이라구 

롤라..기다려 

마니..왜? 

롤라..기다려, 내가 돈을 구해갈게.

 

자 그럼, 영화를 대강 눈치 챌 것이다. 이런 구조는 <퍼니 게임>에서 보아왔고, (아직 못 보았지만) <레트로액티브>라는 영화도 이런 식일 것이다. 운명을 되돌려놓기 위해 발버둥치는 영화주인공을 처음 본 것은 아마 <백 투 더 퓨처>인 것 같다. 그 영화에서 사진 속에서 희미해져가는 미래의 윤곽을 되살리기 위해 마이클 제이 폭스가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롤라는 마니의 운명을 되살리려고 뛰는 것이었다. 그녀는 참 열심히 많이 달린다. 그녀가 뛰면서 스쳐지나 가는 사람의 운명을 조롱이라도 하듯 그녀의 달림과 반복, 리플레이는 계속된 운명의 반전을 보여준다. 하지만, 운명이 바뀌더라도, 결국 목적은 하나이다. 관객에게 즐거운 긴장감을 주는 것이다. 사실 관객은 음악 때문에, 달리는 광경 때문에 20분 후에 어찌될지 모를 마니의 운명 때문에 줄곧 비슷한 광경을 눈도 깜짝 안하고 지켜봐야한다. 만약 롤라가 멈추면 마니는 죽을 것만 같으니까.

이 영화광고의 메인 카피는 “99년 선댄스 관객들이 선정한 최고 인기영화!”이다. 왜 이런 멍청한 카피를 택했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관객에게 선댄스가 먹혀들까? 나라면 이번 선덴스에서 엄청난 포르노물을 들고 나온 싱가포르 아가씨 영화가 더 관심이 가는데 마이다. 나 같으면 영화 이미지에 어울리게 “뛰면서 바꾼다” 뭐 이런 게 더 멋있을 것 같은데.. 마니로 나온 배우를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안 떠올랐다. 독일영화 본 게 몇 편이나 된다고 그게 다 기억이 나지 않지..했는데 보니… 모리츠 블라입트로이는 ‘노킹 온 헤븐스 도어’에서 멍청한 악당 압둘로 나왔단다. 그제야. 음 단순과격무식한 그 놈이었군. 했다. 참 이 영화는 30세 이상 관람불가라고 나왔다. 정말 그렇다. 노친네들 이 영화 보다간 심장마비 걸리기 딱 알맞은 영화였다. 한 순간도 눈을 떼어놓을 수 없는 재미가 있다. 이 영화는 한편의 전자오락 사이버 게임이며, 제트 코스트 롤러 무비이다. 감독 톰 티크베어의 재미있는 영화적 시도가 곳곳에 있는 실험성 짙은 작품이다.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을 영화 같다.

* 2009년 리뷰 찾아 다시 올리며 다시 읽어보니 이 영화 다시 보고 싶어진다. (2009-8-6) *

 

 

Run Lola Run - Wikipedia

Run Lola Run (German: Lola rennt) is a 1998 German thriller film. The film was written and directed by Tom Tykwer, and starring Franka Potente as Lola and Moritz Bleibtreu as Manni. The story follows a woman who needs to obtain 100,000 Deutsche Mark in t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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