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인과연] “진기한 이야기가 이어질 듯” (김용화 감독 Along with the Gods: The Last 49 Days, 2018)

2019. 9. 11. 13:00한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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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18.08.21)  데뷔작 <오!브러더스>(2003)를 시작으로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까지 성공가도를 달리던 김용화 감독이 중국영화시장까지 욕심을 갖고 도전한 <미스터 고>가 흥행에 참패하자 크게 낙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서서 더 큰 도전에 나선다. 웹툰 <신과함께>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주호민의 <신과함께>를 사랑하는 웹툰 독자들이 많았기에 영화화 소식에 우려의 소리가 높았다. 김용화 감독은 수백 억원을 투자받아 처음부터 2부작을 찍었다. 놀랍게도 한국영화의 판도를 바꿀 만큼 큰 흥행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겨울 개봉된 <신과함께-죄와 벌>은 144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명량>에 이어 역대 2위의 흥행성공을 거두었다. 김용화 감독은 서둘러 속편의 후반작업을 마무리하고는 여름시즌에 <신과함께-인과 연>을 내놓았다. 어제까지 114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전편 못지않은 흥행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탄탄한 원작, 이야기의 힘

영화 <신과함께>가 전해주는 재미와 감동은 전적으로 주호민의 웹툰에서 출발한다. ‘착하게 사는’, ‘소시민의 행복’, ‘가족의 소중함’ 등이 주호민의 웹툰에는 녹아있다. 그리고, 그런 소재가 한국적 토속/민간신앙과 결합하여 새로운 사후세계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래전 TV에서 보았던 <전설의 고향>과는 같은 듯, 달리진 화법을 보여준다. 악인은 처벌받지만 그 과정은 변호사와 검사가 있고, 증거에 입각한 공평하면서도 엄밀한 법 집행이 이뤄진다. 주호민의 원작웹툰이나 김용화의 영화는 모두 인간의 이야기이다. 살아생전의 삶의 고달픔과 지옥세계의 피폐함이 독자와 관객의 눈높이와 마음자세에 순응한다. 

‘신과함께’는 풍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삶과 죽음을 다루면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그리고 있으며, 한국적 정서를 고스란히 뽑아내는 ‘인과 연’을 놓치지 않는다. 게다가 김용화 감독은 천만흥행영화의 법칙도 나름 완성시킨다. 셰익스피어의 무게감에 마동석 캐릭터를 활성화 시키면서 아동 관객의 눈높이까지 맞춘다.

김용화 감독의 야심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 고>의 (흥행) 실패를 통해 영화 만들기의 엄밀함을 깨우쳤다. ‘고릴라가 야구를 한다’는 기막힌 재미 요소를 영화로 옮기면서 대중영화팬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야구룰의 복잡함’을 간과했던 모양이다. 김용화 감독은 재미있는 원작을 영화로 만들면서 그 재미를 넘어서는 또 다른 재미를 찾았다. CG의 완벽함을 추구하면서도 CG에 전적으로 의지하지는 않는다. 감독은 스토리의 재미, 극적 구성에 방점을 찍으면서 영화를 조율한 것이다. 

주호민의 웹툰은 이미 뮤지컬로,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콘텐츠 확장성의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김용화 감독은 <신과함께>에 처음 개봉되었을 때 들었던 “우리 진기한 변호사는 어디 갔어?”라는 웹툰 팬들의 항의에 충분히 반응할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사후세계의 존재, 인간의 죄를 벌하고 싶은 의식, 삶과 죽음이 교차하고 연결되는 방식, 그리고 무엇보다 갈수록 진화할 덱스터 스튜디오의 실력으로 보자면 <신과함께>는 앞으로 오랫동안, 풍성하게, 거듭하여 생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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