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만 쩡잉팅 감독 “대만 청춘의 고뇌” (BIFF 2017)

2018. 7. 11. 13:35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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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막을 내린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는 75개 나라 300여 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이중 대만(타이완)영화는 모두 9편이 소개되었다. 대만은 해마다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들의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한국 부산을 찾아 대만영화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대만 상영작 중 <마지막 구절>(最後的詩句 The Last Verse)의 쩡잉팅(曾英庭)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마지막 구절>은 대만의 PTS(公共電視)라는 TV방송사가 ‘뉴 크리에이티브 무비’(新創電影)라는 타이틀로 만든 TV영화이다.

 

영화 <마지막 구절>은 2000년부터 2017년까지의 대만의 현실을 ‘아프게’ 보여준다. 고등학생이었던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을 처음 만나 데이트를 신청할 때 천수비엔이 총통(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뉴스가 TV에서 흘러나온다. 남자가 군에 가고, 제대하고, 취직하고, 그리고 돈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때 여자 친구는 항상 옆에 있어준다. 하지만, 대만 총통이 천수이비엔(진수변)에서 마잉주(마영구)로, 다시 차이잉원(채영문)으로 바뀌는 동안 남자와 여자의 경제적 형편을 어려워지고, 극한의 상황에 몰려,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다.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청년빈곤’의 문제를 기반으로 16년간에 걸친 대만청년 애정고사를 완성시킨다. 대만 젊은이들이 마주하게 되는 현실을 잔혹할 뿐이다.

 

쯩잉팅 감독은 “PTS의 의뢰를 받고 짧은 시간에 완성시켰다. 10만 달러(US$)라는 초저예산으로 완성시켜야 했기에 힘들었다. 하지만 작품이 완성되고 나서는 또래의 스태프들이 모두 만족했다. 현재 자신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영화에서 잘 반영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영화는 꽃다운 나이에 처음 만나, 청운을 꿈을 펼칠 청춘에게는 잔혹동화이다. 아버지는 빚 때문에 자살하고, 그 빚을 떠안은 주인공은 줄곧 빚 갚느라 청춘의 아름다움을 누리지 못한다.

 

쩡 감독은 이에 대해 “19세에서 35세 사이의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제가 경험한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19살에 무언가를 결정했을 때 나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영화에서는 고비마다 TV에서는 새로운 대통령에 관한 소식을 전한다. 왜 그런 설정을 했을까. “우리가 대통령을 뽑을 때, 어떤 미래나 원하는 방향성이 있다. 하지만 공감을 주고 믿음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어떠한 인생이든 그것을 결정하고 선택해야할 것이다. 진학문제, 직업을 택할 때, 결혼할 때. 그런 기억이나 결정에서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채에 시달리는 남자는 ‘권총’을 구해 자신을 구렁텅이에 내몬 사채업자를 찾아간다. 그리고, 총소리만이 극장을 울린다. 과연 총을 쏘았을까? 감독에게 그 장면을 ‘굳이’ 물어보았다.

 

“그 장면은 관객들이 알아서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좋은 마음이라면 죽이진 않고 허공에 총을 쏘았을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죽였을 것이다. 관객에게 주는 공백이다”며 “개인적으로 죽였다”고 덧붙인다.

 

역사라는 거대한 강물의 한줄기를 이루었을 개인의 역경을 시간적 흐름(혹은 그 역순)으로 따라간다는 점에서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이 연상된다.

 

쩡 감독은 “이창동 감독을 무척 좋아한다”며 자신이 영향을 받은 세 감독이 후효현(허우샤오시엔), 양덕창(양더창,에드워드 양), 그리고 한국의 이창동 감독이라고 한다.

 

“허우 감독과 양 감독은 대만사람들이 현재 살고 있는 모습을, 핵심적으로 잡아 영화에 잘 담아낸다. 그들의 영화를 보면 마치 그 삶을 살아본 느낌을 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시구>은 대만 PTS에서 제작 방송한 TV영화(TV무비)이다. 지난 달 열린 대만 TV/광고 시상식인 금종상(金鐘獎 Golden Bell Awards) 시상식에서 남녀주인공 부맹백(傅孟柏,푸멍보)와 온정릉(温貞菱/원전링)이 미니드라마/TV영화부문 남녀주연상을 동반수상했다. PTS 채널에서 방송된 후 예술영화관에서 잠깐 상영되고, 네이버의 대만지역 미디어플랫폼인 라인TV에서 공개 중이라고 한다.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 쩡잉팅 감독은 대만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경찰이고, 수사를 펼치고, 로맨스도 있을 것”리아며 “아직은 머리 속!”이라고 덧붙인다. (박재환 2017년 BIFF인터뷰/ KBS연예뉴스TV특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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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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