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캣츠, 이런 고양이 저런 고양이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70여 종의 고양이가 있단다. 물론 샴이나 페르시안 같은 종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런데 고양이를 안 키우는 사람 입장에선 귀여운 고양이, 눈이 큰 고양이, 도도한 고양이, 도둑고양이 등 다양한 접근법이 있을 것이다. 야생의 동물이 어떻게 인간 곁으로 와서 개와 비등한 애완동물로 자리잡게된 고양이. 그들의 뇌리 깊숙한 곳에는 인간이 알지 못하는 자기들만의 천국과 자기들만의 세계가 있을 것이다. 영국의 시인 T.S. 엘리엇은 그렇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아들을 위해 고양이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런 시들을 묶어 낸 시집이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이다. 이 책에는 멍거스트랩, 올드 듀터러노미, 그리자벨라, 럼 텀 터거, 몽고제리와 럼플티저,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스킴블상스, 맥캐버티 등 수많은 이름의 고양이가 등장한다. 그들 고양이 각자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길가는 사람 아무를 붙잡아 물어봐도 그들만의 인생과 스토리가 있듯이 길거리 쓰레기통 뒤에 숨은 고양이에게도 탄생설화와 인생, 아니 묘생(猫生)역정이 있는 것이다.
T.S. 엘리엇은 아들에게 젤리클 이야기를 펼친다. 지금은 저렇게 볼품없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지만 한 때는 영광을 지녔고, 사랑을 받았을 것이라고.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는 그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오랜 준비 끝에 뮤지컬로 완성했다. 이름마저 거룩한 <캣츠>. 1981년 런던 웨스트앤드에서 첫 공연을 가진 이래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뮤지컬의 하나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단 한 번의 흥행 실패를 한 적이 없는 <캣츠>가 지난주부터 다시 서울 무대에 올랐다.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되는 이번 <캣츠> 공연은 영국, 미국, 호주, 남아공 등에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고양이’들로 무대를 채운다.
이른바 1년에 한번 열리는 젤리클 축제가 시작되면 세상의 고양이들이 한곳에 모여든다. 한 마리씩 자신의 ‘화려했던 묘생 라이프’를 들려주는 것이다. 용감하기도, 멋지기도, 섹시하기도, 안타깝기도 한 고양이들의 이야기에 관객들은 매료된다. 그럴 수밖에 화려한 고양이 분장과 날렵한 퍼포먼스는 인간들을 고양이세상으로 밀어 넣기에 충분하니까. 게다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엘리어트의 시에 영혼을 불러일으킨다.
뮤지컬 <캣츠> 관람의 또 다른 재미는 캣츠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무대 위 공연 캣츠들은 시도 때도 없이 무대 밑 객석으로 내려와서 휘젓고 다닌다. 요염한 고양이 자세로, 앙큼한 포즈로, 새침한 인상으로. 물론, 고양이가 주로 출몰(!)하는 좌석은 이른바 젤리클석이라고 해서 프리미엄이 붙는다. 눈앞에서 고양이를 보면 즐겁기도 하고, 감탄스러울 것이다.
고양이들의 울음소리와 웃음소리, 그리고 한탄을 듣다보면 그리자벨라를 만나게 된다. 그리자벨라의 ‘메모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뮤지컬 <캣츠>의 티켓 가치는 충분하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중간에 우리말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색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외국 고양이가 한국말 노래를 부르다니!
해외 공연팀의 2017년 <캣츠> 공연은 지난 주 첫 공연을 시작으로 9월 10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진행된다. 서울공연이 끝나면 광주, 대전, 울산, 인천, 고양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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