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더 전에 내겐 꽤나 흥미로운 기사(컬럼) 하나를 읽었었다. (아무리 그 기사를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다). 10여 년 전.. 인터넷이란 게 활성화되면 이젠 국경이란 개념이 사라지고 자연스레 재판관할권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는 내용이었는데, ‘학교 다닐 때부터’ 그런 분야의 국제법에 관심 많았기에 여태 기억한다. 당시 기사내용은 인터넷이 발달하고 법체제가 정비되고 있는 미국에서는 이런 시도로 가능하리라고 내다본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이런 것이다. 만약 엄청난 불법 사이트가 있다고 하자. 불법도박이든, 포르노사이트이든. 그런데 그 사이트(서버, 운영주체)가 ‘한국’이라고 하자. 미국에서는 엄청 큰 문제가 생기고 한국에서는 그런 사이트에 대한 규제가 없을 경우 어찌할 것이냐... 라는 것이다. 뭐, 범죄인인도협정이랑은 좀 다른 접근법이다. 유엔이나 국제형사재판소랑도 다른 개념의 접근이다. 미국은 아마 이렇게 할 것이란 것이다. (주마다 법이 다르지만 강경한 주지사나 간 큰 법무장관이 있는 주라면.. 텍사스 주라면....) 어느날 갑자기 미국 S.W.A.T가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와서 PC앞에 앉아서 음란물을 열심히 올리고 있는 한국인 김본좌 선생을 강제 연행해갈 것이란 것이다. 한국은 도둑놈 하나 못 잡는 미개한 국가이니 미국이 나서서 범죄자를 응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꼭 한국이 아니고 저 이라크나 아프리카 붕가붕가국이라면 그럴 듯하게 들릴 것이다) 물론, 엄청 난리겠지. ‘국제적 무법자’ 미국이라며 비난이 쏟아지겠지... 그런데, 미국은 실제 그렇게 남의 나라에 들어가서 남의 나라 사람을 납치해 온 일이 있다. (위키리스크에 나온 이야기는 아니고...)
노리에가를 잡기 위해 미군 상륙
파나마 독재자 노리에가를 눈엣 가시로 여기던 미국은 그를 마약밀매혐의로 기소하였고, 파나마를 침공하여 그를 납치한 것이다. 1992년 미국에서 재판을 받은 그는 40년 형 선고받았다.
* 노리에가가 여태 미국 교도소에 있는 줄 알았는데.. 그는 미국-프랑스간 범죄인인도협정에 따라 프랑스로 넘겨졌다. 프랑스도 그에게 ‘불법자금세탁혐의’에 유죄를 선고한 상태였다. 노리에가가 마약판 돈으로 프랑스에 고급 아파트를 샀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궐석재판(피고 없이 재판만 해둔 상태였고..) 미국은 직접 ‘범인’을 잡아오는 ‘행동하는 국가’인 셈이다. 노리에가는 2010년 프랑스로 넘겨졌고 결국 7년 형을 선고받아 프랑스에 복역 중이란다. 이제 대통령도 바뀌었고 ‘민주국가가 된’ 파나마는 노리에가를 넘겨달라고 요구했지만 프랑스는 7년 감옥살이 꽉 채운 뒤 넘겨주겠다고 그런다. 대단한 법 집행의지의 미국+프랑스이다. **
뭐,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오늘 IT면에 난 기사 하나 때문.
[구글 ‘개인정보 무단 수집’ 파장]구글 개인정보 불법수집 한국 ‘IT 경찰’이 밝혔다 (▶동아일보)
.........구글 수사를 맡고 있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지난해 8월 구글코리아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하드디스크 암호를 해독해 개인정보 무단수집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경찰은 이르면 이달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 검찰은 미국 구글 본사와 본사 관계자들을 통신비밀보호법상 감청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구글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수사기관이 혐의를 입증해 기소하기로 한 것은 한국이 사실상 처음이다.............
.... 정보를 분석한 결과 무선인터넷(Wi-Fi)을 통해 오간 수십만 건의 개인정보가 수집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 가운데 상당수는 개인끼리 주고받은 e메일과 메신저 기록은 물론이고 내용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어 명백하게 개인정보로 분류되는 것들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제는 노리에가 같은 독재자/마약문제가 아니라, 인터넷이니... 아마 한국이 그렇게 했다가는 ‘중국보다 더 한’ 국제무법자 소리를 듣게될 것이다.
구글은 중국에서 철수했다...
인터넷문제, 디지털정보기술 문제는 이제 확실히 한 개인, 가정, 사회,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 사회가 연관된 문제란 점이다. (박재환. 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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