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클로저 데이] “나는 62년 동안 UFO를 추적했다” (Disclosure Day, 2026)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을 극장에서 본 사람을 찾아 인터뷰한다면 그것도 대단한 인류문화유산이 될 것이다. 그 작품은 <듀얼>도, <1941>도 아니다. 그가 17살, 고등학교 다닐 때 만든 <파이어라이트>(Firelight,1964)이다. 134분짜리 이 영화는 동네극장에서 한 차례 유료상영 되었다. 스필버그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워스트5에 드는 작품’이라고 회상했다. 아쉽게도 이 작품은 3분여 분량의 클립만이 남아있다. 영화는 미국 가상의 도시에 신비로운 외계인이 출몰하고, 지구침략의 상상력을 펼친단다. 엉망인 화질과 음질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 스필버그의 향후 영화세계를 미리 엿볼 수 있다. 그는 이때부터 밤하늘을 올려다보았고, 외계인과 UFO의 존재를 믿었고, 그것을 영화로 만들어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그의 소망과 이야기보따리가 <디스클로저 데이>에서 활짝 펼쳐진다. 

 영화는 3차 세계대전이 언제 일어날지 모를 지구적 위기가 코앞에 놓인 상황에서 미국(정부)이 숨기고 있는 ‘톱 시크리트’의 공개를 둘러싼 음모론을 다룬다. 워덱스라는 비밀기관의 사이버보안 전문가 켈너(조쉬 오코너)는 X-파일을 훔친다. 조직의 수장 노아(콜린 퍼스)는 켈너에게 넘어간 자료를 회수하기 위해 광범위한 추적을 펼친다. 한편 지방 TV방송사 기상캐스터인 마거릿(에밀리 블런트)은 생방송 도중 무언가에 홀린 듯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는 방송 사고를 낸다. 이제부터 마거릿의 ‘알 수 없는 언어’와 그것을 ‘해독할 줄 아는’ 켈너의 공조, 그리고 이 둘을 악착같이 뒤쫓는 미국 비밀조직 워덱스의 추적전이 시작된다. 

 스필버그 감독의 <디스클로저 데이>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채 촬영이 진행되면서 영화의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야 제목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미국정부는 오랫동안 외계생명체의 존재와 지구 도래(到來)에 대해 철저히 비밀로 해왔다. 그것은  1947년 7월, 뉴멕시코주 로즈웰(Roswell)에서 벌어진 소동에서 시작된다. 그날 그곳에서 우주로부터 날아온 UFO가 추락했다는 것이다. 기체 잔해는 서둘러 수습되었고, 탑승한 외계인(사체)은 모처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이날 이후 미국의 SF와 미국인의 상상력, 음모론은 폭발한다. UFO는 있고, 외계인은 수용되었고, 미국정부는 그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놀라운 비행술의 ‘UFO’를 만들 정도의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을 가진 외계인을 납치, 고문하여 엄청난 과학적 지식을 빼낸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든 것이 스텔스 같은 것이란다. 여하튼 믿거나말거나 뉴멕시코의 로즈웰과 네바다의 ‘51구역’(Area 51)은 핫스팟이 된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오래 전부터, 그러니까 17살에 <파이어라이트>를 찍을 때부터 UFO와 외계인에 매료된다. 그가 <죠스>의 흥행성공 이후 내놓은 작품이 바로 <미지와의 조우>(1977)이다. 이 작품에서 평범한 미국인 리처드 드레이푸스와 멜린다 딜런은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는 엄청난 발광체를 목격하고는 미친 듯이 하나의 형상을 만들기 시작한다. 바로 와이오밍주의 데블스타워의 모습이다. 이제 그곳에서 인류역사상 최초로 지구인과 외계인의 근접조우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리고 50년 만에, 할리우드의 슈퍼 파워맨이 된 스필버그는 다시 한 번 ‘미국정부의 특급기밀’ 봉인해제에 나선다. 어떻게? ‘51구역’에 있는 ‘외계인’을 빼돌려 TV생방송 앞에 세우면 된다. 간단하다. 그럼, 이제 지구인은 “그래, 외계인은 있었어! 미국 정부가 숨겼어!” 그럼 끝나는가?  제3차 세계대전은? 

 엄청난 상상력의 끝에 만나는 폭로가 미디어쇼라니.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는 것처럼 무미건조하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한 평생 쫓아온 상상력이 허망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런데 사실이라면? 그래도 궁금하다. 그 엄청난 과학기술을 가진 안드로메다 행성의 고등외계인은 자기 동료를 70년 동안 감금시킨 것을 지켜만 봤다는 말인가? ‘E.T’에선 식물학자를 데려가기 위해 다시 왔는데 말이다. 아마 외계인들은 스텔스 비행물체는 만들 줄 알지만 위치추적기나 인터넷, 혹은 재밍 기술은 모르는 모양이다. (박재환.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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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클로저 데이 (2026) (Disclosure Day)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각본: 데이빗 코엡 ▶출연:에밀리 블런트, 조쉬 오코너, 콜린 퍼스,콜맨 도밍고 ▶제공/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 개봉:2026년 6월 10일/145분/12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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