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동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한다” (영화 ‘매소드연기’)


배우 이동휘(41)에게는 싫으나 좋으나 '응답하라 1988'(2015)의 동룡 이미지가 남아있다. 무려 3편의 1000만 흥행영화(베테랑·극한직업·범죄도시4)에 출연했고, 꽤 많은 독립영화에 출연했지만 대중들은 그를 그렇게 인식하는 것이다. 배우로서는 아쉬움도 있고, 억울함도 있을 것이다.  18일 개봉하는 영화 <메소드연기>는 바로 그런 이동휘의 마음을 대변한다. 웃기지만 배우는 웃을 수 없는 작품이다. 이동휘 배우를 만나 그 복잡한 심사를 들어보았다. 영화는 그의 20년 친구인, 배우출신의 이기혁 감독이 2020년 발표한 동명의 단편영화를 장편 극화한 것이다.

“제가 대단한 게 아닌데 이런 영화를 보여주려니 쑥스럽다. 특히 가족에게 보여주기가 죄송스럽기도 하다. 집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영화 속 (아픈) 엄마의 모습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앞으로는 이동휘를 연기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말문을 열었다.

Q. 극중에서 연기하기 가장 힘들었던 지점은?

▶이동휘: “어떤 준비도 안 된 내 모습이 보기 흉하더라. 특히 외계인이 모습은. 사극과 가장 배치되는 것이 무엇일까. 어떤 역할, 어떤 모습일 때 가장 효과가 있을까 생각했다. 외계인 밈으로 조롱받고 그것이 사극을 통해 연결되는 것이다. 지금도 작품 홍보를 위해 분장을 하지만 정말 창피하다. 하지만 제작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책임감 있게 해나갈 것이다.”

Q. 흥행공약으로 외계인 분장을 한 채 제주도 살이를 택했는데.

▶이동휘: “이왕 할 것, 가장 창피한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한 것이다. 한 달 동안 외계인 분장을 하고 사는 것이다. 폐를 안 끼치려면 사람이 없는 제주도가 적당할 것 같았다. 포부는 밝혔지만 관객 수가 상당하다. 나영석 피디가 제주도 살이를 팔로우해 줄 것이란다. 난감하다. 어쨌든 공약은 300만 관객이다.”

Q. 이동휘 배우의 꿈과 현실. 

▶이동휘: “모든 사람이 가지는 꿈과 현실 속에 간극이 있다고 생각한다. 살면서 자기 뜻대로 다 이루는 사람을 많이 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다들 자신과의 싸움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40대로 접어든 배우로 지금은 주어진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정말 감사하다. 내가 쓸모가 있다는 것이, 효용가치가 있다는 것이. 내가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Q. 본인의 이야기를 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이동휘: “인간 이동휘는 코미디 장르를 할 때 괴로움보다는 감사함을 더 크게 느낀다. 여러 채널을 통해 웃기려고 노력했다. 극장에서 관객들의 웃는 모습을 볼 때 개인적인 행복을 느낀다. 그런 걸 감사하게 여긴다. 13년차에 접어들면서 관객들의 반응을 잘 알고 있다.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큰 변화와 도전이 없어 보이는 모습일 수 있다. 직업배우로서는 이대로 멈출 수는 없다. 여전히 도전해야한다. 그래서 독립영화를 찍거나 연극무대에서 저 자신을 담금질한다. 전혀 다른 캐릭터로 방향성을 갖고 도전한다.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면 그 길로 내려가는 것이다. 연주자들이 같은 곡을 끊임없이 연습하고, 운동선수들이 매일 똑같은 연습을 한다. 인간 이동휘는 게을러지지 말자며 채찍질을 하는 것이다.”

Q. 강찬희가 연기하는 정태민 같은 빌런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이동휘: “하하 전혀 없다. ‘탤런트 킴’(박지환) 같은 인물도 없었다. 그리고 촬영장에 새그웨이 타고 오는 사람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이 작품은 가족이야기를 할 때는 리얼 다큐처럼, 촬영 현장은 허구에 가까운 과장된 모습을 담았다. 밸런스를 맞춘다. 정태민이나 탤런트김은 영화를 위해 탄생된 캐릭터이다.”

# 폭발하는 라스트신

Q. 라스트신 명연기에 대해

▶이동휘: “엄마 소식을 듣고 그 감정을 세부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예전에 그런 경험이 있다. 지인 장례식과 그날 저녁에 행사를 가야하는 상황.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괴로움과 서글픔을 가지고 솔직하게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상황이란 게 있다. 그게 판타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세상을 향한 외침이다. 끝내 내 마음 속 메소드 연기에 다다랐지만, 세상을 향해 왕의 진실한 마음을 내놓았지만, 그 순간 아무도 기록하거나 찍지를 않는다.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미래로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헛발질한 것처럼 흩어지는 느낌이다.”

Q. 이기혁 감독은 오랜 친구이다. 감독과 배우로서의 관계는 어땠는지.

▶이동휘: “제작 과정이 녹록치 않았다. 영화로 만들자는 것에서는 의기투합했지만 의견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럴 경우에는 사람들 보는데 다투지 말자고 그랬다. 사람들 안 보이는 골목에서, 서로 예를 갖추고 의견을 나눴다. 예전에는 서로 반말을 했었는데 4년 전 부터는 존댓말을 한다. 지금도 그런다. 현장에서 가벼운 모습 안보이려고,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차린다. 20년 친구이다 보니 그냥 편하게 말이 나올 때가 있다. 그래서 그러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크게 싸울 때는 카톡으로 했다.”

“제 이야기 제일 잘 들어주고, 저를 제일 잘 아는 사람. 그래서 영화에 출연시켜준 것이다. 고마운 마음이 한 가득이다.”

Q. 이기혁 감독은 배우출신이다. 배우출신의 장점은?

▶이동휘: “20년 전, 그는 유명한 배우였다. 송해성 감독의 조카이며, 그 어려운 동국대에 들어갔고, <늑대의 유혹>이라는 작품으로 데뷔도 일찍 했다. 단역도 부럽고 감사한데 그가 제일 먼저 스타트한 것이었다. 배우 생활 오래한 친구가 시나리오를 써서 저에게 줬을 때 놀랐다. 이 친구 정말 진지하게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이 감동이었다. 덕분에 부천영화제, 미장센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에 갈 수 있었다. 영화제에 가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이뤄준 고마운 친구이다. 배우 출신의 강점은 연기자들이 언제 연기감이 차오르고, 어떻게 보여야 효과적인지를 잘 안다. 모니터를 보면서 배우의 연기를 기다릴 때 그 타이밍을 너무나 잘 알고 있더라.”

Q.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 대해.

▶이동휘: “윤경호 선배는 촬영장에서는 언제가 편안한 옷차림이다. 마치 몇 십 년을 거기 산 사람 같은 착붙느낌을 준다. 윤경호나 김금순 배우 다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다. 그들의 명연기에 묻어간 것이다. 존경한다. 윤경호 배우는 정말 애드립 자판기였다. 강찬희 배우는 놀라울 정도로 선하고, 순하고, 맑은 눈과 영혼을 가진 배우이다. 아마 이 작품에서 그가 진짜 메소드연기를 한 것 같다. 완전히 다른 사람 연기를 해야 하니 힘들었을 것이다. 더 약 오르게 하고, 마구 긁어달라고 말했다. 편안하게 해줬다. 대단 메소드 연기를 한 강찬희씨 감사하다.”

Q. 메소드연기를 위해, 연기를 위해 어디까지 해보았는지.

▶이동휘: “지금 연극 때문에 관리 중이다. 외롭고 고독한 캐릭터를 위해. 배우들에게 식단조절은 기본일 것이다. 나도 한다고 하긴 하지만 더 심하게 하는 배우 때문에 노력이 안보일 때가 있다. <수사반장1958> 때 나는 김상순 풍채를 위해 살을 찌웠다. 그런데 최우성이 엄청난 증량을 해서 나타난 것이다. 제가 한 것은 아무런 티가 나지 않았다. 관리를 안 한 느낌이었다. 그야말로 절망을 맛봤다. 그런데 최우성 배우가 <이 사랑 통역되나요>에서 감량한 모습을 보고 놀랐다”

Q. 개봉을 앞둔 초조함.

▶이동휘: “영화 개봉 시기는 전적으로 배급사의 결정에 따른다. 지난 연말연시를 응급실에서 맞이했다. 문자로 새해인사를 주고받으며 올해에는 (영화개봉이)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살아야지 생각했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집에 있는데, 3월에 개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락을 받고 눈물이 나더라. 3년 전부터 준비한 우리의 이야기가 이제 관객에게 전달되는구나 싶었다. 열심히 살았고, 의미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Q. 엄마를 연기한 김금순 배우.

▶이동휘: “극중에서 건널목에서 신호등 기다리는 모습이 진짜 우리 엄마 같아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극중 엄마에 대한 감정을 꺼내어 연기하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연기를 하면서 나는 어떤 아들로 살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김금순 선배 연기가 우리 엄마아빠 같았다. 아파도 가족에게 이야기를 안 한다. 정말 부모님은 메소드연기를 하는 것 같다. 살아가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

Q. 디카프리오가 롤모델인가?

▶이동휘: “어떤 배우가 제일 행복할까. 세계 최고의 감독들과 스태프와 함께, 자기가 원하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유일무이 디카프리오일 것이다.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연기력으로 보자면 정점에 서있지 않나?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것이다. 언제 이룰지 알 수 없지만 간절한 마음이 있다. 그리고 저의 롤 모델로는 최민식 선배님이 계시고, 귀감이 되는 선배님이 많다. 그들의 발끝에라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다.”

Q. 이동휘의 코미디연기

▶이동휘: “나는 그냥 웃기는 것보다는 ‘뻘’하게 웃기는 것을 추구하는 것 같다.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 웃긴 거다. 바로 캐치 못하고 한참 있다가 웃기는 것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다. 예전에 <타짜:신의 손>(2014) 할 때 많이 관찰했다. 주변에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이다. 자기행동에 책임을 잘 지지 않는, 은혜에 관심이 없는 사람을 관찰하고 스포이트로 쪽쪽 빨아들이는 연기를 했다. 선배가 ‘너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배우로서 한 곳에 머물고 싶지 않다. ‘이것이야!’라며 다 알겠다고 하는 것을 경계하고, 나 자신을 항상 담금질 하겠다. 같은 곡을 계속 연습하는 연주자처럼,  같은 시간 운동하는 운동선수처럼 성실한 배우가 되고 싶다.”

이동휘, 윤경호, 강찬희, 김금순, 윤병희, 공민정이 출연하는 이기혁 감독의 <메소드연기>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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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런업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