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환 2004.3.1) 연인들끼리 초콜릿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고백한다는 발렌타인 데이는 이미 중국에서도 젊은이들 사이에는 이미 하나의 풍습으로 받아들여졌다. 정인절(情人節)이라 불리는 이날에 맞춰 몇 편의 기획성 영화들이 제작 개봉되었는데 여명의 [대성소사]라는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이미 몇 차례 자기의 뮤직 비디오와 광고 등의 작품의 감독을 직접 맡았던 여명은 이 작품에서 창작감제라는 일종의 프로듀서 역할까지 맡았다. 중국 북경 태생의 여명은 적당한 영화촬영 장소를 선택하는 수완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 촬영 당시부터 여명과 왕비의 스캔들 만들기에 열을 올리던 홍콩매체들은 이 영화가 [첨밀밀]의 뒤를 잇는 러브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하는 왕비와 두 북경 출신 연예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만하지 않은가. 엽위신 감독은 [첨밀밀]이 오랜 세월을 두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연인의 이야기로 너무나 드라마 성이 강하여 현실적으로 만나보기 어려운 내용인 반면 [대성소사]는 언제 어느 곳에서든 쉽게 들을 수 잇는 바로 우리 자신들의 연애담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과연 사랑이 그렇게 흔하고, 사랑이 그렇게 '빤한' 스토리일까?
영화는 한 커피 숍에서 주겸(周謙=여명)과 그의 연인 소월(小月=왕비)의 이별 장면으로 시작된다. 한동안 사귄 것이 분명한 두 사람은 어느 누가 먼저인지,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냥 헤어지기로 한다. 중국 상하이 같은 대도시(大城)에서는 젊은 남녀가 서로 만나서 사랑하고 헤어지는 것은 너무나 작은 일(小事)에 속할 것이다. 헤어진 후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의 일로 바쁘다. 두 사람의 극중 직업은 다소 생소하다. 우선 주겸의 극중 직업은 왕진 전문의(出診醫生)이다. 병원에 적을 둔 의사가 아니라 왕진가방 하나 들고 핸드폰으로 연락 받으면 달려가서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전을 지어주는 프리랜서 닥터이다. 그에게는 운전사 겸 조수인 샤오 하이(曉海)가 있다. 주겸과 헤어진 소월의 직업은 일종의 이벤트 회사 매니저이다.
영화에는 이런 장면이 있다. 사랑을 고백 못하는 커플을 위해 몰래 이벤트를 준비한다. 마치 고장이라도 난 듯 급속직하하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타이타닉]식 절체절명의 순간을 만들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하는 이벤트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미 최첨단 자본주의 사회의 최선봉에 선 상하이답게 이런 이벤트 의뢰가 곧잘 들어오는 모양이다. 주겸과 소월은 헤어진 후 빈 공간이 더욱더 커져만 보인다. 누가 먼저 왜 헤어지자고 했는지 뚜렷한 답도 없이 말이다. 그렇다고 다시 사귀자고 한다면 무슨 말을 해야할까.
살아가는 일이 우선 바쁜 두 사람에게 어떤 공통의 일이 생긴다. 상하이 최고 갑부 맹 선생의 생일 파티 의뢰가 들어온 것이다. 소월은 상하이 최고층 빌딩에서 상하이 마천루를 배경으로 불꽃놀이와 함께 휘황찬란한 파티를 기획한다. 하지마 맹 선생의 개인 주치의가 된 주겸은 늙으신네의 건강상태를 걱정한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 잘 의논하여 맹 선생의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 파티 준비에 최선을 다한다. 주겸은 맹 선생과 개인적인 의견을 나누던 중 오래 전 맹 선생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옛 애인 장령(張玲)의 이야기를 듣게된다. 장령과의 애틋한 사랑을 전해들은 주겸. 맹 선생은 자신의 옛사랑을 이야기한 후 심장병으로 눈을 감는다. 갑자기 일감을 잃은 두 사람. 주겸은 비로소 자신의 옛 사랑을 되찾기로 한다.
영화는 다소 맥빠진 느낌이다. 여명과 왕비의 결합효과는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친다. 평범한 사람들의 불꽃같은 사랑의 감정을 싣기에는 두 사람의 연기가 힘이 부친다는 느낌이 든다. 젊은이의 은은한 사랑을 갑자기 타오르게 하는 맹 선생의 사랑의 교훈도 안 어울리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영화에는 아주 낯익은 얼굴이 등장한다. 바로 이나영이다. [천사몽] 출연이 계기가 되어 여명이 특별히 부탁하였다고 한다. 이나영은 이틀 간 상하이에서 아주 중요한 장면의 촬영을 하였다. 이나영은 이 영화에서 맹 선생의 옛 애인 역으로 등장한다. 맹 선생이 추억에 잠겨 만두를 먹는 장면과 박물관 사진 속에 그려진 인물로 출연한다. 여명, 왕비, 그리고 이나영 외에 많은 중국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낯선 얼굴들이다. 이 영화에는 상하이의 명물 동방진주 첨탑뿐만 아니라 몇 년 전 오픈한 진마오(金茂)타워의 위용이 나온다. 여명과 왕비가 다시 재결합하는 장소가 바로 이 진마오 타워이다. 88층 짜리 421미터의 이 건물은 약동하는 상하이의 상징물이다. (박재환 2004/3/1)
大城小事 (2004) Leaving Me, Loving You감독: 엽위신(葉偉信) 출연: 여명,왕비,효해(曉海),주건빈,姜易宏홍콩개봉: 2004/2/12 중국개봉: 2004/2/12
This review of *Leaving Me, Loving You* (2004) describes a quiet urban romance set in Shanghai that eschews conventional dramatic peaks in favor of subtle emotional nuance. Starring Leon Lai and Faye Wong, the story follows two former lovers whose unexpected professional reunion reawakens old feelings and reflections on past choices. Cinematography and music help evoke metropolitan mood, and performances ground the delicate interplay of regret, nostalgia and renewed connection. While pacing leans toward languid and narrative momentum is restrained, the film’s strength lies in its focus on character introspection and the poetry of everyday moments. As a contemplative piece within early-2000s Hong Kong romance cinema, it captures the bittersweet rhythms of love rekindled amidst ordinary life. ★Reviewer: Park Jae-hw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