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비무장지대]라는 이 영화를 그런대로 감상하려며 남자들이 입에 침을 튀기며 이야기하는 군대에서 고생하며 축구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끔찍한, 혹은 황홀한 30개월 전후의 남자들만의 세계에 대해 전우애, 동지애, 동질감, 공감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DMZ,비무장지대]의 이규형 감독은 수색대 출신이란다. 지난 주 회사 근처 국회에서 시사회할 때 일부러 찾아가 보았다. 이규형 이 사람 머리에 흰머리가 희끗희끗 난 게 인생의 쓴맛 단맛을 다 본 중년 같아 보였다. 한동안 일본에서 일본콘텐츠의 책 출판으로 재미를 보던 이 사람이 다시 한 번 충무로로 복귀한 것이다.
주인공은 UN의 멤버 김정훈이다. 클론의 구준엽도 잠깐 나온다. 영화는 뺀질이 김정훈이 전방부대 수색대에서 험난한 군복무 생활을 담고 있다. 이규형 감독은 자신의 군 생활 이야기이며, 실제 사건을 담고 있다고 한다. 개구리 먹는 이야기? 이규형 감독은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시해 당하던 10.26에서 전두환이 권력을 장악하는 12.12사태 - 그 현대사의 격랑시기에 최전방 부대에서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었다고 한다. 우와 정말 흥미롭다. 실제 그 당시 휴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남북한 간에 총격전이 있었던 모양이다. 군인들도 죽었단다.
영화는 한 뺀질이가 남자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사제인간이 살인병기로 둔갑하는 과정은 스탠리 큐브릭의 [풀 메탈 재킷]의 한국형이다. 한국의 전우애는 휴전선의 대치국면의 긴장감보다는 미군부대 물품 빼돌리기나 포르노 영화 같이 보기 같은 여유 속에서 싹튼다. 박정희가 죽고 비무장지대가 초긴장상태가 되면서 영화는 밀리터리 액션물로 훌쩍 뛰어넘는다. 이 과정은 암만 봐도 이규형 감독의 오버액션이다. 하지만 여전히 [철수와 미미의 청춘스케치] 시절의 풋풋한 휴머니즘은 갖고 있다.
북한 무장침투세력을 사로잡은 수색대원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제법 본 풍경이다. 전향과 배신의 길목이다. "자유 대한 만세~"의 귀순용사의 북측에 남겨진 가족들은 어찌될까? '미제국주의 괴뢰남한정부'에 침을 뱉고 총에 맞아 죽으면 북녘의 어린 딸은 영웅의 가족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설정이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이다. "날 죽여 달라!"는 무장간첩의 눈빛에서 [쉬리]에서의 최민식의 절규만큼의 민족적 비극을 읽어야한다. 결국 이규형 감독은 남은 가족과 살아남은 제대군인의 휴머니즘을 담고 있는 것이다. 감독은 무섭게 재미있는, 무섭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그런대로 민족적 비극을 형상화한 영화인 셈이다. (박재환.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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