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두두'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 주인공의 극중 나이는 이제 14살이다. 그녀는 아직 생리조차 시작하지 않은 꼬맹이이다. (아시다시피 프랑스 여자 14살이면 외모만으로 보자면 충분히 클 만큼 컸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루두두에게 는 '릴라'라는 좀 조숙한 단짝이 있다. 릴라는 루두두의 오빠를 좋아한다. 루두두는 릴라와 같이 붙어 다니면서 온통 그 생각뿐이다. 자신도 얼른 어른이 되어 멋진 남자와 키스도 하고 사랑도 나누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플라토닉 한 사랑이 아니라 침대에서 벌이는 섹스 말이다 . 어느 날 레코드 가게에서 나오는데 방송국에 서 길거리 인터뷰를 요청하는 것이다. '프랑스 청소년들의 성의식 조사'였는데 루두두는 너무 나 천연덕스럽게 내뱉는다. "학교에선 성교육이 너무 재미없어요. 난 수많은 남자와 자 봤어요. 너무나 멋져요. 다양한 체위를 즐겨봤어요."
푸하하~~ 너무나 '그것을' 하고 싶은 루두두지만 세상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을 애 취급하고 있다. 그래서 날마다 혼자 즐거운 상상을 하고 황당한 꿈을 꾼다. 어느 날 자신의 가슴이 짝가슴인 것을 발견하고는 마치 불치의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온갖 호들갑을 다 떤다.
어른이 되고 싶어 안달인 루두두에게 너무나 어울릴 듯한 프랑스 소년-역시 15살- 롤맹이 등장한다. 롤맹 역시 똑같은 꿈을 꾼다. 여자와 자 보는 것. 그것도 여러 여자와 여러 번 자 보는 것이 희망 사항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 놈과 똑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친구 놈이랑 붙어서 자위행위를 열심히 하는 것뿐이다. 어느 날 이 놈들이 결국 사고를 친다. 자신들의 엄마를 의심하고 상대방 엄마를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의 엄마가 동성애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이 못 말릴 두 놈은 집을 나온다. 가출한다. 15살 짜리 꼬맹이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결국? 루두두와 롤맹은 서로의 평생 소원을 이제 이룰 순간이 된다. 루두두야 방송에 대놓고 "난 수많은 남자와 잤었다!"고 떠벌렸었던 여자. 롤맹도 루두두에게 그런다. "나도 수많은 여자와 이미 자 봤어."라고. 벌써 20년이나 된 영화인 <라붐>에서 소피 마루소는 13살 소녀로 나와 첫사랑에 눈을 뜬다. 그런 가슴 설레던 풋풋한 사랑을 그리던 프랑스 소녀가 지금은 온통 <아메리칸 파이>적인 상상과 고뇌 뿐이다. 엄청난 과장과 자유분방한 영화적 상상력으로 무장한 <팬티 속의 나비>는 성교육용으로 적당할 것 같다. 보는 내내 얼마나 깔깔 대었는지 옆에서 와이프가 "무슨 공감이라도 있냐"는 듯 쳐다볼 정도이다.
이 영화는 두 명의 감독의 공동작품이다. 남자 감독과 여자감독이 각각 '루두두'와 '롤맹'의 즐겁고 유쾌한 성적 상상력을 펼친다.
<팬티 속의 나비>의 원제목은 <Du poil sous les roses>이다. 영어제목은 <Hair Under the Roses>이다.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Hair'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야한 결론 밖에 안 내려진다. 물론, 이것이 한국어 제목 <팬티 속의 나비>와는 전혀 무관하진 않을 것이다. 수입업자는 재작년에 개봉되었던 독일 영화 <팬티 속의 개미>에서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나비일까? 어쨌든 재밌었다. (박재환 20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