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광기, 이것만큼 매력적인 영화적 소재가 또 있으랴. <샤만카>는 <비터문>과 <베티 블루> 처럼 사랑과 집착, 그리고 광기를 다루고 있다. 오늘 영화는 대한극장에서 보았다. 대한극장은 작년 <아라비안 로렌스>상영할 때부터 장기휴관하며 극장수리 한다더니 오늘도 여전히 필름은 돌아가고 있었다. 이 영화의 불쾌한 느낌은 본영화 전에 보여준 예고편 하나 때문에 그 정도를 더한다. <쇼킹아시아 Part2>가 예고편이었다. 대한극장의 몰락을 상징하듯 그런 영화를 보여준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샤만카>는 폴란드 영화이다. 왠지 바웬사가 일했음직한 거대 공장-조선소나 철공소 같은 쇳물과 질척대는 물구덩이가 있는-과 잿빛 하늘 밑의 웬지 불안정한 거리풍경들. 이 <샤만카> 역시 그러한 공간으로 관객을 몰아가고, 똑같은 느낌의 혼란과 불안감을 선사한다.
<샤만카>는 궁극적으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극단적 사랑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여자는 비참한 환경에서 자라, 어렵게 대학(기계공학과)에 진학했고, 남자는 그 대학의 인류학과 교수이며 곧 결혼할 약혼녀가 있었다. 둘은 처음 만나자마자 섹스를 하게 된다. 형이 살던 아파트에 그녀가 들어와서 살게 되며, 그 방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마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같은 이러한 설정은 영화의 나머지를 짐작하게 한다. 둘의 집착은 섹스를 통해, 그리고, 광기를 통해, 자아를 인식하고 삶의 의미를 유추하게 되는 것이다. 정말로?
영화는 크게 두 사람의 일상사의 불안정을 보여줌으로써 두 사람의 그러한 비정상적인-어쩜 가장 현실적인- 관계를 정당화 시켜줄지도 모른다. 남자는 공장지대에서 발굴한 2,000년 전의 미이라에 빠져든다. 이 알수 없는 死因의 미이라는 주술사였을 터인데 왜 그의 두개골은 함몰되어있을까. 교수는 미이라에 집착할수록 더욱더 그 여자에게 빠져든다.
여자는 <베티블루>에서의 미쳐버린 그 여주인공을 연상시킨다. 걸음걸이마저 위태위태하며, 마치 정글에서 늑대와 같이 자라난 야생녀처럼 문명사회와의 부조화를 노정시킨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역시 그 남자에 완전히 사로잡혀있는 것이다.
둘의 관계는 미친 듯한 섹스 이상 이하도 아니다. 이젠 모든 것을 다 버리는 이들의 내일은 당연히 파멸인 것이다. 돈도, 교수직도, 모든 것을 내버리는 이 두 사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골방에서의 탐닉밖에 없는 것은 당연.
영화에서 마지막 장면은 예정된 충격을 선사한다. 언제나 돈을 꾸던 대학동료가 갱단으로부터 플로토늄을 훔쳤고, 마지막 장면에선 그게 충격으로 폭발이라도 한 듯, 화면은 새하얀 섬광으로 빛난다. 그리고, 이제 자신을 떠나려하는 남자의 뒤통수를 둔기로 내리친 여자는 그 남자의 골을 '숟가락'으로 퍼먹는다. 미이라의 형체처럼 말이다. 여자는 그 지쳐버린 잿빛 폴란드의 거리를 씩씩하게 걸어간다. 영화는 한참이나 그 여자를 쫓더니 그만 끝나버리고 만다. 관객은 그 순간, 1시간 반여동안 지켜보던 악몽에서 깨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까지 참았던 분노와 저주, 경멸을 속으로 씹으며 극장문을 나서게 되는 것이다.
감독 안드레이 줄랍스키(Andrzej Zulawski)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영화공부를 한 사람. 우리나라엔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가 소개되어있다. 이 사람은 1980년대 초, 나스타샤 킨스키를 출연시킨 영화를 만들 계획이었는데 퇴짜 맞았단다. 이유는 포르노같아서였단다. 이 영화를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정보 하나 더... imdb는 영화팬들의 점수판이 있는데, 이 영화는 10점 만점에 3.7점을 받았다. 내 기억으로는 여태 본 영화 중 imdb 채점 중에는 최하점수가 아닌가 싶다. --; (박재환.1999)
Directed by the controversial Andrzej Żuławski, *Szamanka* (1996) is a polarizing Polish-French production that explores the dark intersection of primal desire and madness. Set against the bleak, industrial backdrop of post-communist Poland, the story follows Michal, an anthropology professor obsessed with a 2,000-year-old shaman mummy, and a wild, unstable engineering student known only as "The Italian." Their relationship instantly devolves into a series of violent, animalistic sexual encounters in a desolate apartment, mirroring the themes of *Last Tango in Paris*. As Michal’s sanity unravels, the film culminates in a shocking finale of ritualistic cannibalism, reflecting the grim, gray hopelessness of the era. Despite its provocative nature, the film received polarized reactions for its extreme content and nihilistic tone. It remains a disturbing cinematic nightmare that lingers long after the credits roll, leaving viewers in a state of profound discomfort. ★Reviewer: Park Jae-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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