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에이전트] 미인경선대회를 사수하라!

2008. 12. 21. 18:14미국영화리뷰


(2001-3-20...  이후 미스 코리아와 나란히 사진 찍은 일이 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으면 이런 글은 좀더 우호적으로 쓸 것을 그랬나...)


  영화의 첫 장면은 꼬마 여자애가 또래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남자애 하나를 구해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도움을 받았던 그 남자 꼬마애가 한다는 말은 "넌, 정말 밥맛이야!"였다. '여자는 여자다와야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난 그 '밥맛'인 여자 애가 바로 산드라 블록이다. 지금은 FBI의 못말리는 요원으로 성장했다. 남성들 틈에서 터프하고 와일드하고, '산드라 블록'답게 살아간다. 그녀에게 주어진 새로운 임무는 미스 US 경선대회에 폭발물이 터질 것이라는 협박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다. 어떻게? 미인대회에 위장출전하는 것이다. 평소, 철저한 '앤티' 미인대회론자였던 산드라 블록 요원. 미인대회란 '골이 텅텅 빈' 여자나 출연하는 원숭이 쇼라고만 생각하는 그녀였지만, 영화를 제대로 만들려면 어쩔수 없이 대회에 참가해야하는 법. 미인대회 반대론자, 혹은 완전무시주의자가 직접 미인대회에 참가하게되면서 어떤 심경의 변화를 가지게될까. 그것이 이 영화의 핵심 관람포인트이다.

   이른바 '미녀 경선대회'에 대한 페미니스트 혹은 일부 여성계의 주장은 확실하다. '여성'을 상품화하고 여성의 인권을 모독하는 등등의 해악을 지닌 아주 사악한 쇼라는 것.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한 반론을 퍼붓는다. 요즘같은 개성시대에, 그리고 연예계 진출의 가장 확실한 코스인 미인 경선대회를 그렇게까지 색안경 낄 필요는 없다고 말이다. 미스코리아대회 시청률과 앤티미스코리아 시청률(iTV에서 편집해서 보여줌)을 단순비교해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굳이 여성들만이 아니라 많은 남성들도 미인 경선대회에 나오는 여자들에 대해선 잘못된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인대회가 여전히 인기가 있는 것은 단순히 수영복 콘테스트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요즘은 좀더 심도있는 인터뷰 등을 통해 순발력테스트 혹은 지적능력 검증을 거쳐 시청자들은 미모 플러스 알파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마치 사법시험을 통과하듯 무수한 예선을 거쳐 최종선발되는 최고미녀는 얼굴만 예쁜 것이 아니라, 외국어도 곧잘하는 재원이란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가슴만 크고 머릿 속은 텅 빈' 여자라는 인식은 잘못되어도 한창 잘못된 것임에 분명하다.

   뭐, 엄청난 반페미니스트라든가 여성학혐오주의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 영화가 <미녀 삼총사>보다는 확실히 낫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여자주인공이 남자를 두들겨 패는 것이 덜해서라거나 여자 곁에는 그래도 남자가 있어야한다는 말도 안되는 결론 때문만은 아니다. 순전히 샌드라 블록이 어떻게 미인대회에 대해 증오하다가 어떻게 그들의 생각에 동화되고,그래서 어떻게 찬반양론 사이에서 유연하게 도망가버리는지가 기특해서이다. 사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샌드라 블록 요원이 미인대회 옹호론자로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지막에 우정상을 받고 하는 연설에서 확연히 드러나지만 모든 경쟁대회의 교훈점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것이다.

   맥 라이언과 더불어 로맨틱 코미디에 일가견을 보여온 샌드라 블록은 그동안 실망스러은 작품을 선택해왔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그래도 산드라 블록의 매력을 잡아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이 영화의 제작자로 참여하였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미인대회 결선진출자들 중 예쁘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이 영화의 최대약점!

   미인대회 경선참가자에게 화장술, 인터뷰기법, 매너 등 가르치는 컨설턴트역으로 나온 마이클 케인은 조금 놀라운 연기변신을 하였다. 그의 이 끔찍한 '연기'가 기억에 남을 영화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 보고 나서 며칠 있다 <퀼스>를 보았는데, 그 영화에서도 마이클 케인은 사드 후작 역을 맡은 죠프리 러쉬만큼이나 인상깊고 훌륭한 연기를 해 내었었다.

   <맥가이버> 등의 TV시리즈물을 연출하기도 했던 도날드 페트리에 감독은 '미인 경선대회'라는 여성학적 관점과 논란이 넘쳐날 수 있는 영화를 한바탕 웃고 즐길 수 있는 일급 오락영화로 매끄럽게 뽑아내었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1억달러 흥행수익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고, 현재 미국 비디오산업계는 5월 어머니날( Mother's Day)에 가장 인기있을 비디오로 예상하고 있단다.

   세계미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미스 유니버스'이다. 1952년 미국의 한 수영복 회사가 마케팅차원에서 시작한 이 대회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97년부터 이 대회의 운영권은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와 CBS방송국 손으로 넘어갔다. 우리나라 미스코리아 진은 이듬해 유니버스에 자동출전하게 되어있단다.

  안티 미스코리아 이야기가 나온 김에.. 좋은 것 빼고는 없는 것이 없는 대한민국 인터넷사이트 중에는 왠일로, 앤티 미스코리아 사이트라는 심지 굳은 사이트가 있다.  (이 사이트도 오래 전에 사라져버렸다.. 2008-12-21)미스 코리아를 비판한 코너가 있는데 그 중에 미스코리아의 심시기준이 한 가지 나와있다. 여성을 수치화, 계량화한다고 여성단체가 분노하는 부문이다. (생각해보면 학교입학하면서부터 계량화되는 사회이니까, 뭐 크게 문제삼을 것은 없다고도 생각됨) 재미있는 심사기준이 있다. 오늘 우리 집사람을 한번 채점해 볼까. 퍽! 퍽! 퍽퍽!! 퍽퍽퍽!!! (맞아도 싸!)

- 목이 짧지 않는가. 양 어깨가 넓으면 안되며 선이 부드러워야 한다. (20도 각도가 이상적)
- 양 어깨가 안 또는 밖으로 구부러지지 않았는가 유방의 크기+위치+선 (후보자가 유방을 위로 지나치게 노출 시키기 위하여 조작한 것에 유의)
- 팔이 체격에 비하여 짧지 않은가 팔에 선 = 탄력성
- 등의 선(곧은가)
- 허리의 선과 사이즈(굽으면 안됨)
- 배(나오지 않았는가)
- 히프의 싸이즈 +선+모양 (처지지 않았나)
- 넓적다리 상부의 앞뒤모양 (벌어졌나/ 근육이 보이지 안됨)
- 몸에 상처 및 큰 범 유무
- 걸을 때의 자세
- 몸 전체의 피부
- 매너(말하는 태도와 서 있는 자세)
- 교양미(질문으로 확인)
- 가정 환경(질문으로 확인)
- 교육정도(질문으로 확인)
- 키가 큰 사람 위주로 하지 말 것.
- 전체 체격에 균형이 중요함 (다리가 몸 전체의 균형에 맞지 않게 길어서 앉으면 작은 사람과 허리가 긴 사람)

(리뷰 박재환  200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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