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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추여자2004] 왕정감독의 [무간도]패러디

홍콩영화리뷰

by 내이름은★박재환 2008. 4. 1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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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4-5-28]  홍콩의 왕정 감독에게는 라지따오옌(垃圾導演-쓰레기영화감독)이라는 별로 명예롭지 못한 닉네임이 따라 다닌다. 홍콩영화사에 수많은 흥행작품을 한두 편도 아닌 여러 수십 편을 그것도 '해마다' 양산해내는 왕정 감독에겐 조금 억울한 일일 수도 있다. 영화평론가들의 평가야 어떻든 간에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여 홍콩영화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재주를 가진 감독임에는 분명하다. 제작자, 각본가, 배우로 수십 년 동안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오던 그가 올해 들어 서너 편의 감독작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3월에 [성감도시](性感都市)를, 4월에 [신찰사형 청년간탐](新紮師兄)을, 그리고 지난 주 [정장추여자2004]라는 작품을 내놓은 것이다. [정장추여자2004]의 경우 제목만 보자면 왕정 자신의 1987년도 작품 [정장추여자]의 1993년의 [추여자]의 2004년도 버전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당시 작품은 스타급 배우들이 무더기로 나와 왁자지껄하게 소동을 벌이다가 선남선녀가 짝을 이룬다는 전형적인 '왕정식 해피엔드 코믹물'이었다. 이번의 [정장추여자2004]는 제목만 그렇지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유위강과 맥조휘 콤비가 창조해낸 근래 들어 가장 유니크한 흥행작품 [무간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패러디한 것이다. 물론, 왕정 스타일로..

  영화가 시작되면 홍콩경찰학교를 보여준다. 지금 병아리 경찰지원자들이 호된 훈련을 받고 있다. 원작 [무간도]에서는 양조위(여문락)가 황국장(황추생)에 의해 경찰학교를 쫓겨나는 걸로 꾸며지고 조폭 흑사회에 워띠(잠입요원)가 된다. 그런데 왕정 판에서는 무려 세 명이 '트리오'로 경찰학교를 쫓겨나는 수순을 밟는다. 바로 여문락-두문택-임자총(소림축구에서 뚱뚱이로 나온 배우임!)이다. 여문락은 [무간도]에서 자기 역할을 또 맡은 셈이고, 두문택은 [무간도]에서 양조위 쫓아다니더니 결국 양조위 역을 맡게된 셈이다. 황추생이 맡았던 역할은 진백상이 맡는다. 이들 트리오에게 맡겨진 임무는 어떻게든 흑사회에 잠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덜떨어진 트리오를 받아줄 만큼 멍청한 흑사회는 없었다. 다행히 겨우겨우 '증지위'의 조직에 들어간다. [무간도]에서는 증지위가 지략이 뛰어난 흑사회 중간급 보스로 나오지만 여기서는 형편없는 조직의 우두머리로 나온다. 여하튼 영화는 [무간도]를 따른다. 흑사사회 최고두목이 어이없게도 생일날 죽는다. (킬러의 총에 맞아 죽는 것이 아니라 생일축하한다고 몰려오는 수많은 비키니 여자들 때문에 심장마비로 죽는다!) [무간도]에선 예영효(오진우)가 카리스마 넘치게 조직을 장악하는데 여기선 이름이 용영효(임요봉)라는 작자가 조직을 접수하기 시작한다. 홍콩 흑사회의 네 명의 우두머리-'사대천왕'이라고 한다-을 한자리에 모은다. [무간도]시리즈에 나왔던 아주 인상적이었던 한밤의 좌판 음식점에서이다. 용영효는 비장의 카드를 꺼낸다. "앞으로 보호비는 내게 갖다 바쳐!" 그러나 사대천왕은 택~도 없는 소리하지 말라고 그런다. 그러자 용영효.. 사진을 꺼내든다. 사대천왕 네 명의 보스의 와이프를 모두 납치해 둔 것이다. 사진을 보여주며 협박한다. "내 말 안 들으면 이 여자들을 아프리카 모잠비크로 팔아 버릴거야!"

  사대천왕의 반응..."정말? 아이고 좋아라. 아이고 좋아라.. 제발 그렇게 해 줘"이다.

  그러자, 용영효 다시 한 번 비장의 카드를 꺼낸다. "내말 들으면 애네들 아프리카로 팔아버리고,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 풀어줄거야." 그러자.. 사대천왕이. "제발 말 듣겠으니 와이프만 없애주라..."고 그런다. --;

  이 어이없는 [무간도]는 계속 이어진다. 극중에서 증지위는 자기가 진가신도 잘 알고, 오군여도 잘 안다고 떠벌린다. 나중엔 태국으로 도피하면 태국에서 영화제작에 투자하겠노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쨌든 상황이 악화되면서도 결국 [무간도]의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애당초 '맨디'(여안안)라는 여자를 두고 진백상 국장과 증지위가 자존심 대결을 펼친 것이었다. 맨디는 증지위의 아내가 되었고, 맨디를 짝사랑하는 황호연은 유덕화가 되어 경찰 내에 워띠로 들어온 것이다. 푸하하. 결국, 정말 어이없게도 진백상 국장이 옥상에서 떨어져서 죽고, 양조위 역을 맡은 두문택은 야단났다. "아니, 나의 진짜 신분을 아는 이 사람이 죽으면..."

  영화는 끝까지 [무간도]를 형편없게 비틀고 조롱하며 패러디 코미디라고 우긴다. --;

  마지막 장면? 두문택이 시나리오를 들고 영화제작자를 설득한다. 그가 쓴 비장의 영화의 제목은 엄청나게 길다. [무간적워티지비혼리하대광결전미돈도] 뭐. 이 정도 제목. 제작자, 힐끗 보더니 찢어서 던져버린다. 길을 가던 두 사람- 감독 유*강, 시나리오작가 맥*휘..라고 자막이 뜬다 -이 종이를 집어든다 .찢겨 나간 영화의 제목은 [무간..도]만 남아있다. 그래서 [무간도]가 만들어졌단다....

  음... -;

  무슨 말이 필요한가. 재밌게 보면 그만이지. 재밌게 봤냐고? 재밌다. 아주.. [무간도]를 재밌게 봤으면 이 영화는 [무간도]에 바치는 왕정의 오마쥬라고 보면 된다.

  초반 경찰학교에서의 기억력 테스트, 경찰 취조실에서 증지위가 폼 잡으며 도시락 먹는 장면, 옥상에서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대치국면 등등.. 오리지널 [무간도]에서의 명장면들이 고스란히 재현된다. 장중한 음악들까지. 그리고 왕정 감독 특유의 비키니 혹은 란제리 여자들로 눈요기 감도 군데군데 끼어 넣는다.

  왕정 영화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다. "재밌다!"와 "저질이다!"이다. 나의 경우, 이 영화는 전자이다. 이런 장면도 있다. 여문락이 여자로 변장했다...   (박재환 200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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精裝追女仔2004 (2004) Love is a many stupid thing
감독: 왕정
출연: 여문락,두문택,증지위,황호연,2R,한군정,진백상,여안안,막소총,맥가기,冯淬帆
홍콩개봉: 200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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