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복성] 이른바 ‘복성’시리즈 영화

2008. 6. 5. 11:06홍콩영화리뷰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Reviewed by 박재환 2008-6-5]   21세기가 되기 전까지 홍콩영화는 할리우드영화 다음으로 한국 영화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었다. 주윤발과 성룡, 장국영, 뭐 이런 스타들이 한국 극장가를 꽉 잡았던 시절이 있었다는 말이다. 지금 와서 그 영화들을 다시 보면 전형적인 오락액션영화의 전범들이다. 홍콩은 자기들의 능력을 알고 있었고, 자기들의 영화시장을 잘 파악하고 있었던 셈이다. 물론 왕가위같이 한 예술 하는 사람들이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하려고 무지 고생한 것도 사실이다. 여하튼 그런 홍콩영화는 언제부터인가 끝없는 자기복제와 날림공사로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그런 홍콩에서는 한 영화, 혹은 장르가 성공하면 당연히 속편들이 끝없이 만들어지고 정말 거짓말같이 많은 아류작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그 중에는 사랑을 받은 작품도 있고, 짜증나는 필모그래피만 나열시킨 졸작들도 다량 섞여있다. 개봉 당시에 사랑받았고 지금도 가끔 가다 인터넷 블로그 사이트에서 가끔 한데 모아놓으면 팬들이 “우와, 그땐 그랬었지...”하는 열광하는 작품 중의 하나가 바로 <오복성>을 필두로 한 ‘복성’시리즈이다.

   사실 말이 ‘복성’시리즈이지 그게 정확히 어떤 영화를 이야기 하는지 분류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골든 하베스트 제작의 영화를 말하는지, 홍금보가 감독한 것을 이야기 하는지, 성룡-홍금보-원표가 출연하는 작품을 이야기 하는지 말이다. 왜냐하면 홍콩에서 ‘복성’ 이름을 단 영화가 물 건너오면서 변질이 많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일본에서 개봉된 뒤 일본제목까지 섞여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어쩌겠는가. 당시 성룡영화/ 홍콩 영화에 목숨 건 수입업자들의 상혼이니 말이다. 어쨌든 이번기회에 다시 본다.


오복성-복성고조-하일복성....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복성>은 ‘복성’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칠소복’이니 뭐니 하며 어린 시절 함께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경극과 쿵푸를 익힌 홍금보-성룡-원표 이 세 명이 함께 출연한 첫 번째 작품이라 더 소중하다. 홍금보는 주연과 함께 감독을 겸했고, 성룡과 원표는 주연급은 아니고 조연으로 출연한다. 원표는 우정출연이라고 해야 할 듯.

   <오복성>은 ‘깜’도 안 되는 어수룩한 범죄행각을 선보이는 다섯 좀도둑과 사기꾼의 활약상을 다룬다. 이들은 출소 후 함께 청소대행업소를 운영하는데 어쩌다 우연히 위조지폐범과 대결을 펼치게 되는 활극 코미디이다. 홍금보는 육중한 몸매를 이끌고 한밤에 빈집털이를 하러갔다가 곧바로 경찰차로 직행한다. 오요한은 길가에 주차한 자동차의 창문을 떼놓고 물건을 훔치다 하필이면 형사의 차를 털다 현장에서 체포된다. 진상림은 보석가게에서 나름대로 머리를 굴러 고급 손목시계를 훔쳐내는데 그만 진짜 총기강도가 들이닥치는 바람에 잡히고 만다. 잠건훈 이 아저씨는 왜 잡혔지? 다시 봐야겠군... 그리고 풍쉬범도 감옥에 들어온다. (이 아저씨의 정체는 마지막에 밝혀진다!)

   다섯 명의 지지리 복도 없고, 운도 안 따르는 초보 범죄자들은 감옥에서 개과천선하여 ‘청소회사’를 운영하며 새 인생을 살기로 다짐한다. 이들은 잠건훈 집에 함께 기거한다. 알고 보니 잠건훈의 여동생(종초홍)이 뜻밖에 미녀라서. 다섯 명은 함께 청소하고, 함께 몰려다니며 행복한 생활을 한다.

   한편 위조지폐를 만드는 악당 두목(전준)은 하나뿐인 딸(하문석)의 남친(태보)이 보통 못 마땅한 것이 아니다. 어수룩하기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이 위인은 딸의 운전기사였다. 두목은 한번 임무를 맡겨본다. 위폐 제조용 동판을 다른 악당 두목에게 건네주고 오라는 임무였다. 그런데 동판을 넘기는 현장에서 소매치기 당하고, 동판은 이리저리 하다가 그만 ‘오복성 청소차 짐칸에 실리고 만다. 이 때문에 악당들은 그것을 돌려받기 위해 종초홍을 납치하여 교환조건으로 내건다. 막내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하던 뚱보 홍금보가 맹활약을 펼친다.

   그럼 성룡은? 성룡은 다혈질 홍콩 형사(CID)로 출연한다. 위폐범들을 잡기 위해 뛰지만 언제나 실패. 결국 오복성의 도움으로 악당들을 일망타진한다. 성룡은 이 영화에서 롤러 스케이트(인라인스케이트가 아니라!!)를 타고 도로를 활보하는 ‘아날로그’하면서도 ‘아크로바틱’한 액션을 보여준다. 특히 대형 컨테이너 트럭 밑으로 싸~악 지나가는 장면은 성룡표 액션연기의 걸작! 이 영화에서 50대 이상의 자동차가 끝없이 추돌/충돌을 일으키는 장면도 장관이다. (물론,폐차 직전의 고물차라는 게 너무 눈에 띠지만..)

  그럼 원표는? 원표는 성룡보다 훨씬 등장 장면이 짧다. 성룡이 공원에서 자기 여친(엽동)에게 휘파람 부는데 하필 그때 옆을 지나가던 원표 여친(이새봉)에게 휘파람 부는 치한으로 오해받게 된다. 성룡과 원표가 티격태격 육박전을 펼친다. 알고 보니 원표도 홍콩경찰. 어쨌든 원표도 <오복성>에 출연한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홍금보와 성룡의 구식 액션이 왠지 친근하면서도 파워풀하다. 영화는 ‘오복성’ 다섯 멤버와 종초홍이 펼치는 상황설정식 몸개그가 초절정 유머를 선사한다. 특히 은신술을 연마하고 홀딱 쇼를 펼치는 오요한의 몸 개그가 하이라이트. 콧수염 기른 오요한의 아들 오가룡도 현재 영화배우로 활동 중이다.

   한자 이름이 조금 어려운 풍쉬범(馮淬帆)과 잠건훈(岑建勳)도 홍콩영화에서 곧잘 만날 수 있는 얼굴. 이들 외에도 임정영, 우마, 조달화 등 유명 배우들이 잠깐씩 등장한다. 가장 의외의 카미오는 햄버거 가게에 등장하는 허안화이다. <여인사십> 등을 감독했던 사람이다.

  <오복성>은 제작, 감독, 연기, 무술연기 등 다방면에서 놀라운 재주를 보여주는 홍금보의 실력이 철철 넘치는 작품이다. 아기자기한 개그와 왁자지껄한 소동, 그리고 화끈한 액션이 한 시절을 풍미했었다. 이 작품 성공 뒤 당연히 속편들이 연이어 제작되었다. (박재환 2008-6-5)


오복성(奇謀妙計五福星/五福星) 홍금보 - 성룡 종초홍
복성고조(福星高照/대복성) 홍금보- 성룡 호혜중 증지위
칠복성(夏日福星/칠복성) 홍금보 - 성룡 호혜중 유덕화
구복성(最佳福星/십복성) 증지위 - 홍금보 맥가 알란탐
속 오복성(五福星撞鬼/-) 홍금보 - 홍금보 증지위 진백상
대복성(迷你特攻隊/ドラゴン特攻隊) 주연평 - 성룡 왕우

오복성 奇謀妙計五福星 (1983)  Winners and Sinners 
감독: 홍금보
출연: 홍금보 오요한 풍쉬범 잠검훈 진상림 종초홍 성룡 엽동 전준 하문석 태보 임정영 원표
홍콩개봉: 1983-7-7
imdb   네이버영화   香港影庫=HKMDB   mtime.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