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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영화리뷰

[말레나] 모니카 벨루치와 몽정기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Malena 2001)

by 내이름은★박재환 2019.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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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깊게 본 영화가 뭐에요?”라는 질문에 “시네마천국!”이라는 대답이 정해진 적이 있었다. “군대 가기 전 애인에게 선물하기 딱 좋은 O.S.T. 시디는?”에 “엔니오 모리코네의 <시네마천국>!”이 모범 답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나도 그 영화 너무 좋아했고, 그 시디를 두 장이나 갖게 되었다. 영화 좋아하는 사람치고 <시네마천국>을 싫어하는 사람 없을 것이다. 그다지 연관이 없는 1940년 이탈리아 시실리의 연애담에 한국인이 열광한 것은 ‘열정’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영화에 대한 열정, 사랑에 대한 열정, 인생에 대한 열정 말이다.

그리고 10여 년이 훌쩍 흘러 쥬세페 토나토레 감독은 <말레나>를 들고 왔다. 신부님의 가위에 잘려나간 헐리우드 영화에 울고 웃던 이태리인들은 이제 말레나라는 육감적인 여인네에 어른이고 아이이고 환장할 지경이 되고 만다. 말레나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었던 것이다.

2차 대전. 남편은 전쟁터로 불려갔고 동네 남정네들은 호시탐탐 말레나를 노린다. 어른들은 어른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13살 난 꼬맹이는 말레나를 통해 인생을 배운다.

남성의 시각에서 보자면 이 영화는 자위행위와 외도의 중간에 위치한 영화이고, 여성의 눈으로 보자면 신에 대한 증오와 인간의 질투의 양날에 서 있는 셈이다. 영화는 말레나, 모니카 벨루치의 숨 막힐 듯한 육신에 빠져들게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타오르는 눈의 열기만큼 뻔한 멜로드라마의 원형을 보여준다. 말로나는 예쁘고 늘씬하지만 결국 ‘전쟁 미망인’이며 살기 위해 독일점령군과 창녀짓을 해야하는 불운을 타고난 여인네일 뿐인 것이다. 어제까지 ‘껄떡대던’ 남정네들은 자신이 못 이룬 욕정에 대한 화풀이로 말레나를 손가락질하고, 자신의 남편의 시선을 빼앗긴 여인들은 하나같이 말레나를 증오한다.

전쟁이 끝난 후, 민족반역자인 부역자에 대해 린치를 가하듯 말레나를 짓밟는다. 그리곤? 죽은 줄 알았던 말레나의 남편이 돌아온다. 한 팔이 잘린 채 상이용사로. 동네사람들은 말레나의 더러운 과거에 대해 쑥덕이고 불쌍한 말레나를 더욱 불행하게 만든다.

하지만, 멜로드라마는 눈물의 힘을 믿고, 사랑의 승리를 믿는다. 말레나에 대한 미움은 연민의 정으로 변하고 말레나의 과거는 이탈리아 시실리 섬 주민이 겪어야했던 2차대전의 음침한 한때로 함몰된다.

쥬세페 토나토레가 왜 그리고 이 시절, 이 곳에서 유아회귀적 영화에 몰입하는지 모르겠다. 과거는 사라지고 여인은 떠나간다. 그 빈 자리에 반바지의 사내아이는 훌쩍 성장해 있는 것이다.

말레나는 이제는 할머니가 되었어도, 여전히 소년의 가슴에는 마릴린 몬로로 존재할 것이다. (박재환 2002/12/28)


 

Malèna - Wikipedia

MalènaUS theatrical release posterDirected byGiuseppe TornatoreProduced byScreenplay byGiuseppe TornatoreStory byLuciano VincenzoniStarringMusic byEnnio MorriconeCinematographyLajos KoltaiEdited byMassimo QuagliaProductioncompany Medusa Film Miramax Pacifi

en.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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