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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시티, 중국황화론과 하우스오브카드가 만나다 (넷플릭스 리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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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시티, 중국황화론과 하우스오브카드가 만나다 (넷플릭스 리뷰)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8.07.20 17:37



지난 7일, 한국에 부임한 신임 미국대사 해리 해리스(Harry B. Harris Jr.)는 당초 호주 대사로 지명된 사람이었다. 얼마 전까지 태평양사령관이었던 그가 급하게 한국대사로 날아온 이유가 무엇일까. 그보다 그런 군인출신을 호주대사에 보내려한 이유가 무엇일까. 전통적으로 호주는 평화롭고 한가한 나라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게 되면 호주에 대한 정치적, 군사적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호드(호주드라마) ‘시크릿 시티’(Secret City)이다.

 

크리스 울만과 스티브 루이스가 쓴 소설 ‘The Marmalade Files and The Mandarin Code’를 원작으로 호주의 폭스텔이 제작한 이 드라마는 2016년 호주에서 방송되었고,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서비스되고 있다.

 

영화의 첫 장면은 한 서양인인 조깅복 차림으로 천안문 광장을 뛰어오더니, 갑자기 “티벳에 자유를!”이라고 외치고는 분신자살을 시도한다. 곧 이어 호주의 캔버라 한적한 강변에서 배가 갈라진 끔찍한 익사체가 발견되고 이 사건들이 중국과 호주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몰아넣기 시작한다. 분신한 여자는 중국으로 유학간 호주 여대생이었고, 익사체는 어떤 비밀정보를 빼돌리다가 살해당한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중국을 위태롭게 할 반체제/반정부 단체에 연루된 인물들이다. 드라마는 해리엇 덩클리(안나 토브)라는 신문사 정치부기자의 취재활약상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호주는 지금 복잡한 연정체제로 중국에 대한 일사불란한 대응을 할 수 없다. 얼핏 봐도 국방부 장관은 친중국적이고, 법무부장관은 친미 성향이다. 총리는 아슬아슬하게 정세를 이끌어간다. 당장 미국은 군 장성 출신의 신임대사를 호주에 보내어 남중국에서 실시되는 군사훈련에 호주 해군도 참가하라고 요청(요구!)한다. 문민출신의 국방장관은 중국과의 마찰을 우려로 강하게 거부한다. 국방장관의 스탠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미국으로부터 잠수함을 도입하라는 압력에 대해서도 거부한다. 대신 자신의 지역구에서 직접 잠수함을 건조하겠다는 것이다. (훨씬 형편없는 잠수함을 훨씬 비싼 돈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나저나 분신자살을 시도한 여대생 행방은 오리무중. 반중감정이 높아질수록 양국간 치열한 정보전이 펼쳐진다. 마타하리 같은 미녀첩보전은 물론이고, 갑자기 호주상공을 통제불능으로 빠뜨리는 전자전이 펼쳐진다. 미국의 도움(혹은 미국의 비밀작전?)으로 사태는 진전되는 듯하지만, 누가 적이고 누가 우리 편인지 알 수 없는 커넥션이 이어진다. 그 한 축에는 ‘자유와 인권’을 내세우는 독립언론도 있다. 냉혹한 국제정세, 치열한 첩보전, 넘치는 의욕 등이 용광로처럼 들끓는다.

 

과연 중국의 음모는? 호주의 대응은? 미국의 전략은? 숨 가쁘게 (어제의) 적과 (오늘의) 우리 편의 물고 물리는 정보전쟁이 이어진다. 호주에 정보/방첩관련 기관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지금까지 많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아온 스토리이다. 중국황화론을 바탕으로, 호주가 처한 현실적 위기가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드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는 호주보다 훨씬 냉혹하고, 리얼할 것이다.

 

에피소드 1편의 첫 장면-분신장면-에서 깜짝 놀랄 것이다. 그때 드는 생각은, 넷플릭스가 중국에 진출하려고 그렇게 기를 쓰고 있는데, 이런 작품을 내놓다니. 중국의 심기를 거슬리는 작태인 셈인데 말이다. 그것보다 더한 것은 이 작품을 만든 ‘폭스텔’은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레이션이 만든 호주의 미디어업체이다. 근데, 그게 ‘폭스텔’의 경쟁업체인 넷플릭스에서 상영되는 것이다. 군사판도, 정치판도, 영화판도 정말이지 어제의 적이 오늘의 우리 편, 내일의 무엇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재밌다. ‘시즌2’가 무지 기대된다. 아마, 호주-중국의 군사적 대치는 대만-한국으로까지 넓혀질 것으로 보인다. (KBS미디어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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