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評] 뮤지컬 겨울왕국, “세상을 얼리는 마법, 세상을 녹이는 사랑” (FROZEN The Musical,2026, Seoul)

2013년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원제:Frozen)은 온 세상에 ‘Let it Go’ 열풍을 일으키며 글로벌 흥행수익 12억 8천만 달러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아렌델 왕국의 엘사와 안나 공주, 얼음전령 크리스토프와 그의 순록, 그리고 눈사람 올라프는 디즈니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었다. 디즈니는 온세상의 눈이 다 녹기 전에 신속하게 ‘프로즌왕국’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겨울왕국 프랜차이즈에는 단편애니와 후속영화 뿐만 아니라 디즈니테마파크 어트랙션, 디즈니온 아이스 쇼가 있고,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겨울왕국 스토리를 활용한 쇼는 디즈니캘리포니아어드벤처, 디즈니크루즈라인,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세분화되었다. 이중 브로드웨이 뮤지컬버전이 성하(盛夏)의 한국 뮤지컬 무대에 도착했다. 따끈따끈한 공수가 아니라 꽁꽁 얼려서 말이다. 지난 13일 개막한 뮤지컬 <겨울왕국>이다.

뮤지컬 <겨울왕국>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1편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따른다. 물론, 조금의 변형은 있다.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얼음꾼들이 얼음을 채취하는 장면은 삭제되고 아렌델 궁전의 가족이야기가 펼쳐진다. 엘사의 미약한 마법이 안나를 위험에 빠뜨리고, 동생은 ‘눈사람 만들래’를 부르며 애타게 언니와 같이 놀고 싶어한다. 그리고 잘 생긴 한스왕자가 등장하고, 엘사의 대관식 날 아렌델에 위기가 닥치는 것이다. 사랑하는 아렌델과 동생을 피해 북쪽 높은 산으로 올라간 엘사. 그의 마음을 모르는 수색대가 다가오자 마침내 엘사는 무시무시한 마법의 파워를 선보이며 “렛 잇 고”를 열창한다.



뮤지컬 <겨울왕국>의 볼거리는 1막 마지막에 펼쳐지는 ‘렛 잇 고’ 장면이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노래의 마지막에 여왕의 드레스가 얼음드레스로 변신하는데, 뮤지컬에서는 훨씬 극적이다. 무대가 순식간에 얼음 궁전으로 변하고 화려한 조명과 음악이 폭발할 때, 엘사의 의상이 순간적으로 화려한 얼음 드레스로 바뀌는 연출은 마치 ‘변검’을 보듯 경이롭다. 무대가 암전되는 순간 객석의 관객들은 환호성을 보내며 인터미션에 들어간다.

뮤지컬 <겨울왕국>은 변화무쌍한 1막의 이야기 전개에 비해 2막은 싸늘하게 식어버린 느낌을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막 첫 곡 ‘휘게’는 애니메이션의 감동을 급속냉동시키는 막간 쇼무대 느낌을 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외(미국) 관람객들도 비슷한 평가를 한다. 디즈니 뮤지컬 특성상, 아동 관객이 많고 2막 시작의 어수선한 상황을 추스르는 서비스일 터이다. 여하튼 아렌델의 몰락을 자책하는 엘사와, 엘사를 끔찍이 아끼는 안나, 그리고 이들을 돕기 위해 열 일하는 크리스토프와 스벤의 노력으로 ‘겨울왕국’은 왕년의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2막에서도 명장면이 나온다. 한스의 배신과 얼어붙어 가는 안나, 그리고 자매를 덮치는 마법의 폭풍까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비극을 연상시키는 그 절정의 순간, 관객들은 넋을 잃게 된다. 결국 꽁꽁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란 것을 목도하게 된다.



뮤지컬 <겨울왕국>에는 원작 수록곡 "Let It Go",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In Summer“, "Fixer Upper" 등 9곡 외에 엘사의 'Monster' 등 12곡이 더 추가되어 엘사와 안나의 내면 묘사가 훨씬 더 깊어진다.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3편을 내년 개봉시킬 예정이다.(2027년 11월 24일 미국개봉예정)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은 <라이언 킹>, <알라딘>, <겨울왕국>이 무대에 올랐다. 디즈니로서는 세 작품을 동시에 진행하기에는 버거운 모양이다. 하지만 엘사와 안나의 찐한 자매애, 크리스토퍼와 순록의 순수함, 그리고 ‘겨울왕국’의 히든 카드인 ‘올라프’의 대활약에 비추어 뮤지컬 <겨울왕국>은 더욱 더 재밌고, 신나고, 감탄할 거리가 많은 콘텐츠임에 분명하다. “Let it Go”가 전부인 것이 아니다.

한국 초연인 뮤지컬 <겨울왕국>은 내년 3월 1일까지 서울 샤롯데 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이어 부산 드림씨어터로 무대를 옮긴다. (박재환.2026)

▶뮤지컬 겨울왕국 (원제:FROZEN The Musical) ▶출연: 정선아-정유지-민경아(엘사), 박진주-홍금비-최지혜(안나) 차윤해-신재범(크리스토프), 김원빈-황건하(한스), 정원영-한규정(올라프) ▶공연: 샤롯데씨어터 2026.08.13~2027.03.01 ▶러닝타임: 135분 (인터미션 포함)

▶작곡 및 작사: 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 로버트 로페즈 ▶극본: 제니퍼 리 ▶연출:마이클 그랜디지 ▶안무: 롭 애슈퍼드 Rob Ashford ▶협력연출: 에이드리언 사플 ▶한국협력 연출:심설인 ▶한국음악감독: 김문정 ▶한국협력 안무: 백두산 ▶프로듀서: 설도권, 신동원 ▶주최: 프로즌문화산업전문회사, 롯데컬처웍스, 클립서비스 ▶제작: 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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