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티네] 야쿠자 대부 (기타노 다케시 감독, Sonatine,1993)

 

기타노 타케시의 93년도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다. 타케시 감독은 지금 열심히 그의 아홉 번째 감독 작품 <브라더>를 찍고 있다. 지난 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여덟 번째 작품 <기쿠지로의 여름>이 상영되었었다. 적어도 우리나라엔 이와이 슌지와 나란히 일본 영화 인기몰이를 하고 있음에 분명하다. 타케시 감독의 '흉폭(凶暴)한 남자 3부작'은 <그 남자 흉폭하다(89)>, <3-4*10월(90)>, 그리고 이 <소나티네>이다.

<소나티네>는 그의 이전 깡패영화(혹은 하드 보일드 터치의 형사물)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하나비>로 완전히 뻗어버리기 전까지의 그의 이른바 '殘酷美學'이 흘러넘치는 영화이다. 그의 무표정하고 뻣뻣한 연기는 신인배우의 완전히 굳은 연기와는 다른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잔인함의 연륜은 일반 영화배우들이 연기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짙은 페이소스가 깔려있다. 그에게선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간 3대가 무사하지 못할 카리스마까지 느껴지는 것이다.


 영화는 동경 야쿠자간의 피 튀기는 싸움을 다루고 있다. 그들이 휘두르는 칼날이나 마구 쏘는 총은 여태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리얼함이 살아있다. 그것은 우리네가 아무리 흉내 내려고 해도 따라 갈 수 없는 암흑가의 연륜과 살인의 노하우가 녹아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헐리우드 영화나 홍콩영화의 멋과도 차별 된다. 이들은 죽음의 순간에 찾아오는 고통도, 스크린을 한껏 폼 잡게 하는 멋도 없다. 눈 깜짝할 사이에 가볍게 끝나고마는 산뜻한 죽음 - 살인만이 존재한다. 마치 한편의 클래식 소절처럼.

 기타노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바다는 '평화로움'과 '포용'이다. 스모를 펼치는 공간도 바닷가 해변이었고, 동료가 킬러에 의해 쓰러지는 곳도 바닷가이다. 오키나와의 푸른 바다는 동경의 회색빛 도시에서 도망쳐온, 혹은 피신해 온 그에게 절대적 평안을 준다. 하지만 <그해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처럼 바다는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는 것은 아니다. 바다는 결국 그곳에 있는 하나의 자연일 뿐이다. 야쿠자는 동경으로 돌아갈 것이고, 또 돌아와서 죽을 공간이다. 바다는 그저 그곳에 존재하며 한 줌 모래같은 야쿠자를 지켜볼 뿐인 것이다.

<소나티네>는 무표정한 야쿠자가 펼치는 끝없는 총격전과 살인극 속에 담담히 인생의 웃음이 묻어난다. 그 웃음이 얼마나 잔인한가. 죽음을 희롱하는 야쿠자의 웃음이란 것은 결코 보상 받을 수 없는 한가함일 것이다. <소나티네>는 그러한 가볍지 않은 죽음과의 희롱을 다룬 작품이다. <원령공주> 등 지블리 만화의 음악을 담당한 '히사이지 조'의 음악은 언제나처럼 무거운 감동을 안겨준다. (박재환.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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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티네 (원제: ソナチネ/ Sonatine) ▶감독: 기타노 다케시 ▶출연: 기타노 다케시, 고쿠마이 아야, 와타나베 테츠, 카츠무라 마사노부, 테라지마 스스무, 오스기 렌 ▶음악: 히사이시 조 ▶개봉: 2000년 1월 8일 ▶상영시간: 94분
박재환 영화리뷰 kinoci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