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개봉영화(23)
-
[매트릭스 1편] 숟가락으로 매트릭스를 구부리는 방법
영화 1편이 공개된 것은 1999년이었다. [매트릭스 리저렉션]이 개봉되기까지 22년이 걸렸다. 그동안 영화판은 많이 바뀌었다. CG로 구현하는 세상이 훨씬 하이퍼 리얼리티가 되었고, 극장 대신 OTT가 영화팬을 더 끌어들이고 있으며, 와쇼스키 ‘형제’가 사라졌다. [매트릭스 리저렉션] 개봉에 앞서 극장에 잠시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의 [매트릭스]가 개봉되었다. 사실 더 달라진 것도, 더 새로운 것도 없지만, ‘오리지널 매트릭스’ 속으로 들어가 본다. 대도시, ‘하트 오브 더 시티’호텔. 허름한 방 안에서 노트북을 앞에 둔 트리니티(캐인 앤 모스)는 자신을 체포하려온 경찰을 공중 부양하듯이 떠오르더니 회전하며 순식간에 총을 든 경찰들을 압도한다. 그리고 이어 선글라스를 쓴 요원의 추적을 피해 도시 ..
2022.01.22 -
[딥 임팩트] 커다란 돌멩이, 지구를 강타하다 (미미 레더 감독 Deep Impact 1988)
(박재환 2002.9.10.) 한때 땅 위를 어기적대며 돌아다니던 거대 공룡이 어떻게 멸종-사라졌을까. 여러 가지 說이 있지만 가장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은 단연 '운석 충돌설'이다. 우주에서 거대한 운석이 지구로 돌진하여 "꽝~~~"하고 부딪혔고 그 충돌의 여파로 이른바 핵겨울이라는 초유의 기후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큰 돌덩어리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부딪혔기에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현재 지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지구충돌의 흔적들을 통해 과학자들이 계산한 것이 있다. 1908년에 반경 약 50m(겨우!)의 운석이 시베리아의 퉁구스카 지역에 떨어졌다. 지표면에 충돌한 것이 아니라. 지표상공 10Km높이에서 폭발하여 그 잔해들이 지표를 뒤덮었다고 한다.(대기권에 초속 16Km속도로 진..
2019.08.19 -
[벌이 날다] 하늘 높이, 가슴 속 깊이.. (민병훈, 잠셋 우스마노프 감독 Flight Of The Bee, 1998)
(박재환 2000/1/15) 영화를 보면서 즐거운 경우 혹은 어떤 감동을 받는 경우는 대개 그 영화가 마치 자기 주위의 어떤 일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아서 꽤나 실감이 난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배경이 어디이든, 때가 언제이든 우리는 낯선 마을과 처음 대하게 되는 배우에게 자연스레 동화되어 영화보는 내내 즐거워한다. 이 영화 가 그런 경우이다. TV에서 특집으로 편성되는 나, 혹은 같은 프로그램을 볼 때에야 겨우 그러한 나라가 있었구나라고 알게 되는 타지키스탄의 한 마을을 보게 되면서도 새마을운동 직전의 한국의 시골모습을 보게 되는 것 같은 어떤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분명 그 지역 사람과는 많은 혈연적 이질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헐리우드 배우들과는 다른 유대의식을 갖게 된다. 그러..
2019.08.18 -
[킬러 콘돔] 살인토마토보다 더한, 더 깊은, 더 심각한.... (마틴 왈쯔 감독 Kondom des Grauens/ Killer Condom 1996)
(박재환 1999년) 이 영화는 퀴어 무비이다. 이전에 퀴어무비 광신도인 그 애가 이 영화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무슨 말인가 했었는데 오늘 직접 보니 그들만의 교감이란 게 있는 모양이다.^^ 이 영화는 상당히 복잡한 내용과 주제를 담고 있다. 호락호락한 영화가 절대 아니다. 겉포장은 단순한, 그리고 보기에 따라선 지저분한 호러물이지만 한 꺼풀씩 파고 들어가면,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심상찮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심각한 것은 아니다. 현대 독일영화의 한 특징을 보여준다. 영화를 열심히 만들고 있고, 이야기를 끌어가지만 어딘가 공허하고 어딘가 아쉬운 그런 감정 말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그 동네 영화세계와 우리 영화팬의 괴리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
2019.08.18 -
[스크림] 아이,스크림! You Scream? (웨스 크레이븐 감독 Scream 1996)
(이 리뷰는 국내개봉 전인 98년에 쓴 리뷰입니다) (박재환 1998.7.13) 영화에 대해 미리 좀 알아 보려고 검색엔진으로 찾아보았다. ‘스크림’을 입력하니, 결과가 예상 밖으로 우습게도 ‘아이스크림’만 잔뜩 올라오기에 순간 당황했다. 그러고 보니 이 영화 은 여름철 아이스크림같은 소프트하고 스위티하고 끈적대는 맛이 있는 영화였다. 사실, 난 호러물을 좋아하진 않는다. 피 튀고, 내장 드러내고, 음산한 음악이며, 뭐 그런 화면도 화면이지만 '짜증스런 음악에는 꼭 나타나는 범인과 가슴만 큰 멍청한 여자 희생자'를 보고 또 보고 하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고 짜증나는 일인가? 그래서 웬만하면 이딴 영화를 멀리하지만, 때는 어쩔 수 없이 여름이고, 내 홈페이지에 납량물이 너무 없다는 의견에 따라 열심히 귀신사..
2019.08.18 -
[U턴] 개 같은 날의 하루 (올리버 스톤 감독, U Turn 1997)
(박재환 1999/11/26) 논쟁적인 작품만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1997년 작품이다… 같은 영화에서 보여주는 신경질적 미국역사관이나 에서 몰고 온 수많은 비난들-특히 영화가 남긴 폭력의 양상은 언제나 진행형의 논란이었다. 물론 올리버 스톤 감독의 필모그라피에서 이러한 논란거리의 영화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 같은 소품 영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 영화는 42일 만에 뚝딱 만든 영화이지만,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는 완벽한 심리 스릴러물이다. 이 영화는 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 존 리들리가 24살에 쓴 소설(‘Stray dogs’)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영화는 와 을 적당히 섞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것은 시드니 루멧의 같이 전혀 뜻밖의 극한 상황에 놓이게 된 한..
2019.08.16 -
[엘리자베스] 신념,복종,종교,단두대,궁중음모,고문,자백, 그리고 왕실의 영광 (세카 카푸르 감독 Elizabeth 1998)
(박재환 1999) 역사드라마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역사극은 사전지식이 필요하고, 좀 각오를 하고 봐야한다. 이 영화의 배경은 16세기 엘리자베스 여왕(1세) 시절이다. 영국史는 사실 복잡하다. 월드컵에서 모든 회원국가의 예선전 티켓은 공평하게 한 장씩임에도 불구하고, 영국이란 나라는 잉글랜드팀, 스코트랜드팀 등 몇 장 더 가져간다. 왜 그럴까? 챨스 황태자의 정식명칭은 ‘프린스 오브 웨일즈’이다. 웨일즈지방의 왕자인 셈이다. 그러니 ‘킹 오브 그레이트 브리턴’. 이런 것은 사실 찾아보기 어렵다. 나라가 쪼개진 채 통치되어온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지방색 뚜렷하게 버텨내고 있는 그 나라의 상황은 이상하게 보일만도 하다. 영국의 헨리 8세는 결혼을 여섯 번 했단다. 첫 번째 부인이 아기를 못 낳..
2019.08.14 -
[캐릭터] 인간의 조건, 혹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마이크 반 디엠 감독 Karakter,1997)
(박재환 1998.9.29.) (1998년 3회부산국제영화제 관람리뷰입니다) 오늘 네 번 째 관람영화이다. 세 번 째 영화부터 아프기 시작한 골반 부위와 허리의 통증으로 거의 탈진상태였다. 그러나, 오랜만엔 보게 되는 아카데미 외국어작품상이라기에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버티고 앉았었다. 그러나, 솔직히 엄청난 실망감만을 안겨준 영화였다. 이 영화는 올 4월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네덜란드 작품이다. 그 시상식에서는 아카데미 회원들이 영화만으로 얼이 빠진 게 아니라, 이런 영화에도 상을 준 걸 보니, 그 영화제의 수준-수준이라기보다는, 엄격하게 말하면 어떤 경향을 짐작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그야말로 김빠진 맥주 같은 영화이다. 처음엔 제임스 아이보리 스타일의 시대상 묘사로 시..
2019.08.14 -
[얼굴] 신승수 감독의 햇빛사냥꾼 (신승수 감독, 1999)
(박재환 1999/5/13) ‘얼굴’? 조금은 낯선 영화이다. 오우삼의 에서 연상되는 험상궂은 깡패들의 이야기? 혹은 곱상하게 생긴 남자 얼굴에 얽힌 이야기? 어쨌든 '얼굴'이란 단어는 모르긴 해도 '민족의 얼', '조상의 얼' 할 때의 정신, 혼을 가리키는 순수 우리말 '얼'에, 어떤 형태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골'의 합성어 아닐까? 그래서 얼굴은 결국 그 사람의 정신이 담긴 그룻인 셈이다.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철학적인 소리가 그냥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 이 영화는 그런 의미로 쓰인 제목일까? 영화 보고나서, 다시 한번PC통신에 이 영화 홍보사가 올린 시놉시스를 읽어보니 이 영화를 상당히 사회학적 의미로 해석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과연 그럴까? 감..
2019.08.06 -
[식스 센스] 비밀을 공유하는 즐거움 (M.나이트 샤말란 감독 The Sixth Sense 1999)
(박재환 1999.9.19.) 의 감독 M. 나이트 샤마란은 인도에서 태어났지만 줄곧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자란 사람이다. 이 영화에서도, 짧은 미국역사에 비추어 역사적 유적으로 가득한 필라델피아의 유명한 건물이 종종 비추어진다. 올해 29살밖에 되지 않은 이 감독의 네 번 째 작품이 미국에서 굉장한 흥행성공을 거두었고, 지난주 개봉되자마자, 우리나라에서도 심상찮은 흥행성적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의 영적 분위기와 의 애틋한 이야기가 적절히 녹아있는 신형 호러물이다. 관객은 일단 미국에서 굉장한 흥행성적을 올렸다는 사실과 주인공이 브루스 윌리스라는 사실에 단순한 킬링타임용 오락물, 혹은 적잖이 의심 가는 신인감독의 영화로 이해하고 감상하기 시작하지만 이내 관객은 이 영화가 넘치는 영..
2019.08.06 -
[웨이킹 네드]한통속, 공모, 작당, and… Be Happy~~ (커크 존스 감독 Waking Ned, 1998)
(박재환 1999.8.14.) …….. 이 영화는 코미디다. 시작 1분만에 폭소를 터뜨리고는 영화 끝나기 1분전에 또 한 번 엄청난 폭소를 터뜨리게 되는, 그 과정이 모두 스릴 만점의 코미디이다. 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외부와는 단절된 그들만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네드’라는 사람에 얽힌 비밀이다. 툴리모어라는 북아일랜드의 외떨어진 마을은 주민수가 딱 52명이다. 젊은애들은 전부 돈 벌려 도회로 나가버렸고, 할아버지 할머니만이 바닷가 자기들의 집을 지키고 있는 그러한 마을이다. 이들 마을 사람들의 꿈은 참 소박하다. 복권에 당첨되어 보는 것이다. 참으로 소박한(?)한 꿈이다. 그들은 매주 텔레비전의 복권프로를 지켜보며 나도 한번 걸려봤음 한다. 그런데 이번 주 당첨자가 툴리모어에 팔렸단다...
2019.08.03 -
[러브 레터] 사랑을 기억하시나요 (이와이 슌지 감독 ラヴレター Love Letter, 1995)
(박재환 1999. 정식개봉 전 비디오 감상문) 이 영화를 굳이 우리 영화와 비교하자면 박신양-최진실의 가 아니라, 곽지균 감독의 에 가깝다. 그리고, MBC-TV의 가 가장 적합한 이미지일 것이다. 는 보면서 조금 안타까웠다. ‘죽은 사람’을 다루고, 잊지 못해 몸부림치는 ‘산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그렇게 답답한지 모르겠다. 만 보신 분은 이 영화를 한번 꼭 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연인이라면 대신 를 함께 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오늘밤 애인에게 편지 써보기를 권한다. 메일이나 채팅, 전화기, 삐삐멘트가 아니라 편지지에 쓴 그러한 편지 말이다. 만약 나처럼 글재주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냥 “자기 비 오는 날 갑자기 자기 생각이 났어. 우산 생각보다 자기 생각이 먼저 났어…”라고 한 줄만 써서 보내자...
2019.07.29 -
[時論] 러브 레터, 한국 정식개봉에 즈음하여 (일본대중문화 개방)
*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1998년 즈음의 이야기 * 일본대중문화는 오래동안 금지/불허되어왔다. 그러다 김대중 정권 당시 ‘일본 대중문화의 국내 개방‘이 이뤄졌다. 어느날 갑자기 ‘확~’ 문이 열린 게 아니고 단계적으로 개방의 폭을 넓혔다. 1998년 10월 20일 단행된 제1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는 영화 및 비디오에 한정되었다. 영화의 경우에도 공동제작 영화나 일본 배우가 출연한 한국영화, 세계 4대 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 아카데미) 수상작들이 허용 되었다. 이에 따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 이마무라 쇼헤이의 , 기타노 다케시의 등이 개봉되었다. 이후, 1999년 9월 10일(2차), 2000년 6월(3차), 2004년 1월(4차) 조치에 따라 개방이 확대되어다. 2차 개방의 수혜자는 이와이..
2019.07.29 -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컬트의 탄생 (김태용 민규동 감독 Memento Mori, 1999)
작년(1998년) 여름 개봉되어 평단과 흥행면에서 고른 호평을 받았던 은 공포영화의 외투를 써고 있지만 실속은 통렬한 교육제도에 대한 비판이었다. 학교성적이 모든 것을 재단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재잘거리는 10대의 풋풋함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성공작 의 속편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교육제도에 대한 우려감보다는 충무로의 영화제작 풍토에 더욱 근심어린 시선을 보내야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속편에 대한 매력을 많이 상실한 상태에서 이 영화는 완전히 다른 또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을 만하다. 그것은 단순한 가 아니라 혹은 라는 다분히 작위적인 공포감의 이미지와는 달리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초반 30분은 우리가 한동안 잊었던 청순한 10대의 한 때를 그린다. 비록 그..
2013.01.03 -
[이재수의 난] '미션' 임파서블 (박광수 감독, 1999)
1989년은 프랑스혁명 200주년이 되는 해였다. 그해 프랑스에서는 한 해 내내 이와 관련된 온갖 행사가 펼쳐졌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프랑스혁명 200주년’과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왔던 그 시절을 좀 기억하고 있다. 의 배경이 되었던 시대부터 시작하여, 바스티유 감옥이 무너지고, 앙상 레짐이 해체되고 하던 그 시절. 우리는 통칭하여 ‘프랑스혁명期’라고 부르지만, 그 시절, 그것이 혁명이랄 것도 없고, 민중이 정의와 박애에 가득 찬 善民이란 것도 순전히 뻥이라는 극단적 주장까지 쏟아져 나왔었다. 역사를 판단하기에는 200년도 짧은 시간인 모양이다. 그 때 아마 ‘까치’든가 ‘한울’이든가 하는 출판사에서 프랑스혁명 200주년 총서를 십여 권 기획발간하기 시작했는데 그 책 중에는 유난히 우리나라 개화..
2013.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