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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의 중국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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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1999-2-16]  인터넷 유머게시판을 보면 변호사 소재의 이야기가 종종 있다. 주로 미국 영어유머를 옮겨놓은 것을 변형시켜놓은것들이다. 그 중 몇 개는 한국 버전으로 윤색되어 <광수생각>에도 종종 올라간다. 미국이 변호사 천국이다보니 변호사를 조롱하고, 멸시하는 개그는 수도 없이 많다. 이 영화에서도 정의와는 전혀 상관없는, 직업정신에 투철한 변호사가 등장한다.

<라이어 라이어>에서의 한 장면. 여비서가 변호사에게 하는 말. "내 친구 집에 강도가 들었죠. 천장에서 내려오다 떨어져 부엌 칼에 다리가 찔렸죠. 그 강도놈이 내 친구에게 소송을 걸어 6천 달러를 받아갔어요. 이게 정의인가요?" 그러자, 변호사가 한다는 말이 "아니. 나 같으면 만 달러는 받아내었겠다."

  미국 법정드라마에서 정의감에 불타는 변호사를 많이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장면에선 예외없이 극적으로 숨겨진 '증인'이 등장하고, 결정적인 증거를 들이대며 대역전극을 펼치게 된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암흑가 보스의 법률자문을 해주는 악당 변호사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오늘 여기.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돈을 위해서라면 불의가 정의를 누르든 말든, 양심의 가책을 느끼든 말든, 오직 말빨과 법률지식 하나로 무장한 뻔뻔스런 변호사가 있으니 바로, 우리의 슈퍼 코미디언 짐 캐리가 연기하는 변호사 플레처이다. 그는 오늘도 한 껀 승소하고는 기고만장해 있다. 회사에선 누구나 다 그를 좋아한다. 그는 듣기좋은 소리만을 하니까. 입만 벌리면 입에 발린 소리만 골라서 한다.

"오, 오늘 따라 더 예쁘군요."
"오, 멋져요."
"그럼요,. 할 수 있죠."
"에. 그렇고 말고요.."

  하지만, 회사에선 그런 식으로 해서 인정을 받고, 승진을 할지는 몰라도 가정 상황에선 문제가 좀 있다. 그의 사랑스런 아들은 언제나 일에 바쁜 아버지가 너무나 밉다. 학교에서 아버지에 대해 말하라고 하니 우리 아버지는 라이어라고 한다.(My dad's a liar.) 선생님은 이내 그 말이 변호사를 잘못 말한 것이겠지 그런다. (You mean a lawyer.) 아들이 보기엔 아빠는 맨날 회사 일이 바쁘다면서 약속 한번 지킨 적이 없는 신용등급 CCC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이혼상태의 아내는 그래도 그 아들이 여전히 아버지를 따르고, 믿으러 하는 것에 위안을 삼지만, 불행히도 아버지는 끝끝내 아들의 다섯번째 생일날 또다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었다. 사랑스런 아들의 다섯번 째 생일날. 그렇게 생일 파티에 꼭 온다고 신신당부했던 변호사 아빠 플레쳐가 결국은 오지 않자, 맥스는 아주 진지하게 케익의 촛불을 불며 한가지 소원을 빈다. "단, 하루만이라도 아버지가 거짓말을 않게 해 주세요."라고. 그때 시간은 저녁 8시 15분.

찌리릿~~~

  아침에 변호사 거짓말 아빠가 침대에서 눈을 번쩍 떴다. 어젯밤 승진이라는 미끼 때문에 같이 잤던 회사 상사(여자)가 옆에 누워서 그런다. '니글'거리는 어감으로 여성 상사가 그런다. "나 좋았어? 자기는?" 짐 캐리, 자기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온다. "전혀!" 오 마이 갓.. 왠일이지? 그는 오늘 큰 송사가 걸려있다. 바람둥이 여자의 이혼 소송건을 맡았는데 부정과 외도가 분명한 이 여자가 승소하고, 최대한 많은 위자료를 긁어내기 위해 또 거짓말을 해야하는데 이런- 그는 왠일이지 거짓말을 절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무실로 달려와서는, 파란색 펜을 들고는 "이건 이건.. (빨간색이다라고 말을 할려고 하지만) 파란색이다." 입이 이렇게 어긋나며 .."이건.. 이건.. 빠... 파란색이다." 그러는 것이다. 아들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거짓말로 살아가는 한 사나이의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는 절묘한 상황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사실 짐 캐리는 내가 싫어하는, 꺼려하는, 비디오 대여에 있어 기피대상 배우 중의 하나였다. 저질 코미디의 동의어로 그를 평가하며 인식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트루먼 쇼>에서 그의 숨은 매력을 발견해 내었다. 이것은 마치 우리의 심형래를 단순히 영구수준으로만 인식해서는 안되는 것과 같은 인식론의 획기적인 전환이었던 것이다. 이번 아카데미 후보발표에 있어 최고의 화젯거리는 <신레드 라인>이 작품상에 오른 것이 아니라, 그가 남우주연상 후보에서 탈락되었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연기자적인 매력은 이미 이 영화에서도 충분히 선을 보였다. 맞아.. 괜찮은 연기였다. 본 영화 끝나고 NG모음을 보여주는데 마치 성룡영화에서처럼 NG모음 또한 엑기스였다. 아마도 그와 같이 연기하는 사람은 무척 즐겁고 재미있었을 것이다. 항상 웃음을 터뜨릴 것 같다. 웃기는 놈이야.

  바람난 여자로 법정소송에서 착한 전 남편의 돈을 마구 뜯어내면서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악녀 Samantha Cole역에 Jennifer Tilly가 나온다. <바운드>에서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로 여자(!)를 유혹했던 그녀말이다. 이 영화에서 짐 케리와 이혼한 Audrey역으로 Maura Tierney라는 배우가 나온다. 처음 보는 배우 같은데 조금 매력적인 데가 있다. 보면 그렇게 느낄 것이다. 뭐 그렇게 큰 역이라든지, 중요한 역은 아니지만, 마구 튀는 짐 케리와 귀여운 아들 중간에서 괜찮은 연기를 했다. 감독 Tom Shadyac의 작품은 미국에서 굉장히 인기를 끈다. 내가 보기엔 전형적인 저질 미국 코미디영화의 대가같은데 말야. 그네들 입맛에 내가 길들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최근의 대 히트작 <Patch Adams>, 에디머피가 나왔던 "Nutty Professor" 그리고 짐 케리의 오늘이 있게한 영화 "Ace Ventura"등을 감독했었다.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솔드아웃>-(원제는 올더 징그벨인데 우리나라 말로 적당한 번역어를 찾지 못해 그냥 영화내용을 따서 솔드아웃(매진)으로 했었단다) 이란 영화를 보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미국이란 나라에서는 가정이란 것이 엄청나게 중요한 이데올로기임에 분명하다. 희화화되고 과장된 몇몇 요소를 배제하더라도 그 저변에 깔린 것은 결국 가족애인 것이다. 우리가 보기엔 엄청나게 높은 이혼률과, 자식들이 하는 짓이라곤 나이되면 늙은 부모 두고 다 떠나버리고, 명절이 되어도 전화 한 통 하지 않는 후렛자식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영화에서 보자면 그들은 모두 자기 자식을 엄청나게 아끼고 사랑하고, 단 한순간이라도 같이 있고 싶어 안달인 열혈가족들인 것이다. (죠지 부시가 미국 대통령 재선도전에서 클린턴에게 패배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가족"의 기치를 너무 크게 내걸었다는 것이다. "하나된 행복한 가정"이라는 구호는 실제 미국 가정에선 너무나 허황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혼문제, 독신문제, 양육문제, 교육문제, 사회문제..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물론 가정의 붕괴이지만, 그러한 사회문제의 붕괴를 어떻게든 저지하고 막을 뾰족한 수가 국가차원에선 부재하다는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내가 보기엔 짐 케리의 귀여운 아들이 아버지를 따르는 가장 큰 원인은 같이 있으면서 "갈쿠리 살인마(!)"연기를 해 줄때였던 것 같다. 이 땅의 아버지들이여! 비록 IMF로 바쁘겠지만 하루쯤은 애들 데리고 같이 극장에라도 가고 그러기 바란다. 그리고 롯데월드에도 가고 말이다. 내 기억으론 나와 나의 아버지가 함께 극장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단 한번도....... 아마 그런 이유로 내 심성이 이렇게 황폐해진 모양이다. ^^

참, 아버지가 하룻동안 절대 거짓말을 못 할 동안 아들이 평소 궁금해 하던 것을 물어본다. 나도 사실 상당히 궁금해 하던 거였다.

1. 아들 맥스: 프로 레슬링 그거 진짜로 하는 거에요?
참말만 하는 변호사아버지: 올림픽에선 진짜야. 하지만 채널23(미국케이블TV 23은 아마 스포츠 채널인 모양이지?)에서 하는 것은 모두 뻥이야.

2. 아들 맥스: 우리 선생님이 그러시던대 아름다움이란 마음 속에 있는 거라던대요?
참말만 하는 아버지: 그건 단지 못 생긴 사람들이 하는 말이지.

3. 아들 맥스: 내가 얼굴을, 이렇게 흉악한 표정을 지으면 그렇게 굳어 버리나요?
그런 표정으로 먹고 살았던 짐케리 : 으.. 사실은 말야. 어떤 사람은 그런 식으로 잘 먹고 잘 산다네.. (
박재환 1999/2/16)

Liar Liar (1997)
감독: 톰 세디악 (Tom Shadyac)
출연:  짐 캐리, 모라 티어니, 제니퍼 틸리
한국개봉: 1997/8/2
위키피디아Liar Liar
Posted by 박재환입니다. 박재환=중국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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