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종말의 지연, 무명의 희생” (M.나이트 샤말란 감독,2023)

2023. 7. 22. 10:09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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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인도에서 태어나 갓난아기 때 미국 필라델피아로 건너온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를 보는 사람은 당연히 무언가를 기대한다. ‘엄청난 대반전’ 혹은 ‘깜짝 감동스토리’를. <똑똑똑>은 그런 샤말란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개봉된 영화이다. 예상대로 미국 극장가를 한동안 지배하던 <아바타:물의 길>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2월 첫 째주) 어떤 대반전이, 어떤 인류애적 감동을 전해줄지 기대를 갖게 한다. 먼저 제목, ‘똑똑똑’은 운명의 노크 소리이다. 그 문을 열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인류적 운명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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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면 숲속의 작은 오두막집이 보이고, 어린 웬(크리스틴 쿠이)이 들판에서 메뚜기를 잡아 유리병에 담는다. 그런데 멀리서 한 낯선 인물이 다가온다. 거구의 남자, 레너드(데이브 바티스타)이다. 이어 몇 명이 더 나타난다. 레드먼드, 사브리나, 애드리안. 손에는 곡괭이 같은 것을 들고 있다. 정체불명의 이 네 사람은 곧바로 오두막집을 차지한다. 웬의 두 아빠, 에릭(조너선 그로프)과 앤드류(벤 알드리지)를 묶어놓고는 사이비종교 맹신자의 헛소리를 조심스레 들려주기 시작한다. “우리가 미래를 얼핏 보았는데, 곧 지구에 엄청난 재난과 재앙이 쏟아질 거야. 모든 인류가 죽게 될거야.” 그리고 그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희생자가 필요하다며 “당신들 가족 중 한 명을 제물로 바쳐야 해”란다.” 게이 커플인 에릭과 앤드류와 그들의 입양한 딸인 웬은 세상천지에서 들어보지도 못한 종말론자의 잔인한 선택게임에 할말을 잃는다. TV에서는 시시각각으로 전 세계에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재난속보가 쏟아진다. 선택의 시간이 거의 없다!

똑똑똑


 영화 <똑똑똑>은 폴 G.트렘블레이 작가의 소설 <세상 끝의 오두막>(원제:The Cabin at the End of the World)을 원작으로 한다. 이야기는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 어느 날 느닷없이 들어와서 종말을 이야기하는 네 사람은 ‘묵시록의 4기사’(Four Horsemen Of The Apocalypse)인 셈이다. 세상을 멸망으로 이끄는 역병, 전쟁, 기근, 죽음의 기사들이다. 지구종말의 미래를 누군가에게 전달하기 위해 달려온 그들은 선택받은 자는 아니다. 전달자일 뿐이다.(‘클로즈 인카운트’에서 산을 그리는 자들처럼) 영화는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을 이야기한다. 다수는 70억 인류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소수는 ‘4기사’와 ‘오두막집 가족’이다. ‘에릭’과 ‘앤드류’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협박과 억압’이 아니라 ‘끔찍한 자살 시전’이다. 그렇게라도 해야 이 황당한 이야기를 이해하고, 가족의 희생을 받아들일 수 있을테니. (관객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왜 우리가?”는 사실 종교적인 의미는 없을 것이다. 그 상황에, 그 곳에 있었기에. 그들의 과거가, 그들의 성 정체성이 문제인 것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근본주의, 극단주의에 연결된다. 그들은 그들이 본 것을 맹신했고, 죽음을 불사하며 다수(70억!)을 구원하려고 한다. 

영화는 소설의 결말 부분을 바꿨다고 한다. 덜 충격적인 방식으로 지구 종말의 순간을 영상화한 것이다. 원작에서는 웬의 입술(구순구개열)을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는지 궁금하다. 만약, 그 가족이 신에 의해 점지된 이유가 그런 것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에릭과 앤드류의 사례가 첫 번째가 아니라면? 지구와 인류는 무수히 많은 재난과 재앙에서 살아남았는데, 그게 누군가의, 어느 가족의 희생이었다면? 조물주인지, 신인지.. 참으로 잔인하고면서도 결단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똑똑똑 (Knock at the Cabin) ▶감독: M.나이트 샤말란 ▶출연: 데이브 바티스타(레너드) 조나단 그로프(에릭) 벤 앨드릿지(앤드류) 니키 아무카 버드(사브리나) 루퍼트 그린트(레드먼드) 애비 퀸(애드리안), 크리스틴 추이(웬) ▶2023년 3월8일 개봉/15세관람가 [사진=유니버셜픽쳐스]

 

[리뷰] 똑똑똑 “종말의 지연, 무명의 희생” (M.나이트 샤말란 감독,2023)

영화 \'똑똑똑\'인도에서 태어나 갓난아기 때 미국 필라델피아로 건너온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를 보는 사람은 당연히 무언가를 기대한다. ‘엄청난 대반전’ 혹은 ‘깜짝 감동스토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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