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그라픽 어페어] 성인의 거짓말 (프레드릭 폰테인 감독 A Pornographic Affair,1999)


작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나탈리 베이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포르노그래픽 관계>는 이상하리만치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을 연상시킨다. 작년 베니스 영화제엔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뿐만 아니라 유난히 많은 성인용 영화가 출품되었었다. <거짓말>은 ‘Y’와 ‘J’라는 인물의 집착적 섹스의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방식, 혹은 커뮤니케이션의 진정한 구도를 그려낸다. 이 영화도 정말 ‘거짓말’같이 유사할 정도의 스토리 구조를 띤다. 물론 이 영화는 제목만이 ‘포르노그래픽’ 이지 실제로는 전혀 포르노그래픽하지 않다. ‘곡괭이’도 없고, ‘사랑해 사랑해..’라는 절망적인 외침도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남자와 여자는 섹스를 매개로 하여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 만남이 유지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남자와 여자는 모두 익명성이 보장된다.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그들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정도를 아주 조금 짐작할 수 있을 뿐이지 그들의 뚜렷한 직업도 가정, 사회적 배경도 알 수 없다. 그러한 것은 알 필요도 없고, 그런 사적인 만남에선 그러한 개인적 정보는 철저히 은닉해야할 것들이니 말이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의 이름조차 알 수 없다. 그들은 각자의 필요에 의해 만나게 된다. 하지만 첫 만남에 대한 기억도 모두 다르다. 남자는 여자를 주간지를 통해 알게 되었으며, 자신의 사진을 보낸 후 만나게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자는 이 남자를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되었으며, 사진 같은 걸 누가 보내냐고 할 정도로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본 사실에 대한 기억의 상이함, 혹은 외면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들의 만남은 카페에서 이루어지고 몇 마디 나눈 후 곧장 호텔로 달려간다. 그때까지 이들을 열심히 쫓아가던 카메라는 호텔의 문 앞에서 멈춰(!)서고 만다. 섹스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를 감독은 이런 형식으로 표현한다. 둘은 계속 만나고 계속 ‘여관’으로 가고, 카메라는 언제나 문 앞에서 멈추고 만다. 이들은 매주 만난다. 언제나 화요일이면, 언제나 그 카페에서 만나고, 언제나 그 호텔의 카운트에서 열쇠를 받아 룸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들의 만남이 잦아질수록 그들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가 생긴다. 포르노그라픽 관계는 섹스만을 목적으로 만났던 이들의 관계를 대표한다. 하지만, 인간은 섹스만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누가 먼저 말을 꺼내지는 못하지만 서로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섹스 파트너로서의 거부감일수도 있고, 섹스만을 나누기엔 너무나 벅찬 상대라는 깨달음일 수 도 있다.

  이 영화가 국내에 소개된 것은 <<키노>> 99년 10월호에서였다. 베니스영화제 관련기사에서 이 영화의 스틸 사진이 하나 소개되면서, 이 영화는 제목만큼이나 에로틱하게 국내영화팬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의외로 심각한 -아니면 가장 단순한 인간의 욕망을 다룬다. 그것은 같은 프랑스 영화 <위미니테>의 궤적을 따라간다. 결국은 지극히 개인적인 ‘섹스’의 하모니와 관련된 두 사람’만’의 관계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박재환 2000/4/24)

[포르노그래픽 어페어|A Pornographic Affair,1999] 감독: 프레드릭 폰테인 주연: 나탈리 베이, 세르기 로페즈 개봉:2000년 12월 2일 원제: Une Liaison Pornographique 1999년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제1회 전주영화제 상영작 

**A Pornographic Affair (1999)**, directed by Frédéric Fonteyne, explores the anonymous weekly meetings of two strangers (Nathalie Baye and Sergi López) whose sexual arrangement quietly transforms into emotional intimacy. Subtle and restrained, the film replaces explicitness with longing, dissecting desire, honesty, and loneliness with mature sensitivity. ★Reviewer: Park Jae-hwan